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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이 바친 거액의 헌금, 알고 보니 사기로 번 돈

일산백송 2015. 4. 16. 17:18

교인이 바친 거액의 헌금, 알고 보니 사기로 번 돈
미국 부활생명교회, 피해자 보상 위해 특별 헌금 3억 원 모금 운동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2015.04.14 23:02:53

한 교인이 고액을 교회에 헌금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가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범죄를 저지르면서 벌어들인 돈이다.
교회 지도자가 그 사실을 확인한 다음 어떻게 처신해야 마땅할까.

최근 우리 사회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무기 거래상 장로가 떠오른다.
한 교회의 장로이기도 한 그는, 불법으로 벌어들인 돈을 헌금한 다음 다시 빼내는 방법으로,
교회를 불법 자금 세탁소로 전락시켰다.
이 교회 지도자들은 장로 개인의 일탈 행위로 규정하고 자신들은 억울하게 매도되고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도 교인이 불법을 저질러서 번 돈을 헌금한 것이 드러난 사건이 최근 일어났다.
미시간 주에 있는 부활생명교회(Resurrection Life Church)는 2014년 11월,
지역 검사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과거 교회가 받은 헌금 중에 데이비드 매퀸(David McQueen)이라는 사람이 낸 돈이 있는데,
그가 현재 사기 혐의로 구속·수감 중이라는 것이다.
다단계 사기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에,
교회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받은 헌금만큼 피해자들에게 돌려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 미국의 한 교회가 3억 원의 특별 헌금을 모금하고 있다. 5년 전 한 교인이 거액의 헌금을 했는데, 알고 보니 다단계 사기로 번 돈이었다. 이를 안 교회는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하기 위해 교회 홈페이지에 코너를 마련해 특별 헌금을 받았다. 교회가 꼭 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전 재산이었을지도 모를 돈을 돌려주기 위해서다. (미시간 주 지역 신문 <엠라이브> 관련 기사 갈무리)


교회는 그렇게 하겠다고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오래 전의 일이고, 교회가 그 헌금만 따로 모아서 쓰지도 않았고, 여태 간직하고 있을 리도 없었다. 

교회로서는 갑자기 3억 원이 넘는 큰돈을 마련할 수가 없었다. 

우선 연방 검사에게 답장을 보내 이 제안을 거절하기로 했다.

"우리 교회는 매퀸이 어떻게 번 돈으로 헌금을 한 것인지 전혀 몰랐다. 

이 기부자가 안 좋은 일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당시에는 알 수도 없었다. 

부활생명교회 당회는 검사가 보낸 제안서를 꼼꼼하게 읽었다. 

우리는 매퀸이 낸 십일조 등 모든 헌금을 피해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제안을 

신중하게 고려했다. 그리고 아주 정중하게 거절하기로 했다."

교회의 주장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매퀸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매해 헌금을 했다. 

어떨 때는 십일조로, 어떨 때는 감사 헌금으로 꾸준하게 냈다. 

교회는 그 헌금으로 교회가 진행하던 사역에 골고루 나눠 썼다. 고아원에 보내기도 하고, 

해외 선교에 쓰기도 했다. 먹을 것이 필요한 교인들에게 음식을 사 주는 일에도 썼다.

두웨인 클록(Duane Klok) 담임목사는 교회 SNS 계정에 올린 글에서, 돈을 돌려 달라는 요청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현재 교회는 3억 원이라는 돈을 소유하고 있지도 않고, 또 우리가 최근에 받은 헌금들은 그런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산과 맞지 않게 헌금을 쓰는 일은 또 다른 법적인 문제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가 몇 년 전에 저지른 범죄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또 다른 비윤리적인 죄를 범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교회의 반응은 피해자들의 아픔을 별로 고려하지 않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교회는 이내 후속 조치를 취했다. 

비록 모르고 받은 돈이기는 하나, 누구에게는 전 재산일 수도 있는 돈을 모른 척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클록과 당회가 생각해 낸 방법이 '특별 헌금'이다. 

그는 이어지는 글에서 돈을 잃은 투자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교회가 특별 헌금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 헌금은 전액 투자자들의 손실을 메우는 데 쓰일 것이라고 했다. 

변호사 한 명이 전체 과정을 감사할 것이고, 연방 검사와도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부활생명교회 홈페이지에 가면 '매퀸 피해자 펀드'라는 제목으로 특별 헌금을 할 수 있는 코너가 있다. 

교회가 피해자들의 아픔을 헤아리고, 그들의 돈을 책임지고 갚으려고 하는 모습은 

SNS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특별 헌금에 동참했다고 밝힌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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