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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이야기

"내 장례를 치러줄 사람이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

일산백송 2021. 5. 25. 16:26

"내 장례를 치러줄 사람이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

구민주 기자 입력 2021. 05. 25. 12:02 수정 2021. 05. 25. 14:51

 

[서울시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 Q&A]
상담센터 1668-3412 통해 상담 가능
장례 신청은 동주민센터에서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새벽부터 시작된 울음소리가 사그라든 5월13일 오전 10시 서울시립승화원. 비로소 승화원 한쪽, 2평 남짓한 공간에

조용히 빈소 하나가 차려진다. 밥과 국, 나물과 과일 등이 올라온 상에 박성원(가명)·이한철(가명) 이름이 적힌 두 위패가 나란히 놓인다. 이들은 각각 4월30일과 5월4일, 거주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빈소엔 생전 얼굴 한 번 마주한 적 없는 이들이 상주가 돼 향을 피우고 절을 올린다.

무연고 장례 지원 비영리단체 '나눔과나눔'과 서울시 의전 위탁업체 '해피엔딩' 관계자들이다.

유족은 오지 않았다.

"고인이 걸어온 긴 외로움의 여정을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이제 가야만 하는 여행길은 덜 외로웠으면 좋겠습니다.

고이 잠드소서." 작별을 고하는 조사(弔詞)를 낭독하고 나면, 긴 생을 끝맺는 짧은 장례는 마무리된다.

승화원 내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 전용 빈소인 '그리다'는 2018년 마련됐다.

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공영장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다.

서울시에선 지난해 660명, 올해 5월 기준 300여 명에 이르는 무연고 사망자가 이곳에서 마지막 배웅을 받았다.

2018년 서울시는 입찰을 통해 상조업체 해피엔딩과 계약을 맺고, 2015년부터 무연고 사망자들의 장례 전반을 담당해 온 나눔과나눔의 장례 모델을 차용했다.

무연고자의 삶이 고독했을지라도 그 죽음마저 고독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또한 서울시는 2019년부터 '나눔과나눔'과 업무협약을 맺고 '서울시 공영장례지원 상담센터'(이하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내가 사망한 후, 나의 장례를 치러줄 사람이 없어 걱정하는 누구나 상담센터를 통해 공영장례 지원 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인 장례 문의도 가능하다. 여기 실린 내용은 서울시 복지정책실과 나눔과나눔을 통해 받은 공영장례 지원 관련 Q&A다.

5월13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 무연고 공영장례 전용 빈소 '그리다'에서 무연고 사망자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Q. 사망 후 장례를 치러줄 가족이 없거나 형편이 곤란한 상황이다. 어디로 연락해 상담을 받을 수 있나.

A. 상담센터 대표번호 1668-3412를 통해 가능하다.

번호에는 16(인류), 68(68억 모두), 34(삶과 죽음(死)은), 12(하나이며 둘이 아니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Q. 언제 상담이 가능한가.

평일과 주말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 사이 가능하다.

약속 후 나눔과나눔 사무실(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181, 402호)로 방문도 가능하다.

Q. 장례 서비스를 받는 데 조건이 있나.

연고자(가족)가 없거나 알 수 없는 경우, 연고자가 있으나 시신 인수를 거부·기피하는 경우, 그리고 연고자가 실질적으로 장례를 치를 능력이 없는 미성년자나 장애인 또는 75세 이상인 경우 등은 서울시 공영장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Q.상담을 받거나 공영장례 지원 의사를 밝히지 않고 사망해도 장례 지원이 가능한가.

위에 명시한 공영장례 지원 대상이 된다면 사후 장례 지원이 가능하다.

 

Q. 상담을 받게 되면 바로 장례 지원 신청이 끝나는 건가.

아니다. 거주하는 동주민센터를 방문해 공영장례 신청을 접수할 수 있다. 주민센터에서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Q. 서울 시민이 아니어도 상담이 가능할까.

서울시민뿐 아니라 누구라도 상담센터를 통해 장례와 관련한 상담을 할 수 있다.

다만 서울 지역 외의 장례 지원에 대해서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

 

Q. 가족이 있지만 사망 후 이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면, 이 경우에도 장례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

연고자가 미성년자나 장애인 또는 75세 이상이 아닐 경우 지원은 제한된다.

 

Q. 주로 어떤 내용의 상담이 이뤄지나.

무연고자 사망 후 공영장례 절차 등을 안내하고 있다. 일반적인 장례 관련 문의가 있다면 전문가와 연결도 가능하다.

 

Q. 무연고 공영장례로 치러져도 빈소에 가족과 지인들이 찾아올 수 있나.

가능하다. 담당 구청이나 나눔과나눔에선 사망자의 연고자나 지인들을 찾는 일을 진행하며, 나눔과나눔 홈페이지 등을 통해 무연고 사망자들의 이름과 장례 일정을 공지하고 있다.

 

Q. 추후 장례를 위한 물품이나 비용 등 별도로 준비할 건 없나.

일반적인 삼일장과 같은 모든 사항을 지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서울시립승화원 공영장례 전용 빈소 '그리다'에서 기본 재물상, 장례의식 등 검소한 장례 서비스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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