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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허세부린 백신, 바닥났다.. 결국 접종 중단 사태

일산백송 2021. 1. 22. 08:13

트럼프 허세부린 백신, 바닥났다.. 결국 접종 중단 사태

이민정 입력 2021. 01. 22. 05:01 수정 2021. 01. 22. 05:43 

 

뉴욕시 "백신 부족해 한시 접종 중단"
각주, 백신 부족한 데 수요는 많아 진땀

 

갈 길 바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당장 해결해야 할 '발등의 불'은 코로나19 백신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임기 말부터 불거졌던 백신 물량 부족 문제가 급기야 접종 중단 사태로 번지면서다.

취임 전날인 지난 19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델라웨어주에서 고별 연설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20일(현지시간) 뉴욕시는 보건국이 운영하는 백신 접종소 15곳의 운영을

다음 날부터 나흘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백신 공급이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접종 예정자 2만3000명은 이번 주에 주사를 맞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관들에 대한 접종도 보류됐고, 기존 접종 일정도 일주일씩 뒤로 밀렸다.

뉴욕시는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모더나 백신의 공급 지연 문제를 꼽았다.

모더나는 연방 정부가 지정한 유통업체와 계약을 맺었는데, 운송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시는 약 10만 회 분의 모더나 백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 미국 미시간주 캘러머주의 화이자 백신 공장에 백신을 실어 나를 특송 트럭들이 도착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백신이 제때 도착하지 않아 애를 태우는 건 웨스트버지니아 주도 마찬가지다.

이곳은 이미 처음 받은 접종분의 99.6%를 소진했다.

수요를 맞추려면 4만8000회분이 추가로 도착해야 하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이 밖에 캘리포니아주, 플로리다주, 테네시주도 수만 회분을 기다리고 있다.


트럼프 치적 내세우려다가…기대치만 높아져
백신 부족을 호소하는 주 정부들은 이번 사태가 트럼프 행정부의 과도한 목표 설정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말까지 4000만 회분을 보급하고, 2000만 명에게 접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접종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수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백신 추적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3599만 회분이 배포됐고,

1652만 명이 접종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최초로 맞은 뉴욕 노스웰 병원의 산드라 린제이 간호사가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기념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배포 현황이 제대로 집계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CNN에 따르면 연방 정부의 공급량 수치를 발표하는 CDC는 공장에서 출하된 백신 고유 번호를 기준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주 정부는 이 숫자가 도착분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크리스 에레스만 미네소타주 보건국 전염병 담당 국장은 "CDC는 출하만 되면 모두 공급량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주 정부의 접종소 선반에 놓여야만 진짜 공급량"이라고 꼬집었다.

화이자 백신 2차 접종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연방정부의 백신 배포량과 주 정부가 받은 물량에 차이가 생기다 보니 현장에서도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테네시주는 받은 물량이 연방정부가 발표한 공급량보다 7만6000 회분이나 더 적은데 예약자가 몰리면서

진땀을 흘리고 있다.

테네시주 보건국장은 "도대체 연방정부는 어떤 기준으로 배포량을 발표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실제보다 높게 발표된 수치 때문에 사람들의 기대치만 높아진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100일 이내에 미국인 1억 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맞히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연방 기금과 국방물자생산법(DPA)를 동원해 물자 공급을 확대하고 배포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