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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이 무명시절 노래하던 곳..경기도, 파주 '라스트 찬스' 등 12건 문화재 등록 예고

일산백송 2021. 5. 27. 10:25

조용필이 무명시절 노래하던 곳..경기도, 파주 '라스트 찬스' 등 12건 문화재 등록 예고

권상은 기자 입력 2021. 05. 27. 09:41 

경기도가 등록문화재(근대문화유산) 등록을 예고한 파주 갈곡리 성당. /경기도

 

6·25 전쟁 이후 미군의 지원으로 건립한 파주 갈곡리 성당, ‘가왕’ 조용필이 무명 시절 무대에 섰던 미군 클럽 ‘라스트 찬스' 건물, 안산 동주염전에서 소금을 운반했던 궤도차···.

경기도가 근대문화유산을 보존·활용하기 위해 새로 도입한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파주 갈곡리 성당 등 12건을 등록 예고했다. 경기도는 도민 의견 수렴 및 전문가 검토 등 심의 과정을 거쳐 문화재들의 연번을 매길 예정이어서 이르면 10월쯤 ‘1호 경기도 등록문화재'가 선정된다.

경기도는 지난 20일 경기도문화재위원회 제1차 등록분과 회의에서 통과한 근대문화유산 12건을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27일 등록 예고했다.

12건 중 건조물은 ▲파주 갈곡리 성당 ▲파주 말레이시아교 ▲파주 라스트 찬스 ▲수원 옛 신풍초등학교 강당 ▲부천 한미재단 소사 4-H 훈련농장 사일로 ▲오산 유엔군 초전 기념비와 옛 동판·KSC안내판 등 6건이다.

또 생활과 산업유물 등은 ▲수원 방화수류정 자개상 ▲수원 화성박물관 소장 일제강점기 근대건축도면 일괄 ▲안산 기아 경3륜 트럭 T600 ▲안산 동주염전 소금운반용 궤도차 ▲안산 목제솜틀기 ▲동두천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소장 한국전쟁 피난민 태극기 등 6건이 포함됐다.

‘파주 갈곡리 성당’은 6·25 전쟁 이후 미군의 지원으로 건립된 많은 성당 건축물과 함께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양식을 보여준다. ‘파주 말레이지아교’는 1960년대 말레이시아의 원조로 건설된 다리로, 국제적인 협력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미군 클럽으로 쓰였던 ‘파주 라스트 찬스’는 건물 정면에 V자 모양의 기둥, 입면의 수평 띠, 임진강변 조약돌을 이용한 아르누보 패턴의 모자이크 장식, 바닥의 인조석 물 갈기 등의 특징이 있다. 미군 주둔에 따라 형성된 지역적 특징을 알 수 있는 건축물로 꼽힌다. 이 건물은 조용필이 무명 시절 노래한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기도가 등록문화재(근대문화유산) 지정을 예고한 파주의 미군클럽 '라스트 찬스'. /경기도

 

‘수원 옛 신풍초등학교 강당’은 120여년의 역사를 지닌 수원 최초의 근대교육기관인 옛 신풍초등학교의 부지 안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건물이다. ‘부천 한미재단 소사 4-H훈련농장 사일로'는 젖소, 돼지, 닭의 사료인 사일리지를 저장한 시설이다. 1953년 8월 발족해 전쟁 후 한국의 재건과 농업기술 근대화에 이바지한 한미재단의 역사를 보여준다.

또 ‘오산 유엔군 초전 기념비와 옛 동판·KSC안내판' 은 6·25 전쟁 초기 기습 남침으로 후퇴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북한군을 맞아 유엔군이 최초로 전투를 벌이며 수많은 전사자가 생겼던 죽미령 전투 장소에 건립된 기념비다.

일제강점기 제작된 ‘수원 방화수류정 자개상’은 수원 화성의 용연, 방화수류정, 화홍문을 소재로 정교한 조각과 회화적인 화면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수원 화성박물관 소장 일제강점기 근대건축도면 일괄’은 1915년부터 1932년 사이 만들어진 문화재 보수 관련 근대건축 도면 94점이다.

또 ‘안산 기아 경3륜 트럭 T600’은 1960~1970년대 국내 경제 발전과 함께 운송 수단으로 주목받았던 모델로 한국 자동차 산업 및 경제발전의 역사를 보여주는 중요자료다. ‘안산 동주염전 소금운반용 궤도차’는 1960~1980년대 경기도 일대 제염산업을 보여준다.

‘안산 목제솜틀기’는 현재까지 대부분 전해지고 있는 자동식 솜틀기가 아닌 수동식(발로 디뎌서 돌리는 방식)이다. ‘동두천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소장 한국전쟁 피난민 태극기’는 1951년 9월 북한에서 탈출하던 피난민이 간직하고 있던 태극기를 미군에 전달했고, 이후 미군의 후손이 동두천시에 기증했다.

경기도가 등록문화재(근대문화유산) 지정을 예고한 동두천 피난민 태극기. /경기도

 

경기도는 등록 예고된 12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친 후 도민 설문조사,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10월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최종 등록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지방정부 지정문화재로 관리하는 전통문화유산과 달리 근대문화유산의 경우 국가 등록문화재에서 탈락하면 마땅히 보호할 방법이 없자 지방정부도 등록문화재를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안을 건의했다.

이정식 경기도 문화유산과장은 “이번에 등록 예고하는 문화재는 경기도 등록문화재 도입 이후 최초로 선정되는 근대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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