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도 수능 스트레스…시험감독 잘못했다가 손해배상까지

선생님들도 수능 스트레스…시험감독 잘못했다가 손해배상까지
법률N미디어 ・ 2018. 11. 6. 15:22


사진 = 뉴스1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시험을 앞에 두고 수험생들이 느끼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는데요. 

시험감독에 나서는 선생님들도 학생들만큼이나 부담감이 엄청나다고 합니다.

지난달 31일 실천교육교사 모임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고등학교 교사 10명 중 7명이 수능시험 감독에 대해 과도한 심리적·체력적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슨 이유일까요?

◇감독관 피하려 병원진단서까지

일생일대의 시험인 만큼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은 극도로 예민해지기 마련인데요. 

감독관의 몸 동작은 물론 기침소리, 구두소리에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험에 방해가 되지 않게끔 감독관 선생님들도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써야 하는데요. 

이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거죠. 또 움직임을 극도로 자제한 상태에서 

9시간 가량을 서있어야 하다 보니 체력적 부담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도적으로 감독관을 기피하는 선생님들도 있습니다. 

감독관 업무를 피하기 위해 병원진단서를 제출하거나 심지어 자녀를 일부러 수능에 응시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같은 해 수능을 보는 자녀가 있으면 시험 감독관이 될 수 없다는 규정을 이용해 

감독관 차출을 피하는 거죠.

속내야 어떻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수능에는 총 7만5600여명의 교원이 감독관으로 

투입됩니다. 전체 중·고교 교원 수가 약 14만명이니 2명 중 1명은 시험 감독을 해야 하는 건데요.

선생님들이 수능 감독관을 기피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시험규정 잘못 안내했다가 소송 휘말리기도

수능 감독을 잘못했다가 손해배상 등 법적 책임을 지게 된 사례도 있습니다.

법원은 2016학년도 수능에서 감독관의 안내에 따라 시계 없이 시험을 치른 A군이 청구한 손해배상소송에서 감독관의 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2016가소3054)

A군은 "잔여시간이 카운트되는 시계는 반입이 되지 않는다"는 감독관의 안내에 따라 

가져간 시계를 제출했는데요. 

고사장에 별도로 비치된 시계가 없어 시간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시험을 치러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A군은 뒤늦게 자신의 시계가 반입이 가능한 물건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감독관이 스톱워치 기능이 있는 시계가 반입이 금지된다는 걸 잔여시간이 카운트되는 시계로 

잘못 안내한 거죠. 이에 A군은 국가와 감독관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합니다.

전주지법 민사31단독 김혜선 판사는 이 사건에서 “감독관과 국가가 연대해 A군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습니다.

감독관은 수험생들에게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과 가능 물품에 대해 명확히 안내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데요. 재판부는 “감독관이 정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막연히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얘기함으로써 

수험생의 권리와 정당한 이익을 침해했다”고 봤습니다. 

아울러 감독관이 시험시행기본계획을 숙지하고 정확한 안내를 하도록 지휘·감독해야 할 국가의 배상책임도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각 교시별로 10분전에 종료 안내 방송을 했고, 

△A군 스스로도 수험생 유의사항을 알고 있었다는 점을 참작해 위자료 액수를 500만원으로 한정했습니다.

글: 법률N미디어 인턴 서주연
감수: 법률N미디어 엄성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