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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미래학자 연쇄 인터뷰] “‘시간부족 사회’ 온다”

일산백송 2015. 7. 27. 10:10

[미래학자 연쇄 인터뷰] “‘시간부족 사회’ 온다”

 

[6] “시간은 미래의 희귀자원” 세계미래회의 티머시 맥 회장
"한정된 시간,처리할 정보 너무 많아 ‘시간부족 사회’ 온다"

 

베데스다=신지은기자 ifyouare@chosun.com
입력 : 2007.01.15 00:41 / 수정 : 2007.01.15 09:16

 

    • ▲ 옆집 아저씨처럼 푸근한 인상의 맥 회장은“충분히 질문을 하라”고 했지만 주어진 인터뷰 시간이 한 시간뿐이어서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워싱턴 인근의 세계미래회의(WFS) 사무실에서 /베데스다=신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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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時間)이 가장 값지고 희귀한 자원 중 하나가 된다.” 티머시 맥(Timothy Mack·62) 세계미래회의(WFS) 회장은 “미래엔 한정된 시간 안에 경험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먹는 것과 보는 것 등 경험한 단위에 투자하는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고 말했다. 그래서 앞으로 시간이 돈보다 값진 자원이 되는 ‘시간 부족(Time Famine·시간 기근)사회’가 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작년 11월 29일 미국 워싱턴의 세계미래회의 사무실에서 만난 맥 회장은 이미 ‘시간 부족시대’에 가있는 듯했다. 이날 그는 하루종일 빡빡하게 이어지는 릴레이 회의 도중 짬을 내 기자를 맞아 주었다.

      ―시간이 희귀 자원이라니?

      “초고속 열차와 비행기, 시공간을 뛰어넘는 인터넷이 등장했지만 도리어 인간들은 갈수록 헐레벌떡하고 있다. 이상한 일이지? 이유는 정해진 시간 안에 처리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기술도 따라잡아야 하고. 덩달아 1인당 노동생산량은 엄청나게 늘고, 시간당 임금도 높아졌다. 시간이 돈이라는 얘기다. 값비싼 시간에 여러 가지를 압축적으로 하려 드니 당연히 삶이 팍팍해질 수밖에.”

      ―시간의 부족현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요즘 생일 축하 파티를 어떻게 하나? 패밀리 레스토랑 직원들이 불러주는 짧은 축하 노래와 인스턴트 음식으로 때운다. 몇 초를 아끼려 붉은 신호등에 (횡단보도를) 뛰어가고, 맛을 느끼기도 전에 음식을 꿀꺽 삼켜 버리며,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차에 탄 채 음식을 주문하고 받는 서비스)를 찾는다. 운전하면서 휴대전화로 대화하고, 음악을 듣고, 샌드위치를 먹는다. 앞으로는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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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초 아끼려 붉은 신호에 뛰고… 맛 느끼기전에 음식 꿀꺽

      여가생활도 시간 아까워 많은것 하려다 더 스트레스 받아

      인터넷에 매몰된 외로운 인간, 대면접촉이 더 중요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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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음, 여기에 해당하는 정확한 단어가 뭘까…”하면서 한참을 뜸들이다가 “그래, 맞아, ‘서둘러(Rush)’다!”라고 외쳤다.

      “집에 불이 나면 서둘러 빌딩을 빠져 나와야 되죠? 악어가 쫓아오면 서둘러 도망쳐야 되죠? 사실 ‘서두르다’와 ‘삶’이란 단어는 본질적으로 어울리지 않아요. 모차르트가 음악을 서둘러 작곡하지 않고, 표범이 아프리카 사바나를 서둘러 뛰어가지 않듯이.” 그는 인생의 진리를 발견했다는 듯 빙긋 웃으며 말했다.

      ―쫓기면 스트레스가 증가하는데, 그렇다면 미래 인간들은 행복하지 않은가?

      “행복, 불행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확실히 스트레스는 증가한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를 보자. 최근 통계에 따르면 도요타의 20만 근로자 중 12만4000명이 만성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회사가 어느 부서를 더 잘라야 하는지를 고민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스스로 업무량을 늘리고, 생산을 가속화한다. 미국에서도 20~35%의 직장인들이 기계에 감시당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일에 있어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다 보면 여가(餘暇)의 부족을 느낀다. 인간은 이 불균형을 맞추기 위해 레저에도 효율성을 추구하려고 든다.”

      ―레저에서 효율성을 추구한다니?

      “여유 있는 배낭여행 대신 단시간에 많은 것을 경험하는 ‘패키지 투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시간이 많이 투입되는 글쓰기나 명상보다 스트레스를 단번에 날리기 위한 드라이브, 쇼핑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시간이 아까워 보다 많은 것을 하려다 보니 생기는 현상인데, 이러면 오히려 스트레스와 피로가 더 누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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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러스트=문성연
    • ―아인슈타인은 예쁜 여자와 있는 1시간은 1분 같고, 난로 위에 손을 얹은 1분은 1시간 같다고 했다. 시간은 상대적인 개념인데, 모든 사람이 똑같이 쫓긴다고 느끼는가?

      “그렇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고등교육을 받고, 고소득을 올리며, 18세 이하의 자녀를 가진 기혼자(旣婚者)일수록 시간의 부족을 많이 느낀다. 특히 30·40대층이 그렇다. 개인적으로는 직장을 가진 30·40대 싱글맘(single mom)이 가장 시간이 없다고 본다.”

