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에 관한 속설 Yes or No
레이디경향 | 입력 2014.12.03 11:37
증권가 정보지 뺨칠 정도로 확인되지 않은 '설'들과
산부인과 전문의 못지않은 선배 엄마들의 '카더라 통신'이 난무하는 임신의 세계….
임신부라면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그 누구도 속 시원하게 대답해주지 않아 답답했던 질문들을 모아봤다.
임신 6주입니다.
하혈로 병원을 찾았더니 유산이 진행 중이라고 했습니다.
초음파상으로는 깨끗하게 빠져나왔다고는 하는데, 어떤 분은 수술을 해야 추후 임신이 더 잘되고
염증도 생기지 않는다고 하고, 또 다른 분은 최대한 수술은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유산 후 소파수술을 꼭 해야 하나요?
Case by Case
산모의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일단 소파수술 자체가 인위적으로 기계를 사용해 자궁의 내막을 긁어내는 것이므로
그 과정에서 자궁 내에 손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때문에 출혈과 함께 아기집을 비롯한 모든 것들이 빠져나왔다면 가급적 수술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아기집이 남아 있거나 내막이 두꺼워 출혈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기집이 자연적으로 빠져나오기까지 대부분의 산모들은 복통을 호소하는데,
간혹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 아기집이 배출됐을 수도 있습니다.
의사에게 명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신 5개월인데 감기가 심하게 걸렸어요. 코를 세게 풀고 배가 땅길 만큼 기침을 하는 것이 배 속의 태아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이에요. 참는 것이 나을까요?
병원을 가는 것이 낫다면 산부인과, 내과, 이비인후과 중 어디를 가야 하나요?
Yes, But
코를 푸는 행위나 기침 자체가 태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배가 뭉칠 정도로 통증이 동반된다면 조산의 위험성이 있을 수 있으니 병원을 찾도록 하세요.
대개 감기는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주로 발생하는데,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고 주변의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는 방법 등이 도움이 됩니다.
조치를 취했는데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1차적으로는 산부인과를 방문해 태아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추가 치료가 필요할 경우 의사가 별도의 진단을 내릴 것입니다.
'임신부는 무조건 약을 먹으면 안 된다'라는 것은 잘못된 상식입니다.
비교적 안정기에 해당하는 12주 이후에는 산모에게 처방 가능한 별도의 약과 투약법이 있습니다.
파인애플은 동남아시아에서 유산시킬 때 먹는 과일이다, 회는 아토피를 유발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커피는 카페인이 함유돼 먹으면 안 된다 등 음식과 관련된 속설이 정말 많더라고요.
선배 엄마들은 못 먹어 생기는 스트레스가 아이에게 더 좋지 않다고 하는데, 정확한 답변 부탁드려요.
No
금기시되는 대부분의 음식들은 과하게 먹지 않으면 크게 문제 되지 않습니다.
다만 임신 중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같은 음식이어도 탈이 나기 쉽습니다.
회를 피하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가장 궁금해 하는 커피는 하루 한 잔 정도는 괜찮습니다.
간혹 '닭고기를 먹으면 닭살이 된다', '토끼 고기를 먹으면 구순구개열이 된다'라는 식의
미신을 믿는 산모들이 있는데 이는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습니다.
찜질방이나 사우나에 가는 걸 좋아했지만 초기에는 양수가 뜨거워지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해 자제했습니다.
이제 중기에 접어들었는데 여전히 사우나에 가는 것을 피해야 하나요?
No
태아의 주요 장기들이 형성된 이후인 임신 중기에는 사우나가 태아의 발달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습니다.
그러나 임신 중에는 자궁 쪽으로 혈류가 집중적으로 흐르다 보니 현기증이나 저혈압으로 인한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또 지나치게 고온은 피합니다.
집에서 미지근한 물을 받아놓고 짧게 즐기는 전신욕은 피로 해소나 혈액순환에 도움이 됩니다.
두 딸을 둔 엄마입니다.
셋째는 아들을 낳고 싶어 인터넷에 소개된 정보를 찾아봤는데 시도 때도 없이 하면
딸, 배란 당일에 하면 아들, 남편이 전자파를 많이 쐬면 딸, 과음 후에 하면 아들 등 여러 조언이
나와 있더라고요. 의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No
만약 언급한 방법들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라면 시험관 시술이나 인공 수정을 통해
성별 선택이 가능해야 하지 않을까요? 성별은 인간의 영역 밖의 일입니다.
통계적으로도 성공한 사람들보다 실패한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부풀려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껴질 뿐입니다.
입덧이 심하면 똑똑하다, 피부 트러블이 잦으면 아들이다, 배가 동그랗고 뒤에서 봤을 때 티가 나질 않으면
딸이다, 태동이 심하면 산만한 아이가 태어난다 등 임신기의 증상들로 성별이나 아이의 성향을 알수 있나요?
