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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고위 간부 윤석열의 사람들로..검찰총장 와도 설자리 없다

일산백송 2022. 6. 22. 19:11

검찰 고위 간부 윤석열의 사람들로..검찰총장 와도 설자리 없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허진무 기자 입력 2022. 06. 22. 18:55 수정 2022. 06. 22. 19:06 
 
한동훈 법무법장관이 20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현관에서 취재진에게 현안에 대한 입장 발표 및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윤석열 사단’ 검사들이 22일 대검검사급 인사에서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검사장으로 대거 승진했다. ‘윤석열 대통령-한동훈 법무부 장관-검찰 고위직’으로 이어지는 검찰 친정체제의 뼈대를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사단’ 승진

검사장으로 승진한 인사 10명 중 7명이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거나 검찰총장일 때 같은 건물에서 근무한 인연이 있다.

전국 특수수사를 지휘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는 신봉수 서울고검 검사(사법연수원 29기), 형사사건을 지휘할 대검 형사부장에는 황병주 해외불법재판환수 합동조사단장(29기)이 임명됐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신봉수·황병주 검사장은 각각 첨단범죄수사1·2부장을 지냈다. 신 검사장은 이듬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거쳐 2019년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지휘했다. 황 검사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19년 대검 특별감찰단장을 맡았다.

이진동 신임 대전지검장·신응석 신임 의정부지검장(이상 28기), 노만석 신임 서울고검 차장·정영학 서울북부지검장(이상 29기), 김선화 공판송무부장(30기)도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2017~2018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로 근무했다. 이진동 검사장은 2011년 대검 중수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부산저축은행 비리 의혹을 수사했다.

고검장으로 승진한 4명의 검사장도 모두 윤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분류된다. 대전고검장에 임명된 이두봉 인천지검장(25기)은 ‘윤석열 사단’의 좌장격으로 검찰총장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렸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증거조작이 드러나자 피해자인 유우성씨를 보복 기소한 장본인이다. 대전지검장 재임 때는 문재인 정부의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부산고검장에 임명된 노정연 창원지검장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고검장에 올랐다. 노 고검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19년 대검 공판송무부장을 지냈다. 평검사 시절 윤 대통령, 이노공 법무부 차관 등과 ‘카풀 출근’한 일화가 유명하다. 대전·수원고검장에 각각 임명된 최경규 의정부지검장·이주형 울산지검장(이상 25기)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징계 청구를 비판하는 검사들의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특수통’ 중용 기조 여전

‘특수통’ 검사 중용 기조도 여전했다. 서울동부지검장에 임명된 임관혁 광주고검 검사(26기)는 대검 중수부 폐지 후 굵직한 특수수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2부장을 역임했다. 임 검사장은 승진 대상 기수(28~30기)가 아님에도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정치적으로 복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검사장은 2010년 신응석 검사장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을 수사해 한 전 총리를 기소했다. 임 검사장은 전임인 심우정 검사장을 대신해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를 지휘하게 됐다.

대공·선거·노동 사건을 주로 수사한 ‘공안통’ 출신 검사장도 3명 배출됐다. 대검 기조부장에 임명된 송강 청주지검 차장(29기)은 대검 공안 1~3과장을 지낸 대표적인 공안통이다. 수원지검 2차장 검사로 있으면서 ‘김학의 불법출금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을 지휘했다. 서울북부지검장에 임명된 정영학 울산지검 차장(29기), 대검 과학수사부장에 임명된 정진우 서울중앙지검 1차장(29)도 공안 분야에서 두루 근무한 경험이 있다.

 

■전 정부 인사들 추가 좌천

문재인 정부에서 승진한 검사장들은 한직으로 밀려났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국면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편에 선 것으로 알려진 고경순 춘천지검장(28기), 추 전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을 수사한 김양수 부산고검 차장(29기)이 ‘유배지’로 불리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수사했던 ‘검언유착(채널A) 의혹’ 사건 수사팀에 보완수사를 지시한 최성필 대검 과학수사부장도 같은 곳으로 보임됐다. 한 장관 취임 이튿날인 지난달 18일 인사에서 이미 한 차례 좌천된 신성식(27기)·이종근(28기) 검사장도 이날 추가 좌천인사로 연구위원으로 발령이 났다.

법무부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나 있던 이정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김관정 수원고검장, 박찬호 광주지검장(이상 26기)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미 사의를 표했지만 수사와 재판,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23기), 박은정 성남지청장(29)의 사표는 수리하지 않았다.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검찰 고위 간부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누가 검찰총장이 되건 ‘식물 총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선 지검장은 물론 대검 차장, 기조부장, 반부패부장, 공판부장 등 총장을 보좌하는 주요 보직도 ‘한동훈 법무부’의 뜻대로 인선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이효상·허진무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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