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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버티는 손학규, 탈당파 눈에 아른거리는 100억

일산백송 2020. 2. 3. 18:02

머니투데이
나홀로 버티는 손학규, 탈당파 눈에 아른거리는 100억
박종진 , 김상준 기자 입력 2020.02.03. 15:48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2.3/뉴스1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2.3/뉴스1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들이 최후통첩을 했다. 버티는 손학규 당 대표를 향해서다. 사퇴 시한은 이달 10일까지다. 손 대표가 계속 사퇴를 거부하면 의원들은 연쇄 탈당에 들어가고 바른미래당에는 단 한 명의 의원도 남지 않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호남계 의원 등을 중심으로 주말 사이 의견을 모은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들은 손 대표에게 이달 10일까지 거취를 결단해달라고 요구했다.

손 대표가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전환하자는 주장이다. 바른미래당 핵심 관계자는 "비대위원장은 물론 비대위원까지도 손 대표가 원하는 사람으로 하시라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퇴를 거부한다면 의원들의 탈당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유승민계 의원 8명이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을 창당하면서 탈당해 현재 바른미래당 의원은 20명이다. 역시 탈당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따라 탈당하게 될 안철수계는 7명(권은희·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이태규·신용현 의원)이다.

당권파는 김관영·김동철·김성식·박주선·이찬열·임재훈·주승용·채이배·최도자 의원 등 9명, 당적만 보유한 채 다른 당에서 활동하거나 당 활동을 중단한 의원이 4명(박주현·장정숙·이상돈·박선숙 의원)이다.

측근마저 등을 돌릴 정도로 사퇴요구를 계속 거절해온 손 대표가 대표직을 스스로 내려놓을 가능성은 낮다. 손 대표는 이날 장진영 당 대표 비서실장, 임재훈 사무총장 등조차 출근하지 않자 "당 최고 핵심 실무자들이 당권투쟁의 일환으로 출근을 하지 않은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며 "곧바로 복귀하지 않으면 총선 준비를 위해 적절한 대응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탈당 시나리오'에 관심이 쏠린다. 탈당해도 의원직 유지에 문제가 없는 지역구 의원들이 먼저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계인 김관영·김동철·박주선·주승용 의원을 비롯해 김성식·이찬열 의원, 안철수계에서는 권은희 의원 등 7명이 지역구 의원이다.

다만 통상 당권파로 분류되지만 당권파, 비당권파라는 구분보다는 독립적 행보를 강조해온 김성식 의원은 탈당 여부 등을 결정하지 않았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주승용 국회부의장 및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임재훈 의원, 이찬열 의원, 주 부의장, 김동철 의원, 최도자 의원. 2020.1.28/뉴스1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주승용 국회부의장 및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임재훈 의원, 이찬열 의원, 주 부의장, 김동철 의원, 최도자 의원. 2020.1.28/뉴스1

나머지 13명 비례대표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열어 제명절차를 밟는다. 탈당이 아닌 '제명' 형식으로 당을 나오면 비례대표도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당헌당규상 소속 의원을 제명하기 위해서는 의원총회에서 2/3 이상 찬성을 받아야 한다.

손 대표를 지지하는 현역 의원이 없는 상황에서 당권파와 안철수계 모두 제명이 필요한 상황이라 '서로서로' 제명해주는 방식은 실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 비례대표 의원은 "일반적인 경우에는 윤리위 의결 절차 등을 거쳐야 하지만 당의 최종 의결기구가 의원총회인 만큼 의원총회를 통한 의결로 제명하는 것에 법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활동을 하지 않는 의원들도 제명을 원하고 있어 의결 정족수에도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연쇄 탈당이 현실화되더라도 당권파 의원들은 새보수당이나 '안철수신당'으로 향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호남기반의 정치세력과 연대를 고민하면서 제3지대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변수도 있다. 당권파 입장에선 재정이 탄탄한 바른미래당을 기반으로 지도체제 혁신을 일궈 앞날을 도모하는 게 최선책이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약 100억원의 자산을 보유 중인데 여기에 이달 14일 지급되는 1분기 경상보조금과 3월 말 지급되는 선거보조금 등이 70억원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신당 창당을 본격화환 안 전 대표에 동참하기 위해 권은희 의원은 독자적으로 우선 탈당할 가능성이 있다. 권 의원이 탈당하면 바른미래당은 교섭단체(20석 이상) 지위를 잃게 된다. 교섭단체 위주로 배분되는 1분기 경상보조금과 선거보조금이 대폭 삭감된다는 의미다.


당권파 한 의원은 "권 의원이 탈당해버리면 둑이 무너지는 것처럼 연쇄 탈당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종진 , 김상준 기자 free2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