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끝, '점집'으로 달려가는 사람들..왜?
점괘보다는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 "좋은 말만 새겨들어요"
머니투데이 | 최민지 기자 | 입력 2015.02.22 06:09
명절 끝무렵, 30대 독신녀의 마음은 답답하다.
일과 사랑 둘 중 어느 하나 제대로 잡지 못한 것 같아 괜히 우울해진다.
결혼하라는 친척들의 성화, 미래가 보이지 않는 직장생활이 견딜 수 없을 때마다
이들이 떠올리는 곳이 있다. 바로 철학관이다.
진짜인 듯 진짜 아닌, 진짜 같은 철학관의 예측에 울고 웃는 그들의 사연을 모아봤다.
◇교사·공무원도 "내일이 불안하다"
=올해로 8년차 공무원인 H씨(29)는 3년 전부터 1년에 5번씩 점집이나 철학관을 찾는다.
고향인 부산에 내려갈 때마다 부모님과 함께 신 내렸다고 소문난 점집을 찾기도 하고
최근엔 인터넷으로 점을 봐주는 곳이 있다고 해 온라인 점괘를 받아봤다.
6년차 교사인 Y씨(30) 역시 해마다 세 번 정도 점집을 찾는다.
복채를 내면 액땜하는 기분이 들어 기분전환이 되고 점괘가 들어맞았던 적도 있어
사주에 대한 믿음이 있다.
안정적인 직장에 종사하는 두 사람이 점집을 찾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불안' 때문이다.
Y씨는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들어갔고 임용고사에 붙었지만
여전히 교사 일이 평생 직업인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며
"가는 곳마다 '지금 직장이 평생 직장'이라고 할 때마다 반쯤은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직업뿐 아니라 결혼적령기가 되면서 연애도 큰 고민거리가 됐다.
현재 남자친구가 없는 H씨는
"내 직업만큼 안정적으로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남자를 만나고 싶은데 여초직장이라 소개팅 말고는
기회가 잘 없다"며 "점점 결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점괘가 아닌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
=연봉 5700만원의 5년차 대기업 직장인인 K(29)씨.
그는 대학에 들어간 2005년부터 대학원을 졸업할 때까지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학교 앞 단골 철학관을 찾았다.
이곳에선 오랫동안 K씨를 지켜봤기 때문에 때마다 그의 고민에 대해 적절한 조언을 건네준다.
"철학관이 웬만한 상담센터보다 심리적 안정을 주는 곳"이라는 게 K씨의 말이다.
얼마 전에도 신년을 맞아 철학관을 찾았다.
그는 "올해는 2~6월 사이에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해서 내심 기대가 된다"며
"나쁜 얘기도 있었지만 적당히 흘려 듣는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5년차 직장인 C(29)씨는 명절을 쇤 후 철학관을 찾기로 했다.
그는 "최근 인사평가에서 안 좋은 등급을 받다보니 직장 생활에 회의를 느껴
처음으로 철학관을 방문하기로 결심했다"며
"친구에게도 털어놓기 힘든 고민을 들어줄 사람을 찾다보니 정신과나 심리삼당소보다 부담 없는
철학관이 마침맞았다"고 말했다.
철학관에 가서 물어볼 질문도 정해뒀다.
그는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육아와 일을 병행할 자신이 없다"며
"결혼 후 전직을 계획하고 있는데 어떤 직업이 맞는지 내가 세운 계획과 철학관의 예측을 비교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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