No
무관합니다. 또 입덧은 체질적으로 유전되는 부분이 있어 친정어머니와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산모가 처한 환경이나 스트레스 등 외부적인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임신 12주가 되면 엄마들은 일명 '각도법'으로 성별을 예측합니다. 초음파상에 태아의 성기 부분이 하늘로 향하면 아들, 평행하면 딸이라는 판독법인데 정말 인가요?
No
성별은 이미 수정될 때부터 결정됩니다. 간혹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대개 이 시기는 남아도, 여아도 성기 부분이 튀어나와 보입니다. 이후 남아들은 페니스를, 여아들은 소음순과 대음순을 형성합니다. 각도와는 무관합니다.
첫아이라 그런지 병원을 자주 가게 됩니다. 그런데 최근 초음파가 아이에게 해롭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것도 초음파에서 나오는 빛이 싫어서라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No
조영제를 쓰는 영상 촬영들은 해가 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산부인과에서 사용하는 산모용 초음파는 태아에게 무해합니다. 의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입니다.
생리 주기가 정확한 편이었는데 마지막 날 관계를 한 것이 임신이 됐습니다.
여성들은 3백65일이 가임기라는 말에 깊이 공감했죠. 뭐가 잘못된 건가요?
No아이가 생길 수 없는 날이란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신체는 기계가 아닙니다. 생리 주기가 규칙적이라고 해서 배란일도 규칙적이진 않습니다. 스트레스나 생체리듬에 따라 충분히 배란일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질외 사정은 절대로 피임이 될 수 없습니다.
혼전 임신으로 아이가 생겼습니다. 4개월쯤에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오래전부터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계획해 예약을 해뒀거든요. 유럽과 같이 장거리 비행도 괜찮은지요?
Yes, But
초기나 말기에는 유산이나 진통의 위험이 있으므로 비행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컨디션이 뒷받침된다면 중기에는 장기간의 비행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대신 임신부는 일반인에 비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편이므로 비행기 안에서 가볍게 걷거나
스트레칭을 하면서 몸을 이완시키도록 합니다.
임신 후 성욕이 늘어 '야동'을 즐겨 봅니다. 어떤 분은 '아빠 주사(정액)'가 조산을 유발할 수 있으니 피하라고 하고, 어떤 분은 오히려 태교에 더 좋다고 적극 권장하시더라고요. 임신 중의 부부관계,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요?
Case by Case
초기에는 유산의 위험이 있고, 말기에는 산모의 흥분 상태에 따라 자궁이 수축돼 조산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그 외의 시기에는 깊은 삽입이나 격렬한 행위만 피한다면 적당한 관계를 갖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횟수는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태교와도 무관합니다.
초보 엄마입니다. 태아에게 귀가 형성되면 바깥세상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중기 이후에는 극장에도 가지 말라고요.
또 잘생기고 예쁜 연예인들의 사진을 자주 보는 이미지 태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나요?
No
이미지 태교는 심리적인 위안이 될 수는 있겠지만 태아의 외모에 영향을 끼치진 않습니다.
오히려 부모의 유전자에 더 크게 좌우됩니다.
좋은 것만 보고 들으라는 것은 산모의 정서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태교보다는 그 이후의 육아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밤이나 새벽 시간에 태동을 많이 한 태아였다면 나중에 태어나서도 낮과 밤이 바뀐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또 엄마가 늦은 시간 잠자리에 들면 아이도 그 패턴을 기억했다가 밤잠을 자지 않는다고요. 사실인가요?
No
아이의 성향과 성장 환경에 달렸습니다. 임신 중 엄마가 늦게 잤다고 아이가 모두 야행성이 되는 건 아닙니다.
출산을 앞두고 불안함이 앞섭니다.
어떤 후기를 읽어보니
진통이 오더라도 일단은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가야 한 번에 힘을 줄 수 있다고 하던데 맞나요?
Case by Case양수가 터졌다면 감염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초산의 경우 이슬을 봤다고 곧바로 출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길게는 1주일 후 출산하는 산모도 있습니다.
자궁이 열릴 때까지 생각보다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익숙한 집이 산모에게 더 안정감을 줄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진통이 느껴질 때 병원을 찾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또 관장을 하더라도 출산시 배변할 수 있으므로 과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공복인 것이 더 안전합니다.
친정어머니와 언니들이 모두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긴 했지만 오랜 시간 진통을 겪었습니다.
지칠 대로 지친 산모들을 보면서 과연 이렇게까지 해서 자연분만을 하는 것이
산모와 아이에게 좋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더라고요.
어떤 분은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제왕절개를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하시고요.
전문가 입장에선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보시나요?
Case by Case
의사들이 꼽는 최악의 상황은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수술하는 경우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자연분만이 더 좋다고 알려졌지만 때로는 그 과정이 태아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습니다.
산모 역시 난산으로 인한 후유증이 더 크게 남기도 합니다. 상황에 따라 결정해야 할 문제입니다.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김성구 ■도움말 / 김계현(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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