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월급 2천만원에도 소아과 의사 못 구하는 중소도시 병원
입력 2018.01.07. 08:53
순천향대 구미병원 "전문의 구인공고에 2년째 지원자 없다"
순천향대 구미병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월급 1천500만∼2천만원을 준다고 해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못 구해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2년째 구하지 못한 순천향대 구미병원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순천향대 구미병원은 2016년 10∼12월에 2명, 지난해 11∼12월에 3명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모집한다고 공고했다.
그러나 2년 연속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병원 교수들이 대구 등에서 근무하는 전문의를 개별 접촉해 지원을 권유했지만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병원 측이 제시한 월급은 대구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월급보다 수백만원 많은 1천500만∼2천만원이다.
그런데도 교육·문화환경이 뒤지는 중소도시 단점 때문에 오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3개월 미만 신생아 진료에 어려움이 많다. 병원 측은 체중 2.5㎏ 이하 미숙아 또는 고위험 신생아를 인큐베이터에 넣어 24시간 집중 치료하는 신생아중환자실을 37년간 운영하다가 지난해 1월 폐쇄했다.
2차 의료기관인 이 병원에는 현재 소아청소년과 교수(전문의) 4명과 전공의(레지던트) 2명이 있다. 4∼5년 전 교수 6명·전공의 6명의 절반 수준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신생아를 외래진료하는 프로그램도 중단한 지 1년이 됐다. 현재 신생아를 진료하지만, 입원이 필요하면 대구 종합병원으로 보내는 실정이다.
경북지역 유일한 신생아 진료시스템이 무너지면서 구미는 물론 김천·상주 등 경북 중서부 신생아 진료에도 구멍이 뚫렸다.
신생아 진료시스템은 저출산 해결책의 하나지만 구인난으로 시스템을 다시 갖출 수 없는 환경이 됐다.
순천향대 구미병원은 37년간 운영한 신생아집중치료실을 의료진 부족으로 2017년 1월 폐쇄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도시에 근무하는 40∼50대 전문의는 자녀 교육 환경 때문에 더 많은 보수에도 중소도시 근무를 꺼리는 경향을 보인다는 게 의료계 관계자 설명이다.
임기섭 순천향대 구미병원 홍보팀장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뽑아야 신생아 외래진료를 늘리고 집중치료실을 다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는데 현재로써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이 병원 소아청소년과 이희경 교수는 "중소도시 신생아 진료시스템이 무너지면 젊은 부부 정주 여건이 크게 악화하고 저출산 해결에 장애가 된다"며 "정부가 지방병원에 특혜 수준 도움을 주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 한 해법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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