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강진' 휩쓸고 간 홋카이도, '3災'에 계속 흔들린다 [특파원+]
김청중 입력 2018.09.15. 16:02 수정 2018.09.15. 16:08
지난 6일 규모 6.7의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강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경제타격, 보도진 민폐 논란, 유언비어 문제 등 지진을 둘러싼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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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北海道) 강진 당시 발생한 대형 산사태로 사실상 마을 전체가 매몰된 아쓰마초(厚眞町)에서 사고 사흘째인 8일 밤 실종자 3명에 대한 수색작업이 계속되는 모습.
AFP/지지통신=연합뉴스
◆50만명 숙박 취소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지진 발생 후 홋카이도지역에서 숙박시설 취소가 적어도 50만명에 달한다고 14일 보도했다. 일본여관협회 홋카이도지부에 따르면 50만명의 숙박 취소에 따르면 경제적 손실은 100억엔(약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 집계 중이라 피해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벤트 중지나 숙박 기간 축소도 계속되고 있어 가을 관광시즌에도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유명 관광지인 하코다테(函館)의 경우 숙박 취소에 따른 영향액은 20억엔(약 2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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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 대원들이 7일 지진이 발생한 홋카이도 아쓰마의 산사태로 무너진 집 근처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쓰마=EAP연합뉴스
◆재해현장 보도진 민폐 논란
홋카이도 지진과 관련해서는 보도진의 민폐 논란도 일고 있다. TV아사히계열의 현지 방송인 홋카이도TV방송(HTB) 여성 아나운서 1명과 남성 기자 1명이 삿포로(札幌)시 지진 현장을 취재하던 중 액상화(液狀化·지진 발생 후 지하수가 올라와 토양이 물러지면서 도로·지반 침하가 발생) 현상이 일어난 진흙에 빠져 정작 이재민을 지원해야하는 소방대원들이 이들은 구조하기 위해 6시간이나 시간을 허비한 탓이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보도는 필요하겠지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민폐만 끼친다” 등의 비난이 제기되자 HTB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2016년 구마모토(熊本) 강진 때도 보도진이 이재민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하거나 이재민보다 더 좋은 도시락을 먹어 논란이 된 적 있다.
보도진의 민폐와 관련해 다시 조명을 받는게 지난달 사흘간 길을 잃은 두 살배기 어린이를 구조한 78세 할아버지 자원봉사자 오바타 하루오씨. 그는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이재민이 권하는 물 정도만 마시고 식량, 구조장비 등 나머지는 모두 애마(愛馬)인 소형 승합차에 싣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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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새벽 정전 상태의 삿포로 시내 길가 수도꼭지에서 주민들이 수돗물을 받는 모습.
AFP/지지통신=연합뉴스
◆한때 유언비어도 확산
지진과 관련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한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퍼져 이재민의 불안이 확산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SNS나 무료대화 앱에 “(강진이 발생해 다수 인명피해가 발생한) 아쓰마(厚眞)에 있는 자위대원에게 얻은 정보입니다. 지축을 울리는 소리가 있다고 하니 큰 지진이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추정시각은 5∼6시간 후입니다!” 등의 유언비어가 확산했다. 유언비어는 자위대 등을 근거로 하고 있어 일반 시민은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오인했다.
또 지진으로 일부 지역에 단수가 일어난 삿포로에서는 시 전역에서 단수가 이뤄질 것이란 유언비어가 돌아 시민이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일본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공식홈페이지에 아사히가와(旭川)시 사무소에서 얻었다는 정보를 근거로 “정수장의 자가 발전기가 고장 나 이시카리가와(石狩川·삿포로를 통과하는 일본에서 유역 면적 2위 강) 수계(水系)의 주택은 모두 단수가 된다”라는 안내를 올렸다. 이에 아사히가와시 사무소가 해당 정보를 부인하자 입헌민주당은 7일 “(해당 안내는) 유언비어였습니다. 사죄합니다”고 사과하고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 전문가는 이런 상황에 대해 “1923년 간토(關東)대지진 때 조선인이 우물에 독약을 넣었다는 유언비어가 퍼졌던 것과 유사하다”고 방송에서 지적했다.
특히 이런 재해 지역 유언비어는 진실일 것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서 확산 속도가 더 빨랐다. 도쿄대 대학원 정보환경총합(總合)방재연구센터 세키야 나오야(關谷直也) 준교수는 마이니치신문에 “부분적으로는 옳거나 그럴듯하지만 전체적으로 잘못된 정보는 재해 시 유언비어의 전형”이라며 “유언비어는 불안을 토양으로 해 퍼져나간다”고 우려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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