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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반명 좌장’ 설훈 “이재명 말고 새 대선후보 찾아야”

일산백송 2022. 8. 20. 15:29

[인터뷰] ‘반명 좌장’ 설훈 “이재명 말고 새 대선후보 찾아야”

입력 : 2022-07-26 05:05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설훈 의원이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이낙연계 좌장이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에서 ‘반이재명 전선’을 이끌고 있는 설훈 의원이 “이재명 외에 새로운 대선 후보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 의원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꼭 이재명으로만 다음 대선을 치러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설 의원은 새 대선 후보의 조건에 대해 “도덕적 결함이 없는 사람이 첫 번째 조건”이라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으므로 5년 사이에 무슨 변화가 일어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설 의원은 이 의원의 후보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그는 “이 의원은 5년 후 대통령이 되는 것이 목적인데, 당대표가 되는 것은 이에 아무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며 “당대표 경선에 나오지 않는 것이 이 의원 본인을 위해 좋은 길”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이 의원이 그만둔다면 나도 그만두겠다”며 동반 사퇴 의향을 밝혔다.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이 의원의 인천 계양을 공천 과정에 대해 제기한 ‘셀프 공천’ 논란에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확실히 조사해 진위를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 의원 옆에는 ‘인간 이재명’이라는 제목의 책이 놓여있었다. ‘왜 읽느냐’ 물으니 설 의원은 “어떤 분인지 한 번 봐야죠”라며 웃으며 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설훈 의원이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폭주 기관차를 멈추기 위해 뛰어들었다’고 했다.

“이재명 의원이 등장하고부터 민주당 내 언로가 사라졌다. 누구든 마음 놓고 당에 대해 진언해야 하는데, 그런 현상이 사라지고 있다. 매우 위험하다.

-언로가 막힌 것이 왜 이재명 의원 때문인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개딸(개혁의딸)’로 대표되는 극렬 이재명 지지자들이 이 의원과 견해가 다르면 ‘수박’이라고 부르며 박살을 내려고 한다.

예전에도 정치인 팬덤은 있었지만, 이렇게는 안 했다. 그런데 지금은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하며 공격을 한다. 매우 위험한 징조다.

두 번째는 공천에서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 때문이다. 공천 걱정에 다들 말을 안 하려 하는 것이다.

이렇게 당의 언로가 막힌 민주당을 과연 민주당이라고 할 수 있겠나.”

-‘이재명 의원이 대표가 되면 당이 분열될 것’이라고도 했다.

“다음 선거까지 1년 9개월 정도 남았는데, 공천이 다가오면 틀림없이 자신과 견해가 다른 사람들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어떻게 확신하나.

“지금 개딸이라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보면 눈에 훤히 보인다. ‘다 내쫓아라’ ‘탈당하라’고 하고 있지 않나.

이게 이 사람들만의 얘기겠나. 이재명 의원의 뜻이 묻어있을 것이다. 벌써 눈에 보이는데, 공천이 다가오면 가시화될 것 아닌가. 어떤 식으로든 액션이 나올 것이다.

그걸 막기 위해 출마했다. 막을 수 있는 데까지 막아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설훈 의원이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공천 학살’이 벌어질 것이란 의미인가.

“그게 가시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절대로 안 그랬으면 좋겠다, 내 판단이 틀렸기를 바란다, 하지만 여러 상황으로 보면 그게 현실화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그렇게 당이 분열되면 다음 총선은 절대 못 이긴다.”

-분당 가능성도 있나.

“분당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 않다. 그건 가장 최악의 경우다. 지금 얘기해선 안 되는 금기어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제일 좋은 방법은 지금이라도 이 의원이 당대표 안 하겠다고 던지면 그런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

-다시 불출마를 선언하라는 말인가.

“그렇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이 의원 본인을 위해서도 좋은 길이다.

이 의원의 목표가 국회의원이 아니지 않나. 5년 뒤에 대통령이 되는 것이 목적 아닌가.

