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표의 조국 대표 예방 '패싱' 사건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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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혜, 남소연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예상치 못한 얘기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야당 대표들 간 회동이 미뤄지고 있는 이유를 처음 취재할 당시엔 "한동훈 대표가 바쁜 상황"이라고 했었다. 그러더니 기사가 나가고 난 후에야 국민의힘 측이 사실은 조국혁신당에는 예방을 요청했다는 입장을 밝혀 온 것이다(관련기사: 한동훈, 조국 등 야당 대표 예방 미루는 이유는? https://omn.kr/29n0p).
사실 한동훈 대표가 임기를 시작한 지 10일이 넘도록 다른 야당 수장들과 회동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통상 새롭게 당선된 당 대표가 다른 당 대표를 예방하는 게 관례다.
더불어민주당은 새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진행하고 있으니, 한 발 물러서서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는 왜 안 만날까? 이유가 궁금해 취재를 시작했다.
국민의힘 쪽에서는 "야권이 탄핵(청문회) 하고 난리인데, 대치 국면에 인사를 하러 갈 수 있겠느냐"는 답이 돌아왔다. 당 대표 비서실장 등 당내 다른 인사들에게도 질문을 던졌지만 대답은 없었다. 한동훈 대표가 만나기 껄끄러운 야당 당 대표와의 회동을 당 안팎의 상황을 핑계로 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보도 이후에야 국민의힘 측은 조국혁신당에는 '우리가 거절당한 것'이라고 반박을 해왔다. 당 대표 사정에 밝은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조국혁신당에 당대표 예방을 요청했는데 거절당했다"라며 "(조국혁신당) 공간 정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순연하자는 말을 들었고, 그래서 예방이 미뤄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예방을 거절한 게 아니다"라며 "우리 당의 공간 정리가 안돼 예방을 미루자고 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사건의 발단은 '국회 사무실 점유' 공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국민의힘 당 대표 비서실로 사용되던 공간인 국회 본관 224호는 현재 조국혁신당 몫으로 배정된 상태다. 국회사무처는 이런 내용이 담긴 '비교섭단체 등 사무실 재배정 통보' 공문을 지난 6월 27일 송부했는데, 국민의힘이 현재까지도 해당 사무실을 비우지 않고 있어 갈등이 생긴 것이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우리 공간을 그렇게 무단 점유하고 있는데 인사를 받을 수 있겠나"라며 "우리는 '사무실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러 오시라'고 한 건데, 국민의힘 측은 그 말을 거절로 받아들인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단 점유 문제가 해결된다면 언제든지 예방 받을 의사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사무실 문제로 줄다리기를 벌인 양당은 사실 물리적 거리로는 너무나 가까운 이웃이다. 조국혁신당은 본관 223호부터 225호까지의 공간을 배정받았는데 바로 옆 226호에는 국민의힘 당 대표실이 있다. 한동훈 대표와 조국 대표가 화장실을 가다가도 만날 수 있는 거리다.
이사 가기로 한 국민의힘... 조만간 집들이 겸 회동 이뤄지기를
양당의 공간 점유 갈등은 곧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 한동훈 대표가 2일 전격적으로 국회 사무처 요구대로 본관 대표실 이전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당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한 대표는 오늘 국회 본관 대표실 이전 관련 보고를 처음 받고 '국회 사무처가 불편하지 않게 모두 양보해 주라'고 지시했다"며 "국민의힘은 조만간 국회 본관 대표실을 이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선 이후 국민의힘 실무진은 동선 및 의전 등 문제로 국회사무처가 요구해 온 대표실 이전 문제를 강하게 반대해 온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방을 못 뺀 것은 이런 당내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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