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4회 국무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의 모두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처조카와 공저 논문을 쓴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의 연구부정 의혹에 대해 대학 측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인 교수는 한 장관 처남의 아내다. 현재 미국 현지에서 치대에 재학 중인 처조카는 한 장관의 딸과 ‘스펙 품앗이’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연세대는 지난달 20일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열어 의과대학 A교수의 연구부정 의혹에 대한 본조사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학교가 조사하기로 한 연구물은 A교수가 2019년 학술지 <바이오메디컬 저널 오브 사이언티픽 앤드 테크니컬 리서치>에 실은 의학논문(Encapsulation of Streptococcus Salivarius in Double Emulsion Droplets as a Method for Increasing the Efficacy of Oral Topical Medications)이다.
이 논문의 교신저자는 한 장관 처남의 아내인 A교수이며, 제1저자가 한 장관의 처조카인 B씨이다. B씨는 미국 소재 고교에 재학 중이던 2019년 외숙모인 A교수와 함께 의학 논문에 이름을 올렸다. B씨는 현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치대에 재학 중이다.
연구부정 의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불거졌다. 미국 한인 학부모 모임인 ‘미주맘’은 지난 5월26일 연세대에 A교수와 B씨가 공저한 논문의 연구부정 의혹을 제보했다.
미주맘은 “해당 논문이 실린 학술지는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건전학술시스템에서 ‘주의’ 등급을 받은 저널”이라며 “논문 결과에 나타난 그래프들에서 각 데이터에 ‘에러 바’(오류 막대)가 보이지 않고 초록 내용에 있는 데이터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는 등 신뢰성이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논문이 이 학술지에 투고되기 석 달 전 B씨가 학교 선생님의 지도 하에 미국 과학전람회에 출품했던 연구물(포스터)과 사실상 동일 연구임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B씨가 대학교수인 외숙모의 이름을 빌려 학술지에 투고함으로써 입시에 도움되는 ‘스펙’을 쌓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연세대는 지난달 11일 예비조사 회의를 연 뒤 같은 달 20일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열어 이 논문에 대한 본조사에 착수하기로 결론내렸다.
연세대는 미주맘에 보낸 공문에서 “제보 내용이 피조사자(A교수)의 부당한 저자 표시 등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A교수의 연구부정행위 의혹은 본조사를 통한 심층적 조사를 거쳐 최종 판정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세대 연구윤리진실성위 규정에 따르면 본조사는 조사 시작일로부터 120일 이내에 판정을 완료해야 한다. 연세대 관계자는 “(연구부정 의혹) 관계자에 대한 처분은 학교 규정에 따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