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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월성1호기 공무원이 자료 삭제…이렇게 저항 심한적 없어"

일산백송 2020. 10. 15. 19:01

최재형 "월성1호기 공무원이 자료 삭제…이렇게 저항 심한적 없어"

감사원, 내주 감사결과 공개

감사결과 따라 정치권 파장 예고

崔 "제2 윤석열 평가 동의 안해
감사위원 논란 자체가 압력"

與 "탈원전 반대 결론냈나" 추궁
野 "정부·여당이 감사원장 탄압"

  • 안정훈 기자입력 : 2020.10.15 17:39:27   수정 : 2020.10.15 17:40:35 

 

최재형 감사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에게 질의를 듣던 중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김호영 기자]

 

최재형 감사원장이 15일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조기 폐쇄 타당성에 관한 감사 결과를 놓고 "중요 쟁점 사항에 대해 모두 합의했다"며 "이르면 월요일(19일), 늦어도 화요일(20일)까지는 공개 가능하다"고 밝혔다. 발표가 기한보다 늦어진 이유로는 "이렇게 감사 저항이 심한 감사가 없었다"며 조사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문재인정부 `탈원전 정책`의 상징이 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을 두고 여야에서 격론이 오가는 가운데 이번 감사 결과는 어느 쪽 결론이든 큰 파장을 부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 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자리에서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이미 쟁점 합의가 다 됐기에 내일(16일)쯤은 감사위원 간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렇게 답했다. 최 원장은 감사보고서 공개가 늦어진 점을 두고 "지난해 국회에서 감사를 요구한 이후 1년이 지나도록 감사 결과를 국민에게 제공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과 용서를 구한다"며 "감사 결과가 지연된 가장 큰 이유는 적절하게 감사 지휘를 하지 못한 원장 책임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부터 월성 1호기 감사에 착수했으나 법정 감사 시한이었던 지난 2월을 넘겨 8개월째 연장 심사 중이다. 감사위원회는 이달 7일·8일·12일·13일 나흘에 걸쳐 회의를 했지만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하고 국감 후 논의를 재개하기로 한 상태다.

최 원장은 "밖에서 보는 것처럼 이 사안이 간단하지 않다"며 "복잡한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혔다. 사안의 복잡성도 하나의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이 시사한 이유 중 하나는 피감기관 관계자들의 감사 저항이었다. 그는 "감사 저항이 굉장히 많은 감사였다"며 "국회의 감사 요구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관계 자료를 모두 삭제했다"고 밝혔다.

관계자 진술 과정에 대해서도 "사실을 감추거나 허위진술을 한다. 그럼 (감사원 측에서) 또 다른 자료와 진술을 가지고 와 추궁하는 과정이 수없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감사 기한을 지킬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 "피감기관의 자료 제출이 충분치 않았다"고 해명했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이 여야 간 주요 쟁점 사항으로 부상한 만큼 `정무적 고려`를 할 수밖에 없었던 점 또한 감사가 길어진 이유로 추정된다. 여당은 "감사원이 `탈원전 반대`로 미리 결론을 정해뒀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감사 과정에서 정부·여당 등의 외압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국회 법사위에선 이러한 점을 의식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원전 조기 폐쇄는 단순히 경제성 평가만 놓고 하는 것은 아니다"며 "비전문가인 감사관이 다그치듯 물어서 결론을 정해놓고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이에 "월성 1호기 감사가 정해놓고 한 감사가 아니고 국회에서 경제성 평가에 문제가 있는 것 같으니 따져보라 그래서 한 것"이라며 "목적을 가지고 감사했다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와 여당이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서 감사기구 수장을 핍박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역시 "감사원장이 언젠가부터 핍박을 받는다거나 `제2의 윤석열 검찰총장`이라는 평가가 있다"고 부각했다.


최 원장은 "전혀 핍박이나 압력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그런 게 결정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며 `제2의 윤석열`이라는 평가에도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최 원장은 감사 결과가 미뤄지는 것을 두고 친여 성향 감사위원들과 충돌설 등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감사위원의 정치적 성향을 자꾸 거론하는 것은 감사원과 감사 결과에 대한 국민 신뢰를 현저히 훼손하는 것"이라며 "그런 논란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 분명히 말씀드린다. 그런 논란 자체가 감사원에 대한 압력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안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