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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이야기

‘장자연 성추행’ 목격자 “13번 조사 받아…가해자 처벌받아야”

일산백송 2018. 12. 4. 10:10

한겨레
‘장자연 성추행’ 목격자 “13번 조사 받아…가해자 처벌받아야”
등록 :2018-12-04 05:00수정 :2018-12-04 07:22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전국언론노조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1월5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 앞에서 '장자연리스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전국언론노조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1월5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 앞에서 '장자연리스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13번 조사를 받았던 저는 또 다른 피해자가 됐고 계속되는 트라우마로 힘겹게 살아왔습니다.
그는 조금의 죄의식도 없어 보였고 지금도 제 기억이 잘못됐다고 말합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가해자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젠 그들이 반성하고, 처벌받아야 할 때고,
나아가 당시의 조사가 부실했다면 다시 공정한 조사가 이루어져 진실이 밝혀져야 할 때입니다.”

고 장자연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기자의 재판에 당시 상황을 목격한 ㄱ아무개씨가
증인 신문에 나섰다.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ㄱ씨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권희 부장판사는 3일 오후 강제 추행 혐의로 기소된 조아무개씨의 재판을 열고 

ㄱ씨의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조씨는 2003년 <조선일보>를 퇴사한 기자로, 2008년 8월 서울 강남구 가라오케에서 열린 연예기획사
사장 생일 축하 자리에 참석한 장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뒤늦게 기소됐다.
ㄱ씨는 이날 증인 신문이 끝난 뒤 대리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ㄱ씨는 “그 일이 있은 지 9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저는 이 사건이 재수사가 되도 있다는 것만으로도
꿈을 꾸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진실을 증언하려 여기까지 왔고, 소설이 아닌 사실을 말하려 할 뿐입니다”라고 했다. 이어 “장자연씨의 죽음 이후 저는 경찰과 검찰에 나가 열 세 번이나 진술을 했습니다.
저는 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한 번도 거부한 적이 없습니다.
그게 장자연씨를 위해 제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제가 아니면 진실을 증언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사명감이 있었습니다”라고 ㄱ씨는 밝혔다.
ㄱ씨는 “오늘의 재판 증언은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며
“사람들은 어떻게 그날 일을 소상히 기억하는지 묻습니다. 제일 처음 경험한 것은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라고 알렸다.
당시 자신은 “‘술접대’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른 채 소속사 대표의 요구할 수 없었던,
또 꿈이 좌절될까 두려워하던 연기 초년생이었습니다”라며
“조씨를 본 것도 처음이고, 장씨가 추행을 당하는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제 기억 속에는 그날의 모든 일이 지금도 선명합니다”라고 ㄱ씨는 밝혔다.
ㄱ씨는 10년 전 상황을 증언하는 것을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가해자를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ㄱ씨는 “저는 그 일 이후 연예계에서 퇴출 아닌 퇴출을 당했고 힘든 세월을 겪어내며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숨어 살아야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피고인인) 그는 조금의 죄의식도 없어 보였고 지금도 제 기억이 잘못됐다고 말합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가해자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젠 그들이 반성하고, 처벌을 받아야 할 때”라고
ㄱ씨는 지적했다.
그리고 이번 일을 계기로 “저를 따라다니는 ‘장자연 사건의 목격자’라는 주홍글씨를 지우고 싶습니다”라며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 역시 함께 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라고 ㄱ씨는 밝혔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