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경제제재 착수...감귤·갈치 등 수입 중단
대만민주기금회 등 제재
주중 미대사관 인근에 경비 병력 추가 배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미 하원의장으로는 25년만에 대만을 방문한 가운데 중국이 대만에 대한 경제 제재에 나섰다. 대만산 일부 과일, 수산물, 식품에 대해 수입이 중단되고, 중국산 모래의 대만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 상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3일부터 대만에 대한 천연모래 수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상관 법률 규정에 따른 조치”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이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기 직전 발표된 것으로 미국과 대만이 가까워진 것에 대한 경제적 보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세관도 이날 대만산 감귤류 과일, 냉장 갈치, 냉동 전갱이에 대한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세관은 감귤류 과일에서는 유해 생물과 기준치 이상의 잔류 비료 성분이 발견됐고, 생선류의 경우 제품 포장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이유다. 세관은 앞서 지난 1일 밤 대만산 차(茶), 과자 등 총 58종 3200개 항목 가운데 60%가 넘는 2066개 항목에 대해 일시적으로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마샤오광 대변인은 3일 대만민주기금회, 국제협력발전기금회 등 대만 단체와 이들 기관이 투자한 기업의 중국 내 활동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재단법인 대만민주기금회는 미국 등 각국 단체들과 민주주의 관련 연구, 강연을 조직해온 단체이며 국제협력발전기금회는 한국 등 각국 비정부기구와 공공위생 등 분야에서 협력 사업을 해온 단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일자 1면 사설에서 “미국 측의 말과 행동은 전혀 신뢰할 수 없다”며 “평화 발전의 역사적 대세에 역행하는 자는 역사적 치욕의 기