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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맡겼는데..뒤통수 맞은 황교안, 결국 '읍참선교'(종합)
by. 방현덕
입력 2020.03.19. 17:50
황 "결단 필요" 발언 후 비례명단 부결에 한선교 눈물의 사퇴
한선교 "좋은 공천, 어린왕자 꿈이었다..부패권력이 압력"
굳은 표정의 한선교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미래한국당 당사에서 당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2020.3.19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이동환 기자 =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 파동 속에서 결국 한선교 대표를 찍어냈다.
한 대표는 19일 오후 4시께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표직을 전격 사임했다. 통합당 영입 인재들이 밀린 비례대표 명단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부결된 직후다.
한때 황 대표의 '가장 믿을만한 사람'에서 '천하의 배신자'가 된 한 대표는 사퇴 회견에서 분한 눈물을 보이며 "당의 승리를 위해 입을 닫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황 대표 측 인사들을 겨냥해 "가소로운 자들" "부패한 권력"이라고 일갈하고는 "그것(현 비례명단)까지 바꾼다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하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성균관대 물리학과 78학번 한 대표는 법학과 77학번인 황 대표의 동문으로 정치권의 대표적인 '친황'(친황교안) 인사로 꼽혀왔다,
작년 2월 말 황 대표 취임 직후 '1호 인선'으로 사무총장직을 꿰차며 명실상부한 '오른팔'로 부상했다.
이들의 관계는 작년 6월 한 대표가 돌연 사무총장직을 사퇴하면서 한 차례 균열이 갔다는 평가다.
대외적으로는 '건강 문제'가 이유였지만 폭언·막말 구설로 경질됐다는 시각이 많았다. 당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뒤 항명성 사표를 냈다는 말도 있었다.
이 같은 갈등설은 지난 2월 황 대표가 미래한국당 대표로 한 대표를 지명하면서 불식되는 듯했다.
독립정당으로 출범하는 미래한국당이 총선 이후 합당을 거부하는 등 '배신'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보낸 '가장 믿을 수 있는 인사'가 그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총선을 채 치르기도 전 벌어진 이번 공천 순번 사태로 황 대표와 한 대표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았다.
통합당 내에선 '노련한 4선 한 대표에게 정치 초년생 황 대표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평가와 함께 황 대표의 리더십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대표는 회견에서 "저는 떠날 사람이다. 떠나는 자가 무슨 욕심이 있고 무슨 훗날을 준비하겠느냐"며 "정말 좋은 공천을 하고 싶었다. 16년 정치를 해왔지만, 저의 그 생각은 그냥 어린 왕자의 꿈이었던 것 같다"고 항변했다.
2월 5일 오후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한선교 의원(오른쪽)이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이미지 크게 보기
2월 5일 오후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한선교 의원(오른쪽)이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 대표의 사퇴를 촉발한 이날 미래한국당 선거인단의 비례대표 순번 찬반 투표는 찬성 13표, 반대 47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한 대표는 투표에 통합당 측 개입을 강하게 의심한다. 선거인단인 미래한국당 당원은 대부분 통합당 출신으로 황 대표 측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표는 실제 이날 선거인단 2명에게 '투표를 이렇게 하라는 사람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그 가소로운 자들이 그것도 권력이라고 자기 측근을 갖다 박으려는 모습에 저는 물러서기 싫었다"고 통합당 지도부를 비난했다.
통합당이 개별 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공천순위 결정에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는 뜻이다.
한 대표는 "지금도 어떤 세력은 정치적 이유로 끼워 넣고 싶은 인사가 있다. 4월 15일까진 이야기를 안 한다"며 황 대표측을 겨냥하며 여지를 남겼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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