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판매 1위는 벤츠, 가장 많이 팔린 차는 뭘까?
김형준 입력 2017.10.28 14:44 수정 2017.10.28 14:48
2017년 수입차 시장, 누가누가 잘했나 (1)
벤츠는 빈틈없는 라인업으로 2년 연속 베스트셀링 브랜드를 노린다
베스트셀링 모델은 E 220d, ES 300h, 520d의 삼파전이 치열하다
17만 3,561대
[김형준의 숫자 깨먹기] 월간지는 이미 12월호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연말이면 빠지지 않는 게 ‘누가 제일 잘했나’ 들춰보는 일이다. 2017년의 시계는 아직 10월에 머물러 있지만 연말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올 3분기까지 수입차 브랜드들의 성적표를 정리해봤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메르세데스 벤츠는 2년 연속 브랜드 판매 1위에 가까워졌고, BMW 520d는 2년 연속 베스트셀링 모델 등극을 위해 맹렬히 E 220d를 추격 중이며,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프리미엄 D SUV 부문 정상에 가까워졌다. B 세그먼트 SUV 판매 1위는 지프 레니게이드가 유력한 상황이다.
‘디젤 게이트’ 못지않은 변수가 없는 이상 시장 전체 규모는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9월까지 17만3,561대가 팔리면서 전년 동기(16만5,189대) 대비 5.1% 성장했다. 해마다 성장하던 수입차 시장은 지난해 디젤 게이트 여파에 전체 판매량이 24만여 대에서 22만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마이너스 성장(-7.6%)을 경험한 바 있다. 연장선상에서 3분기 판매량을 기준으로 가솔린 엔진 판매 비중은 40% 이상으로 올라왔고 디젤 엔진 비중은 50%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하이브리드 점유율은 10%에 가까워졌다.
브랜드는 판매량 순서로 정리했으며 인증 취소 및 판매 중단 조치에 들어간 폭스바겐과 아우디, 판매량이 많지 않은 하이엔드 브랜드(벤틀리 156대/롤스로이스 67대/람보르기니 22대)는 목록에 포함하지 않았다. 본 칼럼에서 다룬 수입 브랜드는 18곳으로, 스크롤 압박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브랜드를 절반씩 나눠 1부(벤츠-BMW-렉서스-포드-토요타-혼다-랜드로버-미니-크라이슬러)/2부(볼보-닛산-재규어-푸조-포르쉐-인피니티-캐딜락-시트로엥-피아트)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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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GLC 쿠페
◆ 메르세데스 벤츠
5만4,067대(+1만5,473대), 40.1%, 프리미엄 브랜드/비즈니스 세단/쿠페형 SUV 판매 1위
파죽지세. 아직 연말까지 3개월 남았지만 이미 지난해 판매량(5만6,343대)에 육박했다. 소형부터 대형, 승용에서 SUV, 가솔린과 디젤 등 크기나 차종이나 파워트레인 구분 없이 모두 강세다. E 클래스가 대표적이다. 입문용 가솔린 모델(E 200, 4,815대), 주력 디젤 모델(E 200d, 5,987대), 상급 가솔린 모델(E 300 4매틱, 5,263대)이 고르게 판매되고 있다. 최근 BMW 520d의 추격이 거세지만 모델 전체 판매량(2만6,262대)은 여전히 5시리즈(1만3,965대)에 넉넉히 앞서 있다.
GLC의 경우 지난해 9월까지는 GLC 220d(왜건, 2,571대) 홀로 분전했지만(GLC 250d는 3대 등록) 올해는 기존 왜건(220d/250d, 1,662대)과 새로 추가된 쿠페(220d/250d, 1,667대)가 반반씩 부담을 나누어 지고 있다. 왜건 판매량만으로는 이 시장 베스트셀러인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3,099대)에 뒤지지만 왜건과 쿠페 합산 판매량은 3,329대로 오히려 앞선다. 쿠페형 SUV(GLC/GLE 쿠페, 1667대/1,892대)만 국한해 봐도 시장 개척자였던 BMW(X4/X6, 1,411대/1,346대)를 뛰어넘었다. 요즘 벤츠는, 음… 어느 포지션에서든 골이 터지는 EPL 맨체스터 시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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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시리즈
◆ BMW
4만1,590대(+9,720대), 30.5%
벤츠를 맹렬히 추격 중이지만 좀처럼 닿지 않는다. 지난 4~5월 연속해서 월 판매량으로 벤츠를 앞섰지만 이후 다시 선두를 내줬다. 5시리즈가 기력을 회복한 게 위안이라면 위안. 520d와 520d x드라이브는 지난 9월 나란히 수입차 판매 1, 2위에 올랐다(각각 1,382대, 886대). 530i와 530i x드라이브도 지난 9월까지 각각 2,301대, 2,125대씩 팔리는 등 E 클래스에 비해 약세였던 가솔린 모델 시장에서도 차츰 영향력을 높여가는 모습이다. SUV 라인업은 판매가 나쁘진 않지만 벤츠, 랜드로버에 주도권을 내준 분위기. 새로운 G 플랫폼으로 개발된 완전신형 X3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 새로운 X3는 연말에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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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ES 300h
◆ 렉서스
9,275대(+2,406대), 35.0%, HEV 판매 1위
렉서스는 마치 렉서스 자동차들처럼 조용히 제 몫을 착실히 챙기고 있다. 소위 ‘팔리는’ 차는 한정돼 있다. ES 300h(5,802대), NX 300h(1,374대), RX 450h(967대)으로 모두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짐작하다시피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모델 비중이 압도적이다. 올해 9월까지 8,590대 판매로 전체 판매량의 92.6%를 차지하고 있다. 떠들썩했던 LC(500/500h)는 14대 팔렸고, 연말엔 플래그십 세단 LS의 완전신형 모델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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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익스플로러
◆ 포드
8,289대(-294대), -3.4%, 미국 브랜드 판매 1위
