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예람 '수사무마 녹취록 조작' 변호사 구속..특검 첫 성과
김소희 입력 2022. 08. 15. 21:50기사내용 요약
'전익수 수사무마 의혹' 녹취록 위조 혐의 12일 체포
사망 왜곡·수사상황 유출 공군 장교도 구속영장 청구
[서울=뉴시스] 김소희 기자 =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에 대한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의 수사무마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위조한 혐의를 받는 변호사가 구속됐다.
1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박혜림 판사는 이날 증거위조 및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변호사 A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중사 사건 특검팀이 출범한 후 피의자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원은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A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5시간여 만에 구속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A씨는 이 중사 사건과 관련한 군 검사들의 녹취록을 조작하고, 이를 군인권센터에 전달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을 받고있다.
특검팀은 A씨가 녹취록 위조에 관여한 뒤 해당 녹취록을 군인권센터에 전달한 것으로 보고 증거위조 외에 업무방해 혐의도 적용됐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지난해 11월 전 실장이 이 중사 사건의 가해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를 지휘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제보받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이 중사 사건에 대한 군의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6월 중순께 공군본부 보통검찰부 소속 검사들의 대화가 담겨 있었다.
여기에서 한 검사는 "(가해자를) 제가 구속시켜야 한다고 몇 번을 말했나. 구속시켰으면 이런 일도 없었다"고 말한다. 그러자 선임 검사는 "실장님(전 실장)이 다 생각이 있으셨겠지. 우리도 나중에 나가면 다 그렇게 전관예우로 먹고 살아야 되는 것이다. 직접 불구속 지휘하는데 뭐 어쩌라는 거냐"고 언급했다는 게 녹취록 내용이다.
이 녹취록이 공개되자 전 실장은 "조작된 위조 자료로 추정된다"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군인권센터 관계자를 경찰에 고소했다.
특검은 해당 녹취록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던 중 조작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의 기초가 된 녹음파일 원본을 과학수사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실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TTS(Text-To-Speech) 방식으로 기계가 만들어낸 음성이었던 점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이에 특검은 지난 9일 군인권센터에 녹취록을 제보 형태로 전달한 A씨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지난 12일 특검 사무실에서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던 중 긴급체포했다. 한 로펌 소속이었던 A씨는 조사를 받기 전 퇴직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국방부 수사 당시 공군의 공보 업무를 수행했던 공군본부 공보정훈실 소속 B장교를 상대로도 사자명예훼손 및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B장교는 지난해 국방부가 이 중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 당시 이 중사의 사망 원인을 왜곡하고 수사상황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B장교가 공보 업무를 수행하면서 불리한 여론을 반전시켜 공군 참모총장의 사퇴를 막기 위해 범행에 나섰다고 보고있다.
특검 측은 "성폭력 피해 및 2차 가해 등으로 지속적으로 고통을 겪다가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고 이예람 중사' 및 유족 등에 대한 심각한 'N차 가해'일 뿐 아니라 공보 업무라는 명목으로 증거자료와 수사상황 유출까지 감행한 중대 범죄"라고 했다.
또 특검 조사 과정에서 B장교가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게 특검 측의 설명이다. 특검 측은 "은폐, 무마, 회유 등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등 특검 수사대상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도 역시 엄정하게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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