터널에서 사고나면? "엔진 끄고 키는 꽂아두고 대피"

[신율의출발새아침] 터널에서 사고나면? "엔진 끄고 키는 꽂아두고 대피"
YTN | 입력 2015.10.27. 09:48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10월 27일(화요일)
□ 출연자 : 안길현 구미 고아 119 안전센터 팀장 / 현재순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 사무국장

<안길현 구미 고아 119 안전센터 팀장>

- 현장 도착했을 때엔 폭발로 터널 안 램프 모두 꺼져 깜깜한 상황
- 터널 안에서 사고 나면 엔진 끄고 키는 꽂아두고 대피
- 가능하면 젖은 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는것이 좋아
- 자세 최대한 낮추고 우측 벽면을 따라 대피하면 2차사고 예방 가능

<현재순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 사무국장 >

- 1톤 미만은 위험물질 운송시에도 규제대상 안 되는 현실
- 어제 사고차량, 영업허가 여부 및 적재방식 제대로 조사해야
- 위험물질 운반관련 관리감독 인력충원 필요
- 운전자 개인의 문제 아닌 시스템의 문제로 접근해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인화성 물질을 싣고 도로 위를 달리는 트럭 보신 분 많으실 겁니다. 

사실 사고 나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제 중부내륙고속도로의 상주터널에서 시너를 싣고 가던 트럭이 넘어지면서 폭발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밀폐된 터널 안에서 일어난 폭발사고, 현장 상황 어땠는지, 

그리고 화학물질 운송 과정 점검해볼 부분은 없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어제 현장에서 화재진압을 하셨죠. 

구미 고아 119 안전센터의 안길현 팀장님 연결합니다. 안 팀장님 안녕하세요?

◆ 안길현 구미 고아 119 안전센터 팀장(이하 안길현):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어제 고생 많으셨죠?
◆ 안길현: 아닙니다.
◇ 신율: 현장 진입하시기가 많이 어려웠다고 하더라고요?
◆ 안길현: 네, 맞습니다. 차량이 정체되어서 평상시보다 더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도착했을 때 현장 모습이 어땠습니까?

◆ 안길현: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거기가 하행선이었는데요. 

여주에서 창원방향, 우리가 선산 IC에서 갔을 때는 선산에서 여주방향 상행선이 되거든요. 

그걸 올라가다보면 회차로가 있습니다.

◇ 신율: 터널 안에요?

◆ 안길현: 그렇죠. 그래서 터널 쪽에 들어가서 역주행하는 게 되는 거죠. 

우리가 들어갔을 때는 어두워서 사실 아무 것도 안 보였습니다. 

그래서 라이트를 비추니까 중간 중간에 차가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화물차 한 대는 화물에 화재가 붙어서, 

우리가 도착했을 당시에는 시너 통하고, 화물차 연료탱크인지 크고 작은 폭발이 2~3회 일어났습니다.

◇ 신율: 그런데 어둡다고 말씀하셨는데요. 터널 안에 램프가 다 있잖아요?

◆ 안길현: 네, 램프가 있는데, 어제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1차로 구급대원들이 환자로 이송한 상태고, 진압대는 조금 화재가 수그러들었을 때 진입했습니다. 그 전에 우리가 갔을 때보다 더 큰 폭발이 있어가지고, 터널 벽면에 타일도 다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폭발력으로 인해서요.

◇ 신율: 아, 그러니까 전등도 다 깨지고 이랬다는 말씀이시군요?

◆ 안길현: 네, 소방시설이 작동되는 것은 옥내 소화전, 터널에 가면 길을 따라서 소방시설이 들어가는 게 

일정부분이 있거든요. 우리가 갔을 때 작동한 건 옥내 소화전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소방차에 폼으로 된 소화약제가 있습니다. 일반 물로는 화재진압에 애로사항이 있고요. 

거품을 일으켜서 공기를 차단해서 질식하는 소화방법인데요. 소방차로 그걸 하고, 

옥내 소화전의 일반 물을 혼성해서 진압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이게 터널 안에서 발생한 것 아닙니까? 