과거 성적이 좋았던 토러스(428대→298대), 몬데오(926대→488대), 쿠가(641대→332대)는 지난해에 비해 판매가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팔리는 모델은 포드 익스플로러 2.3 하나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익스플로러는 지난 9월까지 4,290대로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포드는 한국에서 파는 제품 가짓수가 엄청 많다. 미국형과 유럽형 포드가 뒤섞여 있고, 링컨 브랜드도 세단과 SUV 제품군이 크기별로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크고 안락한 차를 좋아하면서도 유럽의 탄탄한 감각을 갈구하는 한국 소비자의 복잡한 성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인상. 국내 어떤 수입 브랜드도 포드만큼 다양한 성격을 소화하지 못한다. 분명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인데 아직까지는 장점(다양성)보단 단점(복잡성)이 더 도드라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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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프리우스
◆ 토요타
8,205대(+1,680대), 25.7%, 일본 대중 브랜드 판매 1위
포드보다 판매량은 적지만 상품 운용은 훨씬 건강해 보인다. 국내에서 선호도가 높은 중형 세단(캠리, 3,523대)과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 모델(프리우스, 1,899대), 입문용 수입 SUV(RAV4, 1,739대)와 레저와 비즈니스 수요를 모두 아우르는 준대형 MPV(시에나, 728대)가 고르게 팔리고 있어서다. 하지만 캠리 판매는 어코드보다 못했고 RAV도 CR-V만큼 팔리지 않았다. 다행히 TNGA 플랫폼에서 빚어진 신형 캠리에 대한 반응이 썩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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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 혼다
7,949대(+3,240대), 68.8%, 중형 세단 판매 1위
완벽한 스리 톱 체제다. 중형 세단 어코드 2.4가 3,771대 판매로 ‘열일’ 했고 도심형 SUV CR-V도 1,222대로 지난해(1,283대) 수준을 유지했다. 8인승 SUV 파일럿(1,083대)의 판매도 꾸준하다. 어코드는 하이브리드(1,596대)까지 더해 판매량을 5,300여대까지 끌어올렸다. ‘녹차’ 파장? 지난 8월 541대까지 떨어졌던 월 판매량은 다음 달 1,022대로 회복됐다. 정말 놀라운 맷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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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 랜드로버
7,295대(-877대), -10.7%, 프리미엄 D SUV 판매 1위
지난 2009년 랜드로버의 연간 판매량은 944대였다. 그러다 지난해 처음으로 1만대 판매(1만601대)를 넘어섰다. 기록적인 성장세다. 하지만 지난 3분기까지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877대 줄었다. 기세가 꺾인 걸까? 디스커버리 스포츠(3,099대)는 동급에서 판매량이 가장 많다. 레인지로버(814대, 2016년 725대)와 레인지로버 스포츠(1,214대, 2016년 1,060대) 등 기존 제품도 판매가 견실하다. 하반기엔 레인지로버 벨라(117대)가 힘을 보탰다. 이보크 판매가 1,642대에서 1,242대로 400대 줄었지만 이는 디스커버리 스포츠(+309대)가 어느 정도 만회했다. 다만 디스커버리가 신형으로 바뀌면서 판매가 쑥 빠졌다. 3분기의 마이너스 성적표는 디스커버리 세대교체 과정의 숨 고르기 결과로 보는 게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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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컨트리맨
◆ 미니
6,897대(+548대), 8.6%
미니는 더 이상 하나의 차가 아니다. 건실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그 기조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모델별 판매 비중이 그야말로 ‘이상적’이다. 컨트리맨과 클럽맨은 미니 브랜드의 C 세그먼트 진출 첨병. 지난 9월까지 판매도 각각 1,343대(전년 동기 대비 +297대), 1,578대(전년 동기 대비 +62대)로 브랜드 전체 판매에서 42.3%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도 미니는 ‘미니’다. 3도어 해치백 판매가 1,985대(전년 동기 대비 +175대)로 네 가지 차종 중 가장 많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판매가 줄어든 건 미니 5도어 해치백(1,664대, -16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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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레니게이드
◆ 크라이슬러
5,298대(+1,217대), 29.8%, 수입 B SUV 판매 1위
크라이슬러 회사명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판매 절대다수는 지프다. 올 3분기까지 판매량 5,298대 중 크라이슬러 제품의 판매량은 262대가 전부다. 반면 지프 브랜드 제품은 B 세그먼트 레니게이드(1,499대)부터 E 세그먼트 그랜드 체로키(1,010대)까지 판매가 고르다. 가솔린 엔진 모델(체로키 2.4 709대, 그랜드 체로키 3.6 411대, 랭글러 루비콘 언리미티드 3.6 644대)까지 꽤 잘 팔리고 있다. 내년엔 신형 체로키와 랭글러 출시가 예정돼 있다. 당장 회사명이 지프 코리아로 바뀌어도 하나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다.
(2부로 이어집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형준 (모터트렌드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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