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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 이야기

이낙연과 황교안, 풍수로 본 승자는…

일산백송 2020. 3. 21. 20:28

조선일보

이낙연과 황교안, 풍수로 본 승자는…

기사입력2020.03.21. 오전 3:02

 

[아무튼, 주말- 김두규의 國運風水]

 

총선이 다가와도 조용하다. 코로나19로 후보 간 치열한 '싸움'을 보는 즐거움이 사라졌다. 대면 선거운동이 줄어든 탓이다. 정치 1번지 종로는 이번에도 최고의 전장이 될 터인데 구경거리가 별로 없다.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이낙연과 황교안, 두 후보에게는 공통점이 많다.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총리까지 지낸 '개천의 용'이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점이나 조용조용한 언행도 비슷하다.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현재 1위를 달리는 이낙연 후보가 우세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박근혜와 문재인을 대통령 만드는 데 기여한 김종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은 의견이 다르다. 김 이사장은 최근 사석에서 필자에게 말했다. "팽팽한 접전이 될 것이고, 황교안 후보가 조금 앞설 수도 있다." 정치 달인의 예측이고 보니,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 속단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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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에 있는 이낙연 후보의 부모 묘〈위〉와 경기 파주에 자리한 황교안 후보의 부모 묘. 조상의 무덤은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 있어 왔고, 후보 가족 전체의 의사 결정 흔적을 읽을 수 있다.

/김두규 제공

 

풍수적 관점에서 말할 수 있을까? 풍수적 판단의 근거는 무엇인가. 선영·생가·거주지·사무실 등이 평가 기초 자료가 된다. 이 글에서는 공정한 풍수평을 위해 부모 선영만을 근거로 한다. 왜냐하면 다른 곳들은 거주 기간이 짧거나 변동이 심했던 반면, 선영(무덤)은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 있어 왔고, 후보 개인보다는 가족 전체의 의사 결정 흔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독자들은 궁금할 것이다. 무덤을 풍수적으로 읽어내는 방법이 있나. 풍수사마다 의견과 주장이 다르지 않은가. 아니다. 누구나 동일한 방법으로 땅을 읽어낼 수 있다. 조선조 지관 선발 과목 '동림조담'은 말한다.

 

"뒷산과 앞산[주산과 안산]이 유정하고, 좌우 산들[청룡·백호]이 보좌하고, 사방을 빙 둘러싸 막아줌이 있고, 그래서 뭇 아름다움[衆美]이 모이면 그곳이 길지다."

 

이 가운데 '유정'과 '뭇 아름다움' 등은 주관적이다. 보는 이마다 달라질 수 있다. 독자의 의문을 간파한 '동림조담' 저자는 덧붙인다. "그 땅의 색(色), 모양[形], 소리[聲], 국세[勢], 방위[方], 뜻[意]을 살피면 '유정'과 '아름다움'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 가운데 색(산과 물의 빛깔), 모양(산과 물 모양), 국세, 소리(바람과 물소리), 방위 등은 객관화될 수 있다. 문제는 언급된 '뜻[意]'이 무엇인가다. 땅 자신이 '뜻'을 가지고 있다는 말인가? 아니다. 그곳에 터를 잡은 사람(후손)들의 뜻(소망)이다. 집터나 묏자리를 잡는 사람이 그 터를 잡을 때 뜻이 무엇인가에 따라 터 잡기가 달라진다.

이러한 전제에서 이낙연·황교안 두 선영을 비교해보면 어떨까? 이낙연 부모 묘는 전남 영광군 법성면 용덕리 277-12에 자리한다. 전북대 사학과에서 '조선 후기 실학자의 풍수사상'으로 학위를 한 유기상 박사는 평한다. "평야에서 땅 보기가 어려운데, 이곳을 자세히 보면 '유정'함과 '뭇 아름다움'을 고루 갖춘 길지다. 좌청룡 힘이 좋아 명예로운 후손이 태어나기를 바란 뜻[意]이 있다." 은근하고도 지속적인 힘이 있다.

 

황교안 선영 지번은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 영태리 1-9다. 대구·경북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권근호 풍수사는 말한다. "명문가 청송 심씨 선영 아랫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이 예사롭지 않다. 복 많은 망자(부모)의 적선이 있었거나, 예리한 상지력(相地力)의 소유자(풍수)가 잡은 터가 분명하다." 순간적 힘을 드러내고 싶은 뜻[意]이 있고 그만한 역량이 있다.

 

두 곳 모두 지번만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코로나가 발목을 잡지만, 이곳들은 한적하고 안전하다. 봄나들이도 좋고 좋은 기운을 받기에도 좋은 곳이다. 두 곳을 구경하면서 두 후보의 총선 및 대권 운명을 점쳐보는 것도 흥미롭다.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