그런데 당대표가 되는 것은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마이너스다.

대선도 지방선거도 졌는데, 국회의원이 되는 과정에도 여러 말이 많지 않았나. 그래 놓고 당대표가 돼 열심히 하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라고 하는 것은 언어유희다.”

-이 의원이 대표가 되면 총선도 진다고 보는 것인가.

“질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본다. 이 의원이 대표가 되면 우리 내부 불협화음이 일어날 것이고, 그 분열로 인해 더 큰 손해를 볼 것이다.

다행히 지금 윤석열정부가 저렇게 헤매고 있지만, 앞으로도 꼭 저렇게 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지 않나.”

-이 의원이 사퇴하면 설 의원도 사퇴할 의향이 있나.

“지금이라도 이 의원이 그만둔다면 나도 그만두겠다.”

-이른바 ‘셀프 공천’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그런 주장을 했기 때문에 이제 진위를 파악해야 한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당에서 그에 대해 확실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사실이라면 그에 대응하는 조치를 해야 하고, 아니라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혀야 한다.

또 그냥 넘어가면 데미지는 당이 그대로 입게 된다.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검찰이 빨리 수사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죄고 있으면 기소를 하고, 없으면 ‘클리어’ 시켜줘야 하지 않나. 그런데 계속 가지고 놀고 있다.

이런 식으로 계속 결론을 끌면 국민은 ‘이재명 의원이 무죄구나’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검찰이 앞으로 한두 달 안에 결론을 내지 않으면 우리는 이 의원이 무죄라고 볼 것이다.”

-사법 리스크의 실체가 없다는 얘긴가.

“아니다. 대장동도 아직 정리가 안 됐고, 백현동과 성남FC 문제,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다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검찰이 수사는 하면서도 결과는 안 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과 장모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정부도 어떻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런 상태가 두 달 이상 계속된다면 나부터 ‘우리로서는 무죄라고 본다’고 얘기하겠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설훈 의원이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컷오프 직후 단일화하겠다’고 했는데.

“컷오프를 지나면 이 의원 빼고, 나와 다른 한 사람이 남을 것이다. 이 두 사람은 금방 단일화될 것이다.

만약 예비경선에서 나보다 다른 후보가 더 많은 득표를 했다면 그 사람에게 양보할 것이다.

내 표를 몰아줘서라도 당선되게 만들어줄 것이다.”

-‘새로운 대선 후보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우리 당에 좋은 인재가 많다. 꼭 이재명만 가지고 다음 대선을 치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빛에 가려 있어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인재들은 언제든지 나오게 돼 있다. 새로운 후보를 찾아야 한다.”

-어떤 후보를 찾겠다는 말인가.

“도덕적 결함이 없는 사람이 첫 번째 조건이다. 그런 결함 없는 깨끗한 사람이 얼마나 많나.

아직 시간도 많이 남아있다. 5년 사이에 무슨 변화가 일어날지 모른다.

‘다이내믹 코리아’ 아닌가. 얼마든지 변화무쌍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당대표가 되면 ‘강성 팬덤’은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이 의원과 만나 이 문제를 정리할 것인지, 아닌지를 놓고 담판을 짓겠다.

이 의원 본인이 먼저 나서서 ‘이건 나를 돕는 일이 아니라, 해치는 일입니다’라며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

이 의원은 강성 팬덤이 본인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잘못된 생각이다. 절대적인 마이너스 요소다.”

-이 의원이 방치한다는 의미인가.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윤석열정부는 어떻게 평가하나.

“해도 해도 너무 못한다. 윤 대통령 스스로 ‘처음 해봐서 잘 못 한다’고 하는데, 그게 대통령이 할 말인가.

국가 운영에 대한 기본적인 능력이 없이 대통령이 됐는데, 노력하는 모습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 면에서 국가적 불행이다. 앞으로 좋아질 가능성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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