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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합격할 수 있을까요"..수험생들 혼란 가중

일산백송 2014. 12. 13. 15:40

"정시 합격할 수 있을까요"..수험생들 혼란 가중
수능제도 개선해야…"동점자 많이 발생하는 현행 구조 문제"
머니투데이 | 김현정 기자 | 입력 2014.12.13 07:46

[머니투데이 김현정기자][수능제도 개선해야…"동점자 많이 발생하는 현행 구조 문제"]

"제가 받은 등급으로 어느 정도 갈 수 있나요?"

수능 성적이 발표된 이후 수험생 커뮤니티 '수만휘닷컴' 정시 게시판에는 정시 지원과 관련해 

혼란스러워 하는 학생들로 붐빈다. 

이들은 자신의 등급과 표준점수, 백분위를 낱낱이 공개하며 

어느 대학 '라인'까지 지원할 수 있는지 물어보곤 한다. 

특히 이번 정시가 역대 최고 '물수능'으로 꼽힐 만큼 쉽게 출제됐다는 전망이 이어짐에 따라 

학생들은 더욱 긴장상태다. 

↑ /사진=이동훈 기자 


과거에 비해 정시를 지원하기에 앞서 얻을 수 있는 입시 정보가 늘어났지만 학생들의 고민은 여전하다. 

수험생들은 교실에 배치된 각 입시업체의 배치표와 입시 정보 자료집을 온종일 살펴보지만 

불안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 모군(18·남)은 

"생각보다 비싸서 부담이지만 각 입시업체의 예상 프로그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입시업체마다 지원 결과가 다르게 분석돼서 확신할 수도 없고 난감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치표와 모의지원 예상 프로그램 역시 전적으로 맹신할 수만은 없다. 

모의지원 프로그램은 지난해 합격 가능 점수를 기준으로 학생들의 지원경향에 따라 

기준 값을 상향 혹은 하향 조정해 운영하는 것으로 심리적인 요소나 다른 변수를 배제할 수 없어 

정확도를 평가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김병진 하이퍼학원 진학정보실 실장은 지난달 16일 열린 입시설명회에서 

"종이배치표는 자신이 갈 수 있는 대학의 점수대 군을 넓게 잡을 때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파악하는 지표로 사용하는 것"이라며 "합격할 수 있는 대학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고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대학 입학처 입장에서도 난감한 상황은 계속된다. 

정시 지원을 앞두고 자신의 성적을 보여주며 합불 여부를 묻는 학생들에게 확실한 답을 알려줄 수 없기 때문

이다.

A 대학 입시홍보담당자는 

"학생들이 성적표를 가져와 자신의 성적으로 이 대학에 올 수 있는 학과가 어느 곳이 있는지 추천해달라고 

많이 물어본다"며 "작년 데이터를 기준으로 '합격에 가까울 것이다' 혹은 '합격권과 거리가 있다' 정도로만 

조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입시 결과는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대략적인 판단이 가능할 뿐 100% 보장할 순 없다는 것이다.

과거 입학 상담을 통해 설명대로 지원을 했으나 떨어져 항의를 하러 온 부모도 있었다. 

B 대학 관계자는 "떨어진 학부모가 학교를 찾아와 불합격 사실을 항의해 어찌할 도리가 없어 난감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정시에서는 학생들이 소신껏 지원하는 방법 이 외에는 별 다른 도리가 없다. 

하지만 흔히 '도박판'이라 불리는 정시 지원에서 모든 책임을 학생들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일까. 

입시 전문가들은 제도적인 문제가 학생들의 부담감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 현행 구조상 동점자가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60만명의 수험생 중에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가 400점도 나지 않는다"며 

"똑같은 점수대에 1500명 이상의 아이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문이과를 쪼갠다 하더라도 

문과 1000명, 이과 500명의 동점자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일한 점수대의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학이 한곳이 아니기 때문에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는 것이다.

남 소장은 이어 "정시에서는 결과 값이 이미 다 나온 상태고 

이미 수시에서 6번을 떨어진 학생들 입장에서는 합격에 대한 극도의 트라우마가 생길 것"이라며 

"워낙 많이 떨어져 심리적 불안감이 존재해 학생들의 부담감이 가중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현 정시 지원 제도에 새로운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능 출제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입장도 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수능 자체가 대학 입학에서의 변별력적인 부분에만 집중해 

유초중고 12년 동안의 교육을 얼마나 성실히 수행했는가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절대평가 성격의 문제은행식 '국가기초학력평가'로 전환해 고교교육과 수능사이의 간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일각에서는 절대평가를 통한 '자격고사화'나 수능을 두 번 치르는 '수능 체제의 이원화'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교육부가 추진 중인 수능 제도 개선 방안의 귀추가 주목된다. 



머니투데이 김현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