그러면 터널 안이 밀폐된 공간은 아니지만 열린 공간이라고 보기는 힘들지 않습니까? 

이럴 때 운전자들이 어제는 그래도 대피를 잘 한 것 같은데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해요?

대피하려면, 거꾸로 뛰어 나와야 합니까? 아니면 앞서 말씀하신 회차로, 모든 터널에 이런 게 있잖아요?

◆ 안길현: 비상주차대라든가 비상연결통로가 있죠.
◇ 신율: 그게 셔터가 많이 내려와 있던 것 같던데요?
◆ 안길현: 그게 평상시에는 내려와 있다가 화재 발생 시에는 올라갑니다.
◇ 신율: 자동으로 올라가요?

◆ 안길현: 네, 자동으로도 할 수 있고, 수동으로도 할 수 있습니다. 

그건 아마 일반인이 만지기는 그렇고, 도로공사 직원이나 전문 교육을 받은 사람이 가능합니다. 

일반인이 만일 터널 안에서 그런 사고를 당했을 경우에는 처음에는 굉장히 당황하겠죠. 

바깥보다 어둡고 안 보이니까요.

◇ 신율: 당연하죠. 연기 나고 얼마나 무섭겠어요?

◆ 안길현: 네, 그 연기라는 것이 또 두어 번 마시면 정신이 없거든요. 

그래서 그런 일에 대비해서 터널 화재 발생 시 행동 요령이 있습니다. 그걸 제가 간단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우선 운전자는 차량과 함께 터널 밖으로 신속하게 이동하는 게 낫겠죠. 후진을 하든, 전진을 하든요. 

그런데 터널 밖으로 이동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일단 화재 진압대라든가 진압대를 위해서 우측 차를 우측 가장자리에 대줘야 하겠죠. 

조금 여유가 있으면 무작정 나오는 것 보다는요. 

그리고 나오실 때는 키를 뽑는 게 아니고, 엔진을 끈 상태에서 자동차 키를 꽂아둔 상태로 나와야 합니다.

◇ 신율: 아, 진입하는 소방차량이라든지 이런 차량을 위해서요?

◆ 안길현: 네, 그러면 우리가 차에 시동 걸어서 이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차에서 내려서 비상벨을 눌러서 화재 발생사실을 알립니다. 

그런데 안 그래도 도로공사에서 CCTV로 모니터를 다 할 겁니다. 

그 다음에 나와서 119로, 터널 안에서는 통신이 잘 안 되더라고요. 

평상시에는 가능한데 화재 발생 시엔 전원이 차단되니까 통신 시설이 잘 안된 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밖으로 나오는 게 우선인데요. 

밖으로 나올 때는 그냥 나오면 안 되고, 통상적인 이야기지만 물티슈나 젖은 수건 같은 것, 

생수병을 이용해 적신다든지 해서 코와 입을 막고, 도로 중간으로 나오는 것 보다는 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벽면을 따라서 나오는 것이 좋고요. 

도로 중간으로 나오면 도보로 피난하는 사람과 차량으로 피난하는 사람의 혼잡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2차 사고가 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걸어서 나오는 사람은 우측으로 벽을 따라서 나오는 게 좋고요. 

나오다보면 500m 간격으로 피난연결통로가 있습니다. 그쪽을 통해 반대쪽으로 건너가면 됩니다. 

거기 안전 공간이 있거든요. 그게 없을 경우에는 최대한 밖으로 나오는 게 관건입니다.

◇ 신율: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CCTV도 잘 보더라고요. 사실 제가 터널 안에서 펑크가 나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2분도 안 돼서 터널 관리하시는 차량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고맙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는데요. 대응은 신속하게 잘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어쨌든 일반인들이 지금 말씀해주신 매뉴얼, 잘 숙지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길현: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어제 출동하셨던 분이죠. 구미 고아 119 안전센터의 안길현 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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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율 앵커(이하 신율): 이어서 화학물질 운송과정의 문제점,

화학물질 감시네트워크의 현재순 사무국장 전화 연결해서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현 국장님 안녕하세요?

