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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 최초 野보이콧..尹대통령, 반쪽 시정연설

일산백송 2022. 10. 25. 19:25

헌정사 최초 野보이콧..尹대통령, 반쪽 시정연설

입력 2022. 10. 25. 11:36
 
대선자금 수사에 여야 극한정쟁만..민생은 뒷전
민주, 본회의장 입장 거부 로텐더홀서 규탄 시위
尹 "서민과 사회적 약자 더 두텁게 지원하겠다"
여야 대치로 예산심사 앞둔 정기국회 난항 예고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대장동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이날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보이콧하면서 여야의 극한 대립상을 표출했다. 의석수가 가장 많은 민주당 의원들이 가운데 자리 착석에불참하면서 연설은 반 이상의 자리가 빈 채 진행됐다. 여야 정쟁으로 민생은 외면당한 채‘ 반쪽짜리 시정연설’로 그쳤다는 게 중론이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는 본회의장에 야당이 전원 입장하지 않은채 보이콧한 것은 헌정사 최초다. 이상섭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169명이 불참한 가운데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을 했다. 국회 본회의장 의석 절반 이상이 비어 있는 가운데 진행된 헌정사 초유의 ‘반쪽짜리’ 시정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건전 재정’과 ‘약자복지’를 내년 국정운영과 예산안의 기조로 제시했다. 민주당은 시정연설 직전 의원총회을 열어 여의도 중앙당사 내 민주연구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야당 탄압’이라고 반발하며 ‘보이콧’을 결정했다.

과거 정부에서 야당 의원들이 국무총리 대독 형식의 시정연설에 불참한 적은 있으나,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시정연설에 불참하는 역대 처음이다.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도 시정연설 전 대통령과 국회의장, 5부 요인 등이 참석하는 사전환담에도 불참했다. 이로써 법정 시한(12월 2일) 내 예산안 처리도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관련기사 3·4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우리 정부는 재정 건전화를 추진하면서도 서민과 사회적 약자들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긴축재정 기조를 바탕으로 민생회복에 방점을 찍은 예산안 처리에 대해 국회 협조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는 우리 정부가 글로벌 복합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어떻게 민생현안을 해결해 나갈 것인지 그 총체적인 고민과 방안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고금리와 금융 불안정 상황에서 국가 재정의 건전한 관리와 국제신인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건전재정이 버텨줘야 경제 성장과 약자 복지의 지속 가능한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잇단 도발과 관련해서 “안보 현실이 매우 엄중하다”며 “(북한은) 나아가 핵 선제 사용을 공개적으로 표명할 뿐 아니라 7차 핵 실험 준비도 이미 마무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우리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미 연합방위태세와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해 압도적인 역량으로 대북 억제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국회의 협력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시기에 국회에서 법정기한 내 예산안을 확정해 어려운 민생에 숨통을 틔워주고, 미래 성장을 뒷받침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거대 제1야당이 시정연설에 전면 불참하면서 예산 및 법안 심사 등을 앞둔 정기국회에서 여야 대치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로텐더홀에 모여 ‘국회무시 사과하라’ ‘국감방해 당사침탈 규탄한다’ 등 플래카드를 들고 “국회모욕 막말욕설 대통령은 사과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오전 9시40분쯤 윤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하자 침묵시위를 이어갔다. 대통령실 경호원들이 윤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서 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김진표 국회의장과 함께 이동하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시작한 오전 10시부터는 따로 비공개 의원총회를 진행했다. 윤 대통령이 야당 의원이 전원 불참해 ‘반쪽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 나서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와 함성을 보내기도 했다.

강문규·이승환·최은지 기자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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