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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후원금으로 간장게장" 고발·수배된 유튜버, '서울의소리' 기자였다

일산백송 2022. 10. 21. 15:42
"정인이 후원금으로 간장게장" 고발·수배된 유튜버, '서울의소리' 기자였다
최훈민 기자입력 2022. 10. 20. 17:21수정 2022. 10. 20. 18:12
 
조선닷컴 통화에서 횡령혐의 전면 부인
"정인이 추모 사업에 후원금 액수 넘는 내 돈 들였다"
정인이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지명수배 중인 정씨가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서울의소리 정식 기자가 됐고, 기자증도 받았다"고 말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경찰이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양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후원금을 받은 뒤 개인적인 곳에 사용한 혐의로 한 유튜버를 지명수배했다. 해당 유튜버는 ‘서울의소리’라는 인터넷 매체의 프리랜서 기자였다. 그는 자신의 수배 소식이 보도된 날 밤, 유튜브에 나와 ‘서울의소리 정식 기자가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서울의소리 프리랜서 기자였던 정모씨를 횡령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연락이 닿지 않아 지명수배를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정씨가 지난해 7월26일부터 9월6일까지 총 138회에 걸쳐 후원 받은 2612만여원 가운데 1686만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고발장을 받아 지난해 말부터 조사를 벌여왔다. 정씨는 지난해 정인양을 추모할 수 있는 갤러리를 만들겠다며 개인 계좌로 후원금을 걷고, 후원금 일부를 식비와 숙박비, 통신비, 유류비 등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 고발인은 “(정씨가) 정인이를 위한다며 받은 후원금으로 개인 사무실을 증축하고, 간장게장을 사 먹고, 유류비로 쓰면 이게 어떻게 정인이 후원금이냐. 정씨 후원금인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내가 정인이 아빠”라고 절규하며 정인양 후원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인 사람이다.

지명수배가 내려진 상황에서도 정씨는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민주당사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을 규탄하는 집회 방송을 한 뒤 귀가하는 차량에서 유튜브 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사실 이제까지 서울의소리 소속 기자가 아니었다. 프리랜서로 일했다”며 “초심(백은종 대표)이 오늘 날 불러 제안했다. 앞으로는 정식 기자가 되기로 했다. 현장팀장이다. 오늘 기자증을 발급 받았다. 정식 계약서를 내일 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소리는 이른바 ‘응징 취재’를 하는 인터넷 매체다. 2020년 8월25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거주하는 아파트로 가 아파트 측에는 ‘집을 보러 왔다’고 속인 뒤, 지하 주차장에 들어가 윤 총장에게 질문을 던지다가 아파트 측으로부터 업무방해와 주거침입 혐의로 고발 당한 바 있다.

정씨는 20일 조선닷컴과 통화에서 횡령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정인이 갤러리를 만드는 데 후원받은 2612만원보다 더 많은 4000만원 넘게 들었다. 후원금 외 내 돈도 많이 들어갔는데 횡령을 했다는 건 사실무근”이라며 “성실하게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지명수배 사실도 부인했다. 그는 “이혼하는 과정에서 거주가 불명확해 경찰과 연락이 닿지 않았던 것일뿐”이라며 “오늘 경찰에 연락해 지명수배를 풀었다. 곧 조사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명수배 안 풀었다. 변호사 선임계 내겠다고 연락온 게 전부고, 조사 받으러 오겠다는 얘긴 없었다”고 밝혔다.

정인이 사건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있었던 올해 4월,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 정인이를 추모하는 촛불과 사진이 놓여있다. /뉴스1

정인양은 생후 6개월 무렵이던 2019년 1월 양부모에게 입양됐다가 학대를 받고 이듬해 10월13일 서울 양천구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양모 장모씨는 정인이를 학대하고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4월 대법원에서 징역 35년을 확정 받았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양부는 아동학대를 방임한 혐의로 징역 5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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