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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영훈국제중, 내년엔 일반중…조희연 "교육 불평등 심화"(종합)

일산백송 2020. 6. 10. 14:32

 

 

 

대원·영훈국제중, 내년엔 일반중…조희연 "교육 불평등 심화"(종합)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20.06.10 11:08

 

 

조희연 교육감 "국제중 필요성 납득 어려워"…청문 거쳐 교육부 동의하면 내년 일반중 전환

 

서울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의 국제중 지정이 취소되고 내년에 일반중으로 전환하는 수순에 들어간다. 국제중은 연간 1000만원이 넘는 학비로 '귀족학교'라는 수식어와 함께 영어유치원, 사립초, 특목고와 연장선상에서 사교육을 조장하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등 의무교육 단계에서 국제중 필요성 납득 어려워…공정한 평가했다"

 

조희연 서울 교육감은 10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9일 특성화중학교 지정·운영위원회를 열어 대원국제중, 영훈국제중, 서울체육중 3곳의 운영성과 평가 결과를 심의한 결과 서울체육중을 제외한 2곳은 청문 등 특성화중 지정 취소 절차를 신중히 진행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외고·국제고가 있는데 중학교 의무교육 단계에서 특성화된 학교 체계가 필요한지 수없이 자문해 봤지만 필요성을 납득하기 어려웠다"며 "국제중이 지정 목적과 달리 일반학교 위에 서열화된 학교 체계로 인식돼 사교육을 부추기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의무교육단계에선 부모의 지위와 부에 의해 아이들의 교육이 좌우되지 않아야 한다"며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특성화중으로 지정받을 수 있는 대상학교 범위를 제한하고 현행 국제중을 일반중으로 전환하는 데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높아진 국제중 재지정 합격기준에 미달…비리 등 감사 지적사항도 감점 확대"

 

특성화중 운영 성과평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 76조에 따라 5년 주기로 학교가 지정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평가하는 절차로, 지정 취소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학교 운영 △교육과정 및 입학전형 △재정 및 시설 △교육청 중점 추진 과제 4개 영역 12개 항목에서 28개 지표로 성적을 낸다. 평가대상 학교는 지난 3월 자체운영성과보고서를 제출했고 교육청이 교육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을 꾸려 5월까지 서면평가와 현장방문평가를 실시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평가에서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은 학교 운영 과정에서 학사 관련 법령 및 지침을 위반해 감사처분을 받은 것이 주된 감점 요인이 됐다. 또 국제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 교육격차 해소 노력이 저조하고 연간 1000만원 이상의 학비를 학생들에게 부과함에도 1인당 기본 교육활동비와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1인당 재정지원 등 항목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교육청은 당초 국제중 재지정 합격기준을 기존 60점에서 70점으로 상향하고 교육청 감사 지적사항에 따른 감점을 5점에서 10점으로 높이는 등 평가기준을 강화했다. 영훈국제중은 지난 2015년 평가기준에 미달했다 2년 유예를 두고 다시 재지정됐지만 이번에 또 다시 재지정에 실패한 셈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기준 점수 70점은 모든 항목에서 '보통' 평가를 받으면 받을 수 있고 감사 지적사항 감점은 자사고와 자율고, 특목고 평가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5점에서 10점으로 확대한 것"이라며 "전문 평가위원이 평가지표 개발부터 평가까지 독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청문 거쳐 교육부 장관 동의하면 내년 일반중 전환…재정지원"

교육청은 행정절차법 제21조 등에 따라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을 대상으로 청문 절차를 거쳐 교육부 장관에 지정 취소 동의를 신청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청문 동의 신청일로부터 50일 이내에 동의 여부를 결정해 교육감에 통보하도록 돼 있다.

교육부 장관이 동의하면 이들 학교는 오는 2021학년도부터 일반중으로 전환된다. 다만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특성화중 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 현재 대원국제중에는 15학급·491명이, 영훈국제중에는 15학급·495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교육청은 일반중 전환이 확정되면 별도의 재정투입을 통해 재학생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학습 환경 개선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일반중 전환시 △학교공간 재구조화 지원사업 △미래형교실 구축 지원사업 △교원을 위한 '수업나눔카페' 지원 등 최대 5억원의 재정 지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학교가 희망하면 '세계시민교육 특별지원학교'로 우선 선정해 최대 3억원의 예산도 지원할 계획이다.

조 교육감은 "일반중 전환시 신입생뿐 아니라 현 재학생들에게도 혜택이 가도록 지속적인 행정,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단체 "국제중 재지정 취소 환영"…학부모들 "형식적 심의 반대"

 

전교조 서울지부, 서울교육희망네트워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 등 30개 교육단체가 모인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국제중 지정 취소 결정을 즉각 환영했다. 현 정부가 추진 중인 2025년 자사고·외국어고 폐지에 앞서 국제중을 그대로 두면 의무교육단계에서 학교 서열화가 유지되는 기형적인 형태가 만들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재학생과 학부모 등은 교육청이 지정취소를 위해 평가 기준을 높여 형식적인 심의를 했다며 반발했다. 국제중에 자녀를 보낸 한 학부모는 "국제중은 100여명 뽑는데 3000명 가까운 학생들이 지원할 정도로 경쟁률도 높고 수업의 질도 높다고 평가받는다"며 "학비가 비싸고 위화감을 줄 순 있지만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에 미달한다는 지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교육청과 부산교육청도 각각 청심국제중, 부산국제중에 대한 운영성과 평가 심의를 마치고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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