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던 지성' 故 신해철, 그가 남긴 독설과 감동
출처 일간스포츠 | 작성 이승미 | 입력 2014.10.28 08:26
[일간스포츠 이승미] '마왕' 신해철이 세상과 작별을 고했다.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긴급수술을 받은 후 의식 불명 상태에 있던 가수 신해철이 끝내 숨을 거뒀다.
언제나 당당하고 확고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연예계와 네티즌들은 과거 그의 모습을 추억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는 가요계 큰 족적을 남긴 최고의 가수이자, 청년들의 멘토였다.
또한, 언제나 당당하고 확고한 말투로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스피커이기도 했다.
'마왕'은 떠났지만, 그가 남긴 주옥같은 말들은 영원히 우리 곁에 남을 거다.
▶고 신해철, 그는 '소셜테이너'였다.
고인은 음악에만 국한되지 않고 대중문화계, 그리고 사회적인 영향력을 갖춘 '소셜테이너'였다.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하며 사회 현상과 이슈에 대해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고인의 이름을 다시 언급함으로 해서 마음 아픈 일이 다시 안 벌어졌으면 하지만 이것이 '연예인도 사람이구나' 차원의 사건이 아니라 좀 더 넓은 차원에서 봤으면 한다. 부와 명성이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깨달음으로 전해져야 하는 측면이 있다. 한국사회를 이끄는 정신적인 이념이 없다. 천민 패러다임 아래서 정신없이 잘 먹고 잘살자는 이야기만 해 왔다."
-2008년 MBC '100분 토론' 2008 대한민국을 말한다 편에서 故최진실로 기인한 사이버 모욕죄에 대해
"대학가요제에서는 새로운 노래들이 시도됐고 다양한 노래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현재 오디션은 시청률에 쫓기는 시스템이다"라며 "직업가수를 데려다가 이마에 등수를 다는 것은 잘못됐다. 가요계를 위해서 한다는데 다른 포맷으로 만들어 봤나?"
-2011년 MBC '100분 토론'에서 방송가에 부는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에 대해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요.저에요. 우리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해자이기 때문에 문상도 못 갔고 조문도 못 갔고 담배 한 자락 올리지 못했고 쥐구멍에 숨고 싶은 생각밖에 없는데 할 수 있는 것은 노래밖에 없으니까 마지막으로 노래라도 한 자락 올리려고 나왔어요."
-2009년 성공회 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공연 '다시, 바람이 분다'에서
▶고 신해철, 그는 '청년들의 멘토'였다.
'독설가'라고 불리던 그지만, 미래를 두려워하는 대한민국의 수 많은 청년들의 꿈을 응원하던 청년 멘토였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진심어린 조언으로 20대 청년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었다.
"흔히 꿈은 이뤄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잃어버려서는 안되는 것이 있고 또한 그 꿈이 행복과 직결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남의 시선을 신경쓰는 청소년들을 탓하기에는 남의 시선이 실질적으로 주는 피해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직업과 가치가 빚어낸 행복의 척도가 다르다."
-지난 7월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에서
▶고 신해철, 그는 '최고의 뮤지션'이었다.
고인은 1990년대 록음악의 대중화를 이끈 최고의 싱어송라이터다. 최고의 자리에도 끊임없는 음악적 변신을 통해 대중들의 눈과 귀를 만족시켰다.
"우리나라 뮤지션들은 불평을 많이 한다. '우리 대중은 사운드는 듣지 않고 멜로디와 가사만 중요시한다'는 거다. 지금의 제 대답은 '그렇다면 좋은 멜로디를 만들어오라'는 거다. 대중의 풍토에 대해 술 마시고 불평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은 결과물을 내놓으면서 불평을 해야한다. 대중음악의 주인이 변덕스럽더라도 끝까지 맞춰보는 거다. 그 와중에 30년을 버틴 놈이 나와야 우리의 음악신이 단단해지는 거다."
-지난 7월 포털사이트 네이버 '스타 타임라인' 인터뷰 중
"록 스피릿이라는 건, 에티튜드(Attitude)에서 나온다. 넥스트에게 기대하는 것, 넥스트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시원시원한 블록버스터 스펙터클 속에서 오밀조밀 한 것이다. 연주에 실패한 뮤지션은 용서할 수 있어도 액션에 실패하는 건 용서할 수 없다."
-2008년 넥스트 6집 발표 후 모 매체와 인터뷰에서
▶고 신해철, 그는 '참 좋은 가장'이었다.
"자살충동의 경향이 굉장히 센 편이여서 과거,조절하는 훈련이나 치료를 받았는데 아이들이 생기고 부터는 너무 행복해서 저절로 치유가 됐다.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남편이 되고 싶고 당신의 아들, 엄마, 오빠, 강아지 그 무엇으로도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
-2011년 MBC에브리원 '부엉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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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병원을 다니는데 남친과 남편은 한 글자 차이임에도 보호하는데 천지차이였다. 배우자라는 것이 그 세계(병원)에서는 거의 한 몸임을 뜻했다…(중략)…'병이라는 것은 소문내야 낫는다'라는 말에 공감했다. 함께 나누고 격려하라는 뜻이라는 것을 느꼈다."
-2011년 KBS '승승장구'에서 아내가 암에 걸린 아내와 연애부터 결혼까지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이승미 기자 lsmsh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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