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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격적인 사의 표명 배경은

일산백송 2020. 12. 16. 22:19
추미애, 전격적인 사의 표명 배경은
송진원
입력 2020.12.16. 20:54

尹징계·검찰개혁 마무리에 결심 분석도

문 대통령, 윤석열 징계안 재가..추미애, 사의표명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2개월 정직' 징계안을 재가했다. 문 대통령의 재가로 검찰총장에 대한 헌정사상 초유의 징계 절차가 완료됐고, 이에 따라 윤 총장은 2개월간 직무가 정지된다. 이날 징계안을 보고한 추미애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사진은 6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한 문 대통령과 추 장관(왼쪽), 윤 총장(오른쪽)의 모습. 2020.12.16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1월2일 취임 후 근 1년 만이다.

추 장관은 이날 낮에만 해도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권력기관 개혁' 합동 브리핑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추 장관은 그간 법무부가 이뤄 온 검찰개혁의 성과를 자랑하며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권자인 법무부 장관으로서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검찰개혁의 소명을 완수하고, 검찰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정한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었다.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된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개정안의 시행을 앞둔 상황이라 추 장관은 후속 작업까지 책임지고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비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브리핑 직후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처분을 제청하러 청와대에 들어간 뒤 상황에 변화가 생겼다.

청와대는 추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진해서 사의를 밝혔다고 발표했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청와대와 여권 내에 추 장관 교체 기류가 강했던 상황을 감안할 때 사실상 '권고 사의'가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추 장관과 윤 총장 간의 갈등 국면이 지속하면서 국민들의 피로도가 누적됐고, 그 여파가 정권 지지율에까지 미쳐 어느 시점에선가 윗선의 '결단'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재가하면서 그와 갈등을 빚어온 추 장관의 거취까지 자연스럽게 정리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추 장관 입장에서도 이때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

추 장관은 그동안 여권 내에서 검찰개혁의 걸림돌로 지목돼 온 윤 총장의 징계를 이끌어낸 만큼 지지자들로부터도 "충분히 할 만큼 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떠날 수 있게 됐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형사·공판 중심의 검찰조직 개편, 인권보호 수사규칙 제정 등 추 장관 취임 후 결실을 거둔 검찰개혁 성과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로 검찰 내부의 반발이 심한 만큼 장관으로서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최종 결심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부부장 검사들이 징계위 진행 상황의 절차적 흠결을 비판하는 집단 성명을 내는 등 검찰 내부의 동요 움직임도 있다.

이날 추 장관의 사의 표명 소식에 전임자인 조국 전 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이유 불문하고 정무적 책임을 지겠다는 선제적 결단을 내린 것 같다. 제도 개혁과 징계 절차가 마무리되자 내려놓으신 것"이라며 "정말 고뇌가 깊었을 것"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