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현장K] '귀신이 탔나 했더니'.."아무 차 문이든 열어 줘요"
김민철 입력 2019.02.14. 21:30 수정 2019.02.14. 22:06
[앵커]
KBS 사회부에 제보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자동차 문을 잘 잠궜는데, 밤마다 누군가 자신의 차를 타고 다녔다는 겁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20번 가까이 그런일이 벌어졌다는거죠.
어떻게 된건지 KBS가 취재해보니, 타인에게 자동차 문을 열어준 건 자동차 회사의 고객센터였습니다.
고객센터가 신분확인도 하지 않고 덥썩 열어준거죠.
김민철 기자가 현장 고발합니다.
[리포트]
의정부의 한 아파트 주차장, 차량 한대가 후진을 하다 다른 차를 들이받습니다.
그러더니 그냥 달아납니다.
결국 신고가 접수돼 차주가 뺑소니범으로 몰렸습니다.
[차주 B 씨/음성변조 : "차량 번호, 제네시스 차주가 저로 검색이 되는데. 그때 차 사고를 낸 것 아니냐.
약간 불쾌하기도 하고..."]
누군가 차주 B씨의 새 차를 몰고 나가 사고를 낸 겁니다.
더 황당한 일은 다음 날 일어났습니다.
경찰 조사를 받고 이번엔 차 문을 확실히 잠가뒀는데, 차가 감쪽같이 또 사라진 겁니다.
이틀이 지난 뒤 아파트 주차장에 나타난 차량, 한 여성이 급히 뛰어가 차 문을 열고 운전자를 막습니다.
곧이어 경찰이 도착하고 운전자는 경찰차로 옮겨집니다.
[차주 B 씨 어머니/음성변조 : "(방에서) 차 입고되는 걸 알아요. 그래서 그걸 보고 뛰어 내려왔죠.
미친 듯이. 경찰에 신고하고 잡았죠. 현장에서."]
알고보니 운전자는 옆동 사는 18살 김 모 군이었습니다.
면허도 없던 김군은 이 차량을 가지고 서울 홍대나 이태원 등을 19차례나 돌아나녔습니다.
김 군은 어떻게 확실히 잠가둔 차 문을 열었을까?
알고 봤더니 현대차 고객센터가 열어줬습니다.
차 문이 잠겼다며 긴급출동 서비스를 받은 건데 신원확인 절차는 없었습니다.
차 안엔 보조키가 있어 주행이 가능했습니다.
[차주 B씨/음성변조 : "처음에 신고를 했더니 자기네들은 하청업체한테 그렇게 법적으로 계약을 맺었으니 하청업체 책임이다."]
현대차 고객센터에 서비스 신고가 접수되면, 하청업체에 넘겨 처리하는 데
하청업체가 신분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직접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서비스를 요청해봤습니다.
["접수 완료되었습니다."]
20분 뒤 출동한 기사, 다짜고짜 문을 열어주고 결제를 요구합니다.
아무런 신분확인도 없습니다.
["카드 계산이라고 하셨죠. 계좌 송금 안 되세요? (계좌 송금이요?) 저쪽으로 옮겨야 되는데
카드 계산 하려면. 괜찮으시겠어요?"]
취재중이라고 말하자 그때서야 신분 확인을 요구합니다.
["(사실은 저희가 KBS 기자인데...) 저희가 그냥 신분 (확인) 없이 이렇게 해 드리는 건 없어요.
다 확인돼야 해요."]
현대차는 뒤늦게 자세한 매뉴얼을 마련하고 신분 확인 절차 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김민철 기자 (mc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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