      그는 그동안 4~5차례 ‘인터넷시대의 커뮤니티’란 제목의 글을 발표하면서 “미래에는 인간들 사이의 대면(對面) 접촉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주장해 왔다. 간접 체험에서 얻는 정보의 양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직접 체험으로 보충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 증거로 여행산업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꼽으며, 여행산업이 향후 15년 동안 4배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기자에게 “분명 당신은 많이 바쁠 텐데 워싱턴까지 직접 나를 만나러 왔다”며 “대신 당신은 나의 몸짓과 목소리, 인상을 통해 전화나 이메일에서 놓치는 수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의 문화 유적을 둘러볼 수는 있지만 ‘아우라’(원본에서만 나타나는 분위기)는 실제 현장에서 느낄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기술 발전이 인간관계를 소원(疏遠)하게 만든다고 믿는가?

      “사람들은 점점 더 외롭다고 느끼고 있다. 당신은 비행기 안에서, 지하철 안에서 옆 사람과 얼마나 자주 얘기하는가? 기껏해야 ‘실례합니다. 비켜주세요’ 정도다. 인터넷은 또 어떤가. 물고기처럼 차갑다. 의사 소통을 하지만 정(情)을 쌓긴 힘든 공간이다.”

      ―인터넷의 수많은 커뮤니티들이 사람들 사이의 거리를 좁혀 주지 않았는가?

      “미국에서도 마이 스페이스(myspace), 드롭샷(dropshots) 같은 친구나 가족들을 위한 커뮤니티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글쎄. 컴퓨터가 우리를 하루에 16시간씩 묶어 놓지만 않았더라면 그런 커뮤니티가 애당초 필요 없지 않았을까. 직접 찾아가면 되니까 말이다. 부모님을 찾아 뵐 시간이 없으니까 인터넷에 사진을 올리고 댓글을 다는 것이다. 또 이렇게 인터넷에서 최소한의 안부를 묻고 지내니까 실제로 얼굴을 볼 필요성을 덜 느끼게 되고….”

      ―인터넷의 긍정적 측면은 없나?

      “내가 인터넷에 부여하는 역할은 ‘정보 격차를 줄여주는 메신저(messenger·전달자)’다. 최고 임원이 말단 직원과 직접 메신저로 대화하고, 소비자가 거대한 기업을 상대로 즉시 제품에 대한 불만과 만족감을 표현한다. ‘디지털 전도사’ 네그로폰테(MIT 교수)도 문화·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아프리카에 컴퓨터를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건 좋은 측면이다. 하지만….”

      ―세상이란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해 놓으면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건가?

      “호, 호, 호! (그는 책상을 두드리며 산타할아버지 웃음 소리를 냈다) 맞다. 예를 들면 나의 이메일 시스템은 지난 1년 동안이나 친한 친구의 이메일을 걸러내고 있었다. 스팸 메일로 오해해서 말이다. 정말! 난 친구를 잃을 뻔했다. 게다가 인터넷에서 날로 발전하는 광고의 ‘속임수(gimmick)’를 보라. 신뢰를 쌓기 힘들다는 것이 문제다.”

      그는 “인터넷 가상 공간은 기본적으로 황량한(desolate) 공간”이라며 웃음을 지었는데, 약간은 시니컬하게 느껴졌다.

      “자연과 인간은 균형을 찾으려는 속성이 있다. 무엇이든 한쪽으로 너무 쏠리면 그 반작용에 의해 틀림없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간다.”

    • 티머시 맥 회장은

      티머시 맥은 3만여 명이 소속된 세계 최대의 미래예측 전문가 집단 세계미래회의(World Future Society·WFS)의 회장을 맡고 있다. 1966년 창립된 WFS는 매년 ‘올해의 10대 현상’을 발표, 냉전 종식과 인터넷의 도래, 가상현실 등 굵직한 미래흐름을 예측해 왔다.

      뉴욕주(州) 변호사 출신인 그는 미국 변호사협회 미래위원회를 이끌고 있으며, 미래학 분야의 가장 권위 있는 출판물인 ‘미래보고서’의 편집국장도 겸임하고 있다. 1990년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행정대학원)과 미 국립과학한림원에서 정책 연구원을 지낸 뒤, 미국 정부의 변화관리 컨설턴트로 미 국방부 등 정부 부서와 관련된 공공 서비스의 민영화 등에 관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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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부족 사회: 축적된 정보와 실시간으로 변하는 기술을 소화해 내기 위해, 시간에 쫓기는 현상. 경험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다른 어떤 자원보다도 시간이 귀해지는 것이 이 사회의 특징이다.

      ▲마이 스페이스(My Space): 1억명 이상 가입자를 확보한 세계 최대의 인맥 구축(social networking) 사이트. 개인 신상정보와 사진 등을 올려 놓고 네티즌끼리 교류할 수 있도록 해, ‘미국판 싸이월드’라 불린다.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멀티미디어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MIT(매사추세츠 공대) 미디어랩 소장. 1995년 ‘디지털이다’(Being Digital)란 책에서 디지털 혁명이 가져올 사회변화를 예측해 ‘디지털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인터넷의 메신저 역할: 인터넷이 지닌 수많은 기능 중 쌍방향·수평적 대화의 통로 역할을 지칭한 것.

  • 출처 : 바람이 참 좋네.. ^^~
    글쓴이 : 한줄기 바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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