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운명 그것이 알고 싶다.

잘한 이야기

"너무 힘들어..." 옥상에 위태롭게 서있는 학생에게 남성이 한 행동

일산백송 2023. 11. 13. 11:29

"너무 힘들어..." 옥상에 위태롭게 서있는 학생에게 남성이 한 행동
입력 2023.11.12 13:53

옥상 난간에 서있던 한 고등학생, 구조한 KT 직원의 이야기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지난달 24일, 김종석 KT(강북강원광역본부 광진Biz지원팀) 과장은 서울 광진구 일대 PC방 건물에서 현장 실사를 진행하는 중이었습니다. 4층에 위치한 PC방을 지하로 이전하며 인터넷 케이블 동선을 변경하기 위해 현장을 살펴보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옥상을 올려다본 그 순간, 난간에 올라서는 한 남성이 김 과장 눈에 띄었다고 합니다. 김 과장은 "작업을 하는 사람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작업하는 옷차림이 아니더라"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난간에 서있던 남성이 뛰어내릴 듯한 행동을 취하는 것처럼 보여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습니다. 그는 "이상해서 한참 쳐다보니 나랑 눈이 마주쳤다"라고 말하면서 "나를 보더니 놀란 듯 난간에서 내려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출처 클립아트코리아

김 과장은 현장을 떠날 수가 없었고 시간이 조금 흐르자 난간을 내려갈 듯했던 남성이 다시 난간 위로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폈습니다. 이를 본 김 과장은 "아무래도 찜찜해서 옥상에 바로 올라가 봤다"라며 그때의 상황을 이야기했습니다.


옥상에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이 난간 귀퉁이에 앉아 있었습니다. 김 과장은 "학생 뭐 힘든 일 있어? 여기 왜 이러고 있어?"라고 말을 건넸고 좀처럼 말을 하지 않던 학생은 "너무 힘들다"라며 울먹였습니다.

김 과장은 "집에 가라고 하니 가정에 불화가 있어 집에 가기 싫다고 하더라. 친구한테 가있으라고 하니 친구도 없다"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합니다. 겨우 학생을 달래 건물 아래로 내려온 김 과장은 학생을 그대로 보낼 수가 없었습니다.

김종석 KT(강북강원광역본부 광진Biz지원팀)-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김종석 KT(강북강원광역본부 광진Biz지원팀)-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저 갈게요"라고 말했지만 자꾸 뒤를 돌아보는 학생의 애처로운 표정이 눈에 밟힌 김 과장은 결국 학생을 돌려세워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마시면서 119, 경찰이 오길 기다렸고 경찰에 학생을 맡기며 상담 센터의 도움을 받게 해 달라는 부탁을 했습니다.


김 과장은 "학생이 상담 센터의 도움을 받아 마음을 잘 다독였으면 한다. 당시 상황이었다면 누구나 했을 일인데 관심을 받게 돼 부끄럽다"라며 쑥스러운 듯 말했습니다.

한편, 학교폭력 예방교육 및 전화·문자 상담 117, 청소년 가출, 학업중단, 인터넷 중독, 고민 상담 1388을 통해 부모님, 친구들, 선생님에게 털어놓기 힘든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