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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변호사시험 합격률 공개.."선택 다양성" vs "서열 공고화"

일산백송 2018. 4. 15. 17:06

파이낸셜뉴스

로스쿨 변호사시험 합격률 공개.."선택 다양성" vs "서열 공고화"

이진혁 입력 2018.04.15. 14:30

 

법무부 변시 합격률 공개 방침 따라 논란 가중

찬성 "정보 공개로 질 좋은 교육 가능"

반대 "서열화 가중 시켜"

 

/사진=연합뉴스

법무부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자와 합격률 공개를 결정함에 따라 로스쿨 재학생과 수험생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합격률 공개를 통해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서열화'가 공고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로스쿨 수험생 "선택지 넓어질 것"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비공개했던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공개하라는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 2심에서 패소한 뒤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지난해 치러진 제6회 변호사시험의 로스쿨별 합격률을 공개하는 절차에 조만간 착수할 방침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공개 범위와 시기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로스쿨별 변시 합격률은 30% 안팎부터 80∼90% 안팎까지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로스쿨에 재학 중인 학생이나 수험생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 지방 사립대 로스쿨 2학년에 재학 중인 A씨는 "법무부 결정 이후 동기들끼리 단체 카카오톡 방에서 공개가 옳은 판단인지 토론이 벌어졌다"며 "향후 로스쿨 제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변협의 주장에 동조했다. 앞서 변협은 소송을 제기하며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로스쿨 운영 감시에 꼭 필요한 기본적 정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지방 거점 국립대 로스쿨 1학년생 B씨는 "로스쿨 제도는 법조계에 내재된 학벌주의 타파가 취지"라며 "합격률이 공개되면 각 로스쿨이 경각심을 갖고 더욱 질 좋은 교육을 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로스쿨 입시를 준비중인 C씨도 "수험생 입장에서 로스쿨을 고를 때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다"며 "특히 변호사 시험 합격률은 학교 선택에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전했다.

 

합격률 공개로 로스쿨 '서열화' 문제가 오히려 개선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방 거점 국립대 로스쿨 2학년생 D씨는 "성적공개로 로스쿨 서열화가 나아질 수 있다"며 "현재 입시 내용도 감추고 있는데 정보를 감추면 감출수록 '음서제'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성화 교육 사라질 우려도

반면 합격률이 공개될 경우 부작용 우려 지적도 만만치 않다. 서울 사립 로스쿨 교수 E씨는 "지금은 추상적인 서열이 구체적인 합격률 공개 때문에 견고해질 수 있다"면서 "합격률 공개가 아닌 입시 과정의 '투명화'가 더욱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권 로스쿨 2학년생 F씨는 "지금도 변시에 포함되지 않은 과목은 인기가 없을 정도로 로스쿨이 고시학원이 됐다"며 "이런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 25개 로스쿨 연합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도 "로스쿨은 지방의 균형발전 등을 고려해 지역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며 "일반전형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수도권 로스쿨보다 상당한 불이익이 초래된다"고 강조했다.

 

로스쿨의 설립 목적인 '특성화 교육'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각 로스쿨은 조세, 문화, 부동산, 무역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변호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만든 한국법조인협회 이호영 대변인은 "합격률로 줄 세우기를 하면 로스쿨에서 요구하는 특성화 교육이 점점 어려워진다"며 "기존 연수원의 획일적인 교육방법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