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숙현 폭행 의혹 선수 "나도 때렸고, 감독·주장도 때렸다"
이준희 입력 2020.07.08. 19:36 수정 2020.07.09. 02:46
가해자 중 한명으로 지목된 김도환 선수 단독 인터뷰
"감독이 숙현이 폭행하는 것 봤고 나도 맞았다
주장이 최 선수 때리는 것도 한 달에 3~4번 목격
후배들 국회 증언 보며 부끄러움 느껴 용기 내
최숙현 선수에게 미안..성실히 조사 받을 것"
고 최숙현 선수 폭행 의혹을 받는 김도환 선수가 8일 대구에서 <한겨레>와 만나 자신의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감독과 주장 선수의 폭행도 사실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고 최숙현 선수 폭행 의혹을 받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도환 선수가 자신의 폭행을 인정하고,
김아무개 감독과 장아무개 주장의 폭행 사실도 폭로했다.
김도환 선수는 8일 대구에서 <한겨레>와 만나 “고 최숙현 선수를 폭행한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의혹을 부인한 이유에 대해선 “도저히 말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용기가 나질 않았다.
선배의 잘못을 들추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후배 선수들이 국회까지 가서 증언하는 모습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껴 용기를 냈다.
최숙현 선수에게 미안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김 선수는 최숙현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한 4명 중 1명이다.
지금까지 트레이너를 제외한 김 감독과 선수 2명은 모두 의혹을 부인해왔다.
김 선수의 양심 고백이 나오면서 관련 조사와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숙현 선수는 고소장 등을 통해 김 선수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는 폭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감독과 주장의 폭행 사실을 증언하기도 했다.
김 선수는 “2016년 2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때 남자 선수 3명이 방 안에 있는데, 감독이 우리를 불러냈다.
나가 보니 감독은 술을 마시고 있었고, 숙현이가 폭행을 당한 뒤 열중쉬어 자세를 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너희가 선배니까 (너희도) 맞자’면서 우리도 때렸다”고 말했다.
그는 “장 선수가 훈련장 등에서 최숙현 선수를 폭행하는 것도 적어도 한 달에 3, 4번은 봤다”고 덧붙였다.
또 “팀 선후배 관계가 빡빡했고, 선배가 후배를 때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김 선수 본인도 중학생 때부터 김 감독으로부터 맞았다고 한다.
폭행은 주로 ‘훈육’을 이유로 이뤄졌다고 그는 말했다.
앞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전직 선수 ㄹ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김도환 선수도 15살 때부터 김 감독 밑에서 훈련했는데, 그때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는 앞으로 모든 조사에서 관련 사실을 성실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그에게 자격 정지 10년 징계를 내린 바 있다.
<한겨레>는 김 감독과 장 선수의 해명을 들으려 전화를 걸고 문자 메시지를 남겼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두 사람의 전화기는 꺼져 있는 상태다.
대구/글·사진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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