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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경복궁에 地氣 전달하는 주맥"

일산백송 2022. 9. 24. 19:31

"청와대는 경복궁에 地氣 전달하는 주맥"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입력 2022. 9. 24. 03:01수정 2022. 9. 24. 12:56
 
[아무튼, 주말] [김두규의 國運風水]
풍수의 정혈과 진혈로 본
청와대 활용방안 논쟁

“이슬은 풀잎 끝에 맺히고, 꽃 향은 화심(花心)에 맴돈다[초로재미 화향거심·草露在尾 花香居心].”

‘정혈(定穴)’을 두고 한 말이다. 정혈이란 길지라고 알려진 곳에서도 핵심처를 정하는 행위이다.

한의사가 인체의 맥을 집고 혈(穴)을 찾아 침을 놓을 때 효과가 있는 것처럼, 제대로 된 혈을 찾을 때 명당발복이 있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하회마을 이야기다.

지금은 풍산류씨 집성촌으로 600년 전통을 이어온 곳이지만, 그 이전에는 김해허씨가 200년, 광주안씨가 150년 집성촌을 이루었다. 그런데 허씨와 안씨는 후손들이 쇠퇴하였고, 나중에 들어온 류씨가 대를 이어 번성하면서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허씨가 가장 먼저 터를 닦았으며, 뒤를 이어 안씨가 문전을 열었으나 번성하지 못하고, 나중에 들어온 류씨가 씨눈을 의미하는 ‘배반(胚盤)’에 터를 잡아 번성했다.”(손상락, ‘하회’)

1861년 김정호가 그린 도성도에는 현재 청와대 자리를 경무대(景武臺)로 표기했다. /김두규 교수 제공

왜 허씨·안씨는 쇠퇴했고 류씨는 번성했는가? 정혈의 미세한 차이 때문이다. 허씨가 처음 터를 잡은 곳은 현재의 하회마을에서 1.5km 떨어진 ‘거묵실’이다. 주산 화산 바로 아래쪽 양지바른 곳이다. 그다음 안씨가 터를 잡은 곳은 ‘거묵실’과 작은 능선 하나를 사이에 둔 ‘향교골’이다. 마찬가지로 화산에 등을 댄 양지바른 곳이다.

반면, 그 뒤를 이어 이곳에 들어온 류씨 입향조는 두 곳 모두 혈(穴)에서 비껴갔다고 보았다.

과감하게 화산 자락을 벗어나 강 쪽으로 내려갔다. 도도록한 부분(현재의 양진당·충효당 일대)을 혈로 보았다.

언뜻 위험한 일이다. 큰물 지면 침수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판단은 정확했다. 제대로 정혈을 하였다.

이를 일러 풍수에서는 “호리지차, 화복천리(毫釐之差, 禍福千里)”라고 한다.

‘금낭경’에 나오는 말로 터잡기에 “털끝 차이로 화(禍)와 복(福)이 천 리나 벌어진다”는 뜻이다.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옮겨가고 난 뒤, 청와대 활용 방안에 대해서 전문가들과 정치권에서 논의가 분분하다.

또 지난 주말에는 “정부가 청와대 공원·상품화 명목으로 467억원을 책정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조선 한양과 대한민국 서울은 그 외연이 다르다.

한양은 북악산·인왕산·낙산·남산이란 4개의 산이 감싸는 공간을 말하며,

지금의 서울은 용산을 천원(天元: 바둑의 한 중심)으로 하여 한강 이남과 이북을 포괄하는 거대한 공간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진혈(眞穴)과 조선 도읍지 한양의 진혈은 다르다.

왕조 500년 동안 한양 진혈 논쟁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세종 15년인 1433년 풍수학인 최양선이 경복궁이 진혈이 아니고 승문원 터(현재, 계동 현대사옥 일대)가 진혈이라고 상소를 올린다. 이에 대한 격론이 벌어져 세종 임금이 직접 북악산 정상에 올라가 풍수를 살피면서 대신과 풍수 관리들을 모아 논의케 한다. 격론 끝에 경복궁·청와대 일대가 진혈임을 확인한다.

그러나 최양선은 이후 30년 동안 기회만 되면 경복궁·청와대 일대는 진혈이 아님을 주장한다.

30년 후인 세조 10년(1464년) 풍수 관리 최연원이 최양선을 완벽하게 논박한다.

세조도 최양선을 “천하의 미친놈(天下之妄人)”이라 하여 내친다.

2명의 천자가 나올 길지에 남연군 묘를 이장한 이가 흥선대원군이다. 그만큼 풍수에 밝았다.

그도 한양 진혈처를 청와대·경복궁 일대로 보고 그곳에 궁궐을 중창했다. 청와대는 경복궁에 지기를 전달하는 주맥이다. 1861년 김정호가 그린 ‘도성도’에 청와대 일대가 ‘경무대(景武臺)’로 그려져 있다.

경복궁의 일부로 그려져 있다. 훗날 이승만 대통령의 집무실 ‘경무대’와 이름이 같다.

청와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대한 논의를 뒤로 미루고, 경복궁 일부로 편입시킴이 우선이다.

땅의 역사성과 장소성(placeness) 보존이 국운 향상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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