◆ 현재순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 사무국장(이하 현재순):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어제 결국 트럭이 넘어지면서 벽면을 긁으면서 발생한 불꽃에 의해서, 트럭에 싣고 있던 

시너 통들에 불이 붙었다는 이야기인데요. 어떻게 보세요,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죠?

◆ 현재순: 네, 화학물질 운송과 관련된 절차나 규정들이 좀 있는데요. 

우리나라 화학물질 관리법상에 영업허가를 받은 자만이 운반을 하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그렇게 영업허가 받은 자가

 운반 시에 계획서나 이런 것을 작성해서 지방 환경청에 보고하고 하게 되어 있는데, 

문제는 탱크로리와 트레일러 같은 화물운반차량은 영업허가도 받고 관리도 조금 되는 편인데, 

어제같이 일반화물차에 적재해서 운반하는 경우, 

이런 경우 1톤 이상일 경우만 이런 규정에 속하게 되어 있어요. 

그러다보니까 사각지대가 많이 있고요. 

어제는 아마도 실린 것으로 봤을 때, 정확하진 않지만 1톤 이상은 충분히 될 것으로 보이는데, 

조사 과정에서 이게 제대로 영업허가가 된 차인지, 

또는 어제 적재방식에 있어서, 영상으로 보면 결박이 전혀 안 되어 있는 상태로 보이거든요. 

그래서 결박조치 의무, 안전조치 의무 이행여부가 조사과정에서 명확하게 조사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냥 일반적으로 보면 운전자 부주의, 이런 식으로 결론이 많이 나오잖아요? 

만약 그렇게 나오면 근본적인, 구조적인 문제를 밝힐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것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시스템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조사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신율: 그렇군요. 시스템적 문제는 영업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도 

소형트럭을 이용해서 위험물질 운반을 하는 것, 이런 것을 단속해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 현재순: 그렇죠. 1톤 미만은 규제대상에 없거든요.
◇ 신율: 시너뿐만 아니라 위험물질이 상당히 다양하지 않습니까?
◆ 현재순: 네.

◇ 신율: 그런데 앞서 적재방식 말씀하셨는데요. 

사실 이건 위험물질 뿐만 아니고, 제가 운전하다보면 철근 같은 것도 그냥 쇠사슬로 묶어서 가는 것 보면 

사실 조마조마해요. 어떤 것은 노끈 같은 것으로 묶기도 하고요. 이런 것 보면 정말 조마조마한데요. 

시너 같은 것 옮길 때도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서 잘 묶어놔야 하는 것 아닌가요?

◆ 현재순: 그렇죠. 그건 상식적으로, 앞서 말씀드렸던 탱크로리나 트레일러는 안에 들어가 있으니까요. 

이번 사고 같은 경우도 

사고차량 주변에서 바로 옆하고 뒤따라오는 차가 위험물질이 들어간 탱크로리였잖아요? 

그런데 거리도 있었고, 보호가 되기 때문에 연쇄폭발이 안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방식이 아니라 통으로 운반하는 경우에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결박방식에 있어서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일반화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러면 화학물질, 앞으로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 

어떤 조치들이 필요할 거라고 보십니까? 예를 들면 영업허가를 보다 엄격히 해야 한다? 

영업허가 없이 움직이다가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 현재순: 어제 사고가 나고 관계당국인 환경부하고도 인터뷰를 했는데요.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던 1톤 이상, 그리고 트레일러와 탱크로리의 영업허가권이 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이것도 사실상 인력의 문제도 있고, 전체를 다 커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현실인 거고요. 

게다가 1톤 미만인 경우는 아무런 관리감독을 할 수 없는 상태인거죠. 

철저하게 화물차 사업주, 운전하시는 분이죠. 

이분들의 자발적인 보고의무와 신고에 의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고에서 이야기가 나오지만, 관리감독을 위한 인력충원도 있어야 할 것이고요. 

그 다음에 우리나라 화학물질 관리체계에 있어서 화학물질 관리법이라는 게 있는데, 

이 법이 미흡한 점들이 많이 있어요. 

그래서 미흡한 화학물질 관리법이 개정되어서, 법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신율: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현재순: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