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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야기

구로역 사고, 가슴 아픈 '비극'의 장소로 …모두들 망연자실

일산백송 2016. 1. 25. 20:56

구로역 사고, 가슴 아픈 '비극'의 장소로 …모두들 망연자실
CBC뉴스 박유현 기자 | 승인 2016.01.25 09:56

구로역에서 또 한 번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구로역에서의 사고는 지난달에도 발생한 바 있어 안타까움은 커지고 있다.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는 이번 구로역 사고를 포함해 1년 사이에 수차례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역내에서부터 외부 선로까지 장소를 불문하고 사고는 벌어지고 있다.


지하철 사망사고 수습 장면(2013년 천안역 사망사고 당시)


지난해 1월 30일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세류역에서 한 남성이 지하철이 들어올 때 선로로 뛰어들었다.
이 남성은 열차에 치여 현장에서 즉사했다.


2주가량이 지난 2월 12일 저녁에도 투신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경기도 양주시 덕계역 인근 선로에서였다. 덕계역 사고 역시 사망사고로 기록됐다.

같은 달 27일에도 한 여성이 1호선 노량진역 승강장에서 투신했다.
다행히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이 여성은 다리가 절단되고 말았다.

8월에는 망월사역, 11월에는 각각 1호선 망월사역과 금천구청역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가슴 아픈 소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2일 오후 3시 34분께 1호선 구로역과 영등포역 사이 선로에서
한 남성이 기차에 치이는 일이 벌어졌다.

역 특성상 기차와 지하철이 선로를 같이 쓰는 만큼 당시 사고로 지하철, 기차 모두 운행이 지연됐다. 


열차가 정차한 구로역(위 사진은 25일 구로역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 없음)


이로부터 1달여 후 구로역 사고는 또 벌어졌다.
한 여성이 1월 25일 오전 6시 8분께 1호선 구로역 인근 선로에 뛰어든 것.

출근 대란을 방지하기 위해 코레일 측은 해당 선로만 통제하고 나머지 선로는 정상적으로 운행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당국은 현재까지 자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1호선 구로역 사고의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이번 구로역 사고처럼 1호선에서 특히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은 역이 많고,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는 외부에 노출된 선로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선로 대부분이 지하에 구축된 다른 노선에 비해 1호선의 경우 지면 위를 다니는 구간이 상대적으로 많다. 이 때문에 구로역 사고와 같은 사망사고가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할리우드 유명 영화감독인 워쇼스키 남매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현실을 등지기 위해
지하철로 뛰어들어 자살하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 영화 '박하사탕'에서 설경구가 자살하기 위해
열차 선로 위에 서서 포효하는 장면은 아직까지 회자되는 명장면 중 하나다.

모스크바 기차역에서 귀족부인이 자살하는 장면은 문학사에서 잊을 수 없는 작품 '안나 카레리나'의
마지막 장면이다. 이는 그 당시 실화를 픽션화한 것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기차역 플랫폼은 1800년대 러시아에서도 비극의 장소로 떠오르곤 했다.

상상 혹은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 속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열차 고장으로 멈춰져 있는 지하철 4호선


한편 1호선뿐 아니라 4호선에서도 구로역 사고와 같은 사망사고, 안전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4호선 역시 사망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지난해 4, 7월에는 안산역에서, 2014년 12월에는 초지역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같은 인명사고뿐 아니라 잦은 고장, 단전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 6일 저녁 7시 25분께 한성대입구역에서 성신여대입구역 사이에서 열차가 멈춰 섰다.
퇴근시간인 만큼 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었고, 승객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12월 7일에는 이촌역에서 동작역 방향 선로에서 균열이 발견돼 운행이 중단된 바 있고,
지난 11월 오전 8시께에는 혜화역에서 오이도 방향으로 향하던 출입문이 닫히지 않아
20분간 열차가 서행했다.

4호선의 경우 이처럼 출퇴근 시간에 이와 같은 사고가 자주 발생해 '지옥철'이라는 오명을 쓰고 말았다.

박유현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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