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밖에 여보가 보여, 그런데 유리창이 안 깨져"
2017-12-22 22:02
[앵커]
제천 복합스포츠센터 화재로 숨진 피해자들은 화염과 연기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있으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유가족들은 가슴을 치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이문석 기자입니다.
[기자]
제천 복합스포츠센터 화재로 부인을 잃은 김 모 씨.
함께 운동을 하다 부인 먼저 사우나에 간 사이 불이 났습니다.
먼저 대피했을 거라 생각하고 구조를 돕다가 가까스로 빠져나왔는데 부인의 전화를 받고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김 모 씨 / 유가족 : 유리창 너머에 보인대요, 내가. 그러면서 당신 차도 옆에 있대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유리창을 깨는데 안 깨져요…]
재 범벅인 부인의 휴대전화 속에는 수 시간여 뒤 소방대원이 시신을 수습하다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화면이 남았습니다.
이 모 씨도 이번 화재로 부인을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자동차 경보 메시지를 받고 급하게 부인한테 전화를 했는데,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이 모 씨 / 유가족 : 여보, 불났어. 그러면서 옥상으로 올라간다 그러면서 전화를 또 했단 말이에요, 내가요. 두 번 하고 세 번째 했더니 전화가 안 됐어요.]
화재로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며 사랑하는 이들과 전화 통화를 한 피해자들이 많았습니다.
그 목소리를 들으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유가족들의 심정은, 어떤 말로도 위로할 수 없었습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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