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20% 읽고 쓰기 '더듬더듬' 갑자기 왜
경남대, 1000명 조사
문화일보 | 박성훈기자 | 입력 2015.10.12. 11:46 | 수정 2015.10.12. 11:56
다문화 가정·난독증 는 탓 교사 41% "한글 실력差에 수업지도 애로 겪어" 응답
경기 성남시에 사는 A(14) 양은 현재 중학교 2학년인데도 교과서를 거의 읽지 못한다.
A 양의 한글 실력은 현재 나이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초등학교 2학년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가정불화로 어릴 때부터 이렇다 할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학교에 입학한 탓에
학습 능력은 갈수록 떨어져 지금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산에 사는 B(8) 군은 초등학교 3학년이지만 최근까지 책을 거의 읽지 못했다.
어머니가 중국 출신이어서 제대로 된 한글 교육을 받지 못한 탓이다.
B 군은 또래 학생은 1분이면 읽을 수 있는 이솝 우화를 5분에 걸쳐 읽을 정도로 더듬거렸다.
이처럼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도 한글을 읽거나 쓰는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경남대 한글읽기과학연구단에 따르면 연구단이
최근 만 4·5세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1∼3학년 등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글 읽기·쓰기 능력이 부진한 초등학생은 1학년이 20%, 2학년 21%, 3학년 18%로 나타났다.
10명 중 2명가량은 한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한국학습장애학회에 의뢰해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도
전체 초등학생의 4.6%가 난독증을 겪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탓에 일선 교사들도 애를 먹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은혜(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전국 14개 교육청 산하
일선 학교 초등학교 교사 214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한글을 읽고 쓰는 능력이 심하게 부진한 학생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가 55.6%였고,
41%는 "한글 실력 차이로 수업지도가 어렵다"고 답했다.
김중훈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은
"관할 구역 내 다문화 초등학생 비율이 10%가 넘는 지역교육지원청이 전국 176곳 중 15곳에 달할 정도로 다문화 학생이 늘고 있다"면서 "난독증 위험군이 5%에 가까운 점을 고려할 때 제대로 된
한글 교육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 5세에 누리과정에서 한글 기초교육을 시작하고,
초등학교 1학년에서 다시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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