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운명 그것이 알고 싶다.

나쁜 이야기

“주말마다 이러니 살 수가 없다” 계속되는 도심집회에 시민 분통

일산백송 2022. 11. 26. 18:33

“주말마다 이러니 살 수가 없다” 계속되는 도심집회에 시민 분통

유재인 기자입력 2022. 11. 26. 17:13수정 2022. 11. 26. 18:14
 

26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수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집회로 인해 차선이 통제되고 소음이 극심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날 오후 12시 쯤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인 삼각지파출소 앞에서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모인 전국민중행동이 ‘2022자주평화대회’를 개최했다. 경찰 추산 500여명이 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마이크와 확성기를 이용해 ‘미군은 이땅을 떠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해당 집회가 열리는 시간에 맞춰 맞은편에서는 보수 성향으로 추정되는 시민이 확성기를 단 자동차 위에서 ‘너희나 이땅을 떠나라’고 외치기도 했다.

과도한 소음에 인근을 지나가던 시민들은 고개를 젓거나 손으로 귀를 막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경찰 관계자는 “한 단체만 집회를 하고 있는 걸로 보기 때문에 소음 기준을 적용하기 애매하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인근에서 자유통일당 등 보수 단체들이 집회를 열었다. /유재인 기자

이날 서울 중구 세종대로와 남대문 인근에서도 진보·보수 성향의 단체들이 각각 집회를 열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는 동화면세점 앞에서부터 서울시의회까지 3개 차로를 막고 집회를 열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4000여명이 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후 4시 반부터 남대문 앞에서는 진보 성향의 촛불승리전환행동이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시청역 8번출구부터 남대문까지 3개차로를 막고 “윤석열은 퇴진하라”, “김건희를 특검하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현장에 있는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집회가 시작될 무렵인 4시 반 기준 700여명이 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중구 남대문 인근에서 진보 성향 '촛불승리전환행동'이 집회를 열고 있다. /유재인 기자

각 집회 참여자들은 집회 내내 설치된 무대 위로 올라가 구호를 외쳤다.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자유통일당 측 연사들은 마이크에 대고 노래를 부르거나 “문재인을 구속하라”, “국민의힘 각성하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나갔는데, 그 소리가 인근에 있는 코리아나호텔과 카페 내부까지 크게 울렸다. 남대문 앞에 무대를 설치한 촛불승리전환행동 또한 마이크를 잡은 연사의 목소리가 시청역 인근까지 들릴 정도였다.

시민들은 반복되는 집회에 피로감을 느끼는 것과 함께 주말마다 도심 곳곳에서 발생하는 집회 소음에 고통받고 있다. 이날 광화문을 지나가던 임모(26)씨는 “집이 경복궁 쪽이라 집에 가는 길에 어쩔 수 없이 지나가야 하는데,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며 “주말마다 이러니 살 수가 없다”고 했다.

교통 또한 큰 혼잡을 빚었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에 따르 이날 오후 도심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10㎞ 안팎에 머물렀다.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