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가격 줄인상, 부담은 소비자의 몫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지난해 가격을 인상할 때 예상 못 했던 변수들이 생겼어요. 국제 곡물가격이 올라 원가 부담이 너무 큽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가 오는 16일부터 제품 판매가격을 평균 5.5% 올린다. 지난해 12월 가격을 올린 뒤 6개월여 만이다. 원가부담으로 인한 가맹점주들의 요구를 뿌리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는 롯데리아 한 곳만의 얘기가 아니라 모든 식품업체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일이다. 대표적 서민음식인 라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8월 라면 가격을 높인 국내 라면 시장 1위 업체 농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가격 인상 이후 추가로 부담 요인이 발생했다"고 했다. 팜유와 밀 가격이 급등했고 물류비 등도 올랐다는 뜻이다. 시장에선 벌써 라면 가격 인상을 거론한다.
햄버거, 빵 등의 가격도 뛸 수밖에 없다. 국제 식량 가격이 내릴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전쟁으로 인한 곡물시장의 불확실성 증대 등을 거론하며 "식량 위기가 악화될 수 있다"고 했다. 위성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로스는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올해 우크라이나 밀 생산량이 2100만톤으로 전년보다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한 차례 가격을 올렸던 주류업체들도 하반기 추가 인상 카드를 매만진다. 한 와인업체 관계자는 "통상 1년 단위로 와인 생산자 측과 계약을 맺는데 물류비 인상, 원자재가 상승을 이유로 이례적으로 가격 조정 요청이 왔다"며 "환율도 높아져 가격을 그대로 두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처럼 전방위적으로 가격이 오르며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지고 있다. 외생변수로 인한 것이라 정부도 별 뾰족한 대책은 없다. 지난달 말 밀가루 등 7종에 연말까지 0% 할당관세를 적용하기로 했지만 무관세인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없다. 과거처럼 정부가 기업이 매긴 가격에 개입할 수도 없다. 기업들의 가격억제 노력도 한계가 있다. 결국 가격 전가에 따른 부담은 소비자의 몫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만큼 '민생안정'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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