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운명 그것이 알고 싶다.

사고 이야기

"여자친구가 죽었습니다"…악몽이 되어버린 이태원 핼러윈

일산백송 2022. 10. 30. 09:10

"여자친구가 죽었습니다"…악몽이 되어버린 이태원 핼러윈

전재훈입력 2022. 10. 30. 06:16수정 2022. 10. 30. 06:29
 

기사내용 요약
이태원 압사사고 사망 146명·부상 150명
"인파 몰려 움직이지 못한 채 휩쓸려 넘어져"
"골목길 곳곳에서 '살려주세요' 비명 들렸다"
"골목 경사로 맨 위부터 도미노처럼 쓰러져"
사고 현장 근처에서 '떼창'해 시민들 공분도
소방당국 "'압사 사고'로 추정…원인 조사 중"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해 30일 새벽 소방구급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30일 오전 4시 기준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와 관련해 146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는 150명으로 사망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2022.10.30.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여자친구가 사고로 죽었습니다…"

핼러윈데이를 이틀 앞둔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해밀톤호텔 일대 골목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친구나 연인을 잃은 시민들의 눈물로 사고 현장 일대가 슬픔에 잠겼다.

3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기준 146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현장에서 사망한 45명은 서울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으로 이송됐다. 사망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용산구 이태원로 173-7 해밀톤호텔 옆 골목 근처에는 친구 또는 연인을 잃어버린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발을 구르고 있었다.

연인과 이태원을 찾았다는 한 20대 남성은 "여자친구가 사고로 죽었다"며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렸다.

사고가 난 골목에서 빠져나왔다는 여성 박모(23)씨는 동행하던 친구를 잃어버렸다. 그는 "친구와 함께 골목에 있다가 넘어졌는데, 친구를 잃어버리고 혼자 빠져나왔다"며 "(경사가 있는) 골목 맨 앞에서부터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종된 여성의 남자친구 방모(28)씨는 "여자친구 친구의 연락을 받고 급하게 왔다"며 "여자친구가 계속 연락이 되지 않아 막연하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새벽 원효로 다목적체육관에 시신이 안치돼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사망자 중 46구의 시신을 이곳에 안치해둔 상태다. 2022.10.30. livertrent@newsis.com

사고를 목격했다는 시민들은 좁은 골목에 인파가 몰리면서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됐고, 일부 사람들이 넘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모(24)씨는 해밀톤호텔 근처에서 사고를 목격했다고 한다. 그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더니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서로 앞으로 가라고 밀다가 대로에서 근처 골목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서로 점점 더 밀기 시작하면서 벽에 부딪히거나 휩쓸려서 넘어지는 사람이 생겼다. 살려달라는 비명이 곳곳에서 들렸다"고 말했다.

한 남성 시민은 구조가 늦어져 피해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고가 난 골목에서 사람들이 넘어진 상태로 30분 정도 구조를 기다렸다"고 했다.

소방당국은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며, 사고를 '압사 사고'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투약 등은 확인된 바 없다"며 사고 원인은 파악 중에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전재훈 기자 =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헤밀톤호텔 인근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구조 현장에서 노래를 부르며 춤추는 영상이 공개돼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SNS 캡쳐) 2022.10.30.


한편 이날 다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고 현장 근처에서 춤추며 노래 부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게시돼 시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영상 속 시민들은 구급차 근처에서 휴대폰을 들고 제자리에서 뛰며 '떼창'을 하면서 춤을 추고 있다.

이를 목격했다는 한 시민은 "상황 파악이 안 돼서 그런 것 같은데, 다들 정신이 나간 것 같다"며 "비극 이후 또 다른 비극"이라고 말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15분께 해밀톤호텔 옆 골목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는 소방장비 144대, 대원 1701명이 출동해 구조 조치에 나섰다. 소방당국은 사망자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이날 이태원에는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해 30일 새벽 경찰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30일 오전 4시 기준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와 관련해 146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는 150명으로 사망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2022.10.30. bluesoda@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kez@newsis.com

ⓒ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