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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야기

아베 앞에 꼬리 내린 일본 정치인들

일산백송 2015. 9. 10. 10:30

[한수진의 SBS 전망대] 아베 앞에 꼬리 내린 일본 정치인들
* 대담 : SBS 도쿄 김승필 특파원
SBS | 입력 2015.09.10. 09:52

▷ 한수진/사회자:
글로벌뉴스 오늘은 도쿄입니다. 김승필 특파원!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도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상대로 일본 아베 총리가 자민당 총재에 연임됐군요. 3년 더 총리직을 수행하게 되는 거죠?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일본은 의원내각제인 만큼 집권당 총재가 총리직을 수행하게 됩니다. 

자민당 총재 임기가 다음 달부터 시작돼 3년이니까. 

오는 2018년 9월까지 아베 총리가 총리 자리를 보장받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보장받았다'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지지율이 떨어지거나 하는 일이 생겨, 하원인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다시 치르면 그 결과에 따라 총리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중의원을 해산하거나, 건강문제 등으로 사임하지 않으면 3년간 더 아베 총리가 집권하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아베 총리를 제외하곤 누구도 선거에 출마하지 않아 무투표 당선입니다. 

아베 총리에게 대항할 정치인이 아무도 없다는 얘깁니까?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잠재적 대항마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번엔 일찌감치 꼬리를 내렸습니다. 

이시바 지방창생장관이나 기시다 외무장관 등이 그런 인물인데, 

자민당내 7개 파벌 중 한 파벌을 대표하는 인물들이지만, 

아베 총리에게 찍힐 것을 우려해 출마를 포기했습니다. 

아베 총리에 맞서 승산 없는 승부에 나섰다가 자신의 파벌이 각료나 당내 요직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할 것을 염려한 겁니다.

결국, 7개 파벌 모두 아베 총리 지지를 선언했고, 

아베 총리의 선거 출정식에는 상하양원 자민당 소속 402명의 의원 가운데 3백 명 이상이 모였습니다. 

어느 파벌에도 속하지 않는 여성의원인 노다 전 총무회장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아베 정권의 집요한 공작에 결국, 20명의 추천인은 확보하지 못해 출마를 포기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처음부터 무혈입성을 노렸습니다. 

투표로 이어질 경우 선거과정에서 당내 불만이 결집할 수도 있고, 

다음 주 강행 예정인 안보법안의 참의원 처리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어, 

다른 후보자의 출마를 원천봉쇄한 겁니다. 

일본 야당이나 진보적인 언론은 자민당이 활력 없는 독재정당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는데, 

권력의 눈 밖에 나더라도 차기를 도모할 용기 있는 정치인이 현재 자민당안엔 없다는 게 확인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2018년 이후를 노리겠다는 그런 계산들인가 보군요?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그런데 인생도 계산대로 되는 게 아닌 데 권력이 계산대로 될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자민당 규정에는 총재를 2번 연임할 수 있는 있지만, 세 번 연속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런 규정을 고쳐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아베가 총리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가 

벌써 나오고 있습니다. 

기다려서 권력을 얻겠다는 쉬운 길을 택하는 정치인들에게선 아무런 향기도 나지 않고 매력도 없는 법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본 야당의 존재감도 참 미미하지 않습니까?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아베 총리가 안보법안 강행 처리 여파로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고, 

정권에 반대한다는 여론이 40%를 넘어가도 제1야당인 민주당의 지지율은 10%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민주당 정권 시절의 실정에 대한 불신감이 일본 국민에게 뿌리박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야당 가운데 최근 약진하고 있는 정당이 진성당원으로 똘똘 뭉친 공산당인데, 

선명한 반 아베 노선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산당의 지지율도 5%를 넘나들 뿐입니다. 

아베 총리가 3년을 더 집권하면 2006년 1차 집권 1년을 포함해, 모두 6년 10개월 간 집권하게 됩니다. 

고이즈미 전 총리를 넘어서 전후 3번째 장수총리가 되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베 총리, 3년 더 집권하면 자신의 말대로 개헌에 본격적으로 나서겠군요?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아베 총리는 일본을 전후체제에서 탈피해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만들기 위해 

다음 주 안보법안의 참의원 통과를 강행처리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보통국가화로의 전환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개헌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내년 참의원 선거가 중요한 데, 

이때까지는 경제 문제에 매진하며 한일이나 중일 관계 등 대외관계도 어느 정도 관리하는 상태로 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참의원 선거에서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장악하면, 

이미 3분의 2를 확보한 중의원과 더불어 개헌에 필요한 조건을 채우게 됩니다. 

아베 총리는 개헌은 자신의 일생의 과업이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했습니다. 

또, 자신이 한 말은 실행하고야 마는 확신범이자 역사수정주의자입니다. 

평화헌법을 없애고 전후체제에서 탈피하려는 아베 총리의 행보를 

두 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지금까지 글로벌 뉴스 도쿄에서 김승필 특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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