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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는 특정세력 전유물 아냐”…尹 탄핵 지지층서 “태극기 탈환” 주장

일산백송 2024. 12. 16. 18:52

“태극기는 특정세력 전유물 아냐”…尹 탄핵 지지층서 “태극기 탈환” 주장

공성윤 기자2024. 12. 16. 18:00
 
‘계엄사태’로 재조명되는 국기…탄핵 찬성 집회에서 촛불 대신 태극기 들기도

(시사저널=공성윤 기자)

 

'촛불=진보' '태극기=보수'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 이후로 시민사회와 언론 등이 보여온 보편적 인식이다.

그런데 최근 '12·3 계엄사태'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이러한 이분법이 흔들리고 있다.

"나라 걱정에 진보, 보수가 어딨나"라는 시각에 이어 "태극기는 특정 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 등 보수시민사회 단체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대통령 불법탄핵 저지를 위한 광화문 국민혁명대회 집회'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진보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로 분류되는 클리앙에는 계엄사태 이후 "아이돌 팬들이 태극기를 탐내고 있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아이돌 커뮤니티의 게시물을 인용해

"욕심 많은 아이돌 팬들에게 다음 목표가 생겼다"며 태극기가 달린 응원봉 사진을 올렸다.

이에 대해 "정말 좋은 생각" "슬슬 민주시민들이 태극기 탈환을 시도하고 있다" 등 동조하는 반응이 나왔다.

보수 성향이 비교적 짙다고 알려진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도 비슷한 의견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예전에 누가 촛불 집회에 태극기 들고 와서 사람들이 뭐라고 했는데 '태극기 부대가 아니라 그자들이 뺏어간 태극기를 다시 가져 오자는 취지'라니까 다들 좋아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태극기를 가져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SNS X에는 "대구 (대통령 퇴진 촉구) 시위 다녀왔다.

나는 멋있는 응원봉이나 촛불, 피켓 등이 없어서 친구랑 태극기 들었다"고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X를 통해 "25년 전 인터넷도 없던 시절 친일파 명단에 학교 설립자가 포함돼 있어서 가방에 태극기를 단 적이 있다"며 "태극기를 극우로부터 찾아오자"고 주장했다. 이 게시물은 1400여회 공유되며 널리 퍼졌다. 댓글 중에는 "나라 걱정은 정치적 이념과 무관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응원봉과 촛불을 켠 채 환호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정훈

 

소위 '태극기 부대'로 통칭되는 시민단체는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 때 본격적인 장외 활동을 펼쳤다.

당시 박사모, 어버이연합,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등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들은

연일 태극기를 들고 거리에서 "탄핵 반대"를 외쳤다.

이들을 보수라는 스펙트럼 안에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은 새누리당-자유한국당-국민의힘으로 이어지는 보수 계열 정당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부분은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정권이 바뀐 뒤에도 '태극기=보수 세력'이라는 인식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반면 촛불은 진보 세력의 상징물처럼 여겨지고 있다. 원래 촛불집회는 오랜 역사를 지닌 비폭력 시위 방법의 하나다.

이를 뜻하는 영단어 'candlelight vigil'은 서양에서도 시민들의 조용한 저항을 보여주는 집회로 통용되고 있다.

2023년 3월17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위원석 노트북에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수는 없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태극기가 그려진 팻말이 붙어 있다. 국민의힘은 이 팻말에 반발, 전체회의에 불참하며 회의가 지연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한국에서는 2016년 '박근혜 퇴진 범국민행동'을 중심으로 박 전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이 촛불을 들면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때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 계열 정당들도 동참했다. 그러면서 촛불과 태극기 사이에 대립 구도가 형성됐다.

하지만 이번 계엄사태 이후 인터넷 등에 제기된 주장처럼 태극기를 정치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9일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비상의원총회에서 서로의 가슴에 태극기 배지를 달아주기도 했다. 그간 태극기에 보수적 색채가 짙게 칠해져 있었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례적이다.

한편 정권 지지 차원에서 태극기 부대와 궤를 같이 한 보수 정치권마저 윤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당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자리에서 물러나며 "탄핵 찬성으로 선회한 것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14일 국회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때는 국민의힘에서 12명이 찬성표를 던지며 '부결 당론'을 등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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