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운명 그것이 알고 싶다.

잘한 이야기

‘꼼수탈당’ 민형배 호통, ‘중진협의체’ 김진표 직격…“尹·국힘에만 좋은 일”

일산백송 2022. 8. 22. 23:50

‘꼼수탈당’ 민형배 호통, ‘중진협의체’ 김진표 직격…“尹·국힘에만 좋은 일”

권준영 기자   입력: 2022-08-22 14:55


김진표 국회의장(왼쪽)과 민형배 무소속 의원. <연합뉴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해 '꼼수탈당' 논란에 휩싸였던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여야 중진협의체를 추진한 김진표 국회의장을 겨냥해 "윤석열과 국민의힘에만 좋은 일"이라면서 "만에 하나 중진협의체가 가동된다면 민주당 지도부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곧 새로 들어서는 '이재명 지도부'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민형배 의원은 22일 오후 "여야중진협의체? '낄끼빠빠'라는 말 모르세요?"라는 제하의 입장문을 내고 "'여야중진협의체' 논의, 당장 중단하시기 바란다. 얻을 수 있는 '시민의 이익'도 '야당의 이익'도 없다. 주말 지나면서 암만 톺아봐도 손해만 보는 게임이다. 중진협의체가 불필요한 이유, 세 가지만 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첫 번째로 민 의원은 "공식적인 지도부가 우선"이라며 "민주적 설치 근거 없는 '중진협의체'가 당 지도부를 대신해 어떤 '결정'을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만약 민주당 지도부와 중진협의체 속 민주당 중진 간 의견이 충돌한다면 당연히 지도부 의견을 우선해야 한다. 그러므로 중진협의체는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로 "누가 반기겠나. 결국 국힘과 윤석열에게만 좋은 일 하는 것"이라며 "물론 국힘스럽고 윤석열스러운 정치인에게도 좋을 것이다. 아니, 합의든 협의든 중재든 현행 국회법과 제도 내에서 충분히 가능하잖나. 그러니까 중진협의체는 필요없다"고 목에 핏대를 세웠다.

마지막 세 번째로 민 의원은 "민주당은 권한도 없이 책임만 나눠진다"며 "지금 윤석열 정부와 국힘은 대통령 역할도 여당 역할도 영판 못하고 있다. 중진협의체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자신들이 온전히 뒤집어써야 할 무능의 책임을 민주당에 분담시킬 절호의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권한도 없이 책임만 나눠지는 꼴인데, 민주당 중진들은 왜 전혀 실익 없는 이런 집단을 꾸리자는 건가"라며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정치적 존재감을 확보하려는 '노욕' 아니길 바랄 뿐이다. 어느 모로 봐도 중진협의체는 필요없다"고 김 의장을 거듭 저격했다.

또 "오늘의 이 심란한 국정표류는 대화 테이블이 없어서가 아니다. 우리가 여지껏 겪어보지 못한 정부여당의 역대급 무능 때문"이라며 "테이블에 뭘 올려놔야 할지도 모르는 집단에게 기대할 게 있기나하나. 그 무능에 가장 많은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이 '국힘 중진'이다. 오늘날 민주당의 위기에 가장 많은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분들 또한 '민주당 중진'이고요"라고 국민의힘과 민주당 소속 중진 의원들을 정조준했다.

끝으로 민 의원은 "김진표 의장님, 이런 여야 중진들이 '상원 노릇'하겠다는 중진협의체의 실체, 눈 밝은 우리 시민들께서 금세 아신다"면서 "명분도 실익도 전혀 없는 '끼리끼리' 중진협의체, 절대 수용할 수 없다. 즉각 멈추십시오!"라고 호통쳤다.


국회와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국회의장단과의 만찬에서 여야가 협치를 위한 논의체를 구성하자는 제안에 공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김 의장은 윤 대통령에게 "여야 모두 팬덤정치의 영향으로 극단화한 탓이 크고 정치 경험이 많은 중진들에게 역할을 주지 못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며 여야 중진협의체를 제안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참 좋은 생각인 것 같다"고 화답했다. 또 김 의장은 중진협의체의 논의가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무위원의 참석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의장의 제안은 교섭단체 중진모임인 원로협의회가 쟁점법안이나 이견 있는 안건을 조정하고, 의회 구성원들은 그 합의 사항을 존중하는 문화가 확립된 독일 연방의회를 표본으로 삼은 것이다.

김 의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야 중진협의체와 관련해 "원칙적으로는 4선 이상을 참석 대상으로 하되, 처음에는 5선 이상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다. 5선 의원이 여야 6명씩 동수이기 때문"이라며 "거기에 원내대표, 정책위의장과 필요시 민생 현안을 다루는 상임위원장 등이 함께 참여해서 토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윤 대통령께 이런 구상을 말하자 굉장한 관심을 표명하면서 '좋은 방안 같다'고 했다"면서 "필요한 국무위원들을 출석시켜 참여하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