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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간판은 국제학교인데.. 학생 10명 중 8명 한국인

일산백송 2015. 2. 11. 10:28

[단독] 간판은 국제학교인데.. 학생 10명 중 8명 한국인
한국일보 | 정지용 | 입력 2015.02.11 04:47 | 수정 2015.02.11 10:24


'외국인 자녀 교육' 설립 취지 무색… 고소득층 자녀 위한 귀족 학교로

회계감사 규정 없어 관리 '사각', 교육부는 설립 쉽게 규제 완화만

채드윅 송도 국제학교 등 국내 거주 외국인 자녀를 위한 '외국 교육기관'의 재학생 10명 중 8명이 내국인으로 드러나 당초 설립 취지와 다르게 운영된다는 지적이다. 

해외 유학 수요를 국내로 흡수하기 위해 내국인 입학을 허용했지만 

고등학교 과정 학비는 연 4,000만원이 넘어 해외 유학을 가는 것보다 2~3배 비쌌다.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외국교육기관 설립ㆍ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외국 교육기관 6곳의 2014학년도 재학생 1,385명 중 1,076명(77.7%)이 한국 국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 교육기관은 외국인 자녀들의 교육 여건을 향상시켜 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 투자 유치를 활성화 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

초ㆍ중ㆍ고등학교를 운영하는 채드윅 송도 국제학교의 내국인 재학생은 772명 중 623명(80.7%)에 달했다. 대구 국제학교도 266명 중 155명(62.4%)이 한국인이었다. 

대학교의 경우 FAU부산캠퍼스 재학생 50명 중 47명(94%)이, 한국조지메이슨대는 94.2%(65명), 

한국뉴욕주립대는 78.7%(129명), 한국뉴욕주립대학원은 71.9%(46명)가 각각 내국인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채드윅 송도 국제학교의 내국인 비율은 

2011년 83.2%, 2012년 82.3%, 2013년 82.8%로, 80% 수준을 유지했고, 

대구 국제학교도 2011년 76.1%, 2012년 63.7%, 2013년 65.1%로 높았다. 

이광호 함께여는교육연구소 소장은 "외국 교육기관에 이처럼 내국인이 몰리는 이유는 국내 교육과정을 

따르지 않아도 돼 외국어 중점 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외국인 자녀를 위한다는 취지와 달리 사실상 고소득층 자녀를 위한 '귀족 학교'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들 학교의 학비는 오히려 해외 유학 비용 보다 비쌌다. 

대구 국제학교의 학비는 2014학년도 고교 기준으로 스쿨버스비와 입학금 등을 포함해 

1인당 4,310만원이었고 채드윅 송도 국제학교도 4,237만원이었다. 

정 의원은 "2012년 해외 유학생 1인당 유학비 1,938만원의 2배 수준으로 '유학 대체 효과'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대학 학비는 지난해 한국뉴욕주립대 2,574만원, 조지메이슨대 2,213만원, FAU부산캠퍼스 1,756만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관련법에는 이들 외국 교육기관의 회계를 감사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설립 이후 

단 한 차례도 교육부의 감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구시가 2013년 대구국제학교를 감사한 결과 

고액 등록금 부과, 수의계약 남발, 외국인 학생 장학금 특혜 등의 문제가 드러났었다. 

이 학교 설립때 220억원을 지원한 대구시는 학교에 대한 회계ㆍ운영 감사권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외국교육기관 설립ㆍ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해 국내 학교 법인도 외국 학교 법인과 합작해 외국 교육기관을 설립ㆍ운영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외국 교육기관 확대는 외국인 투자 활성화라는 국가 차원 정책이라 불가피한 면이 있다"며 "교육부가 운영비를 지원하지 않아 회계 감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진후 의원은 "정부는 국내 학생이 대부분인 외국 학교를 확대하기 위해 규제 완화 정책을 펼치지만 

정작 회계 감사 권한이 없어 관리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며 "내국인 비율을 낮추고,

교육부 회계 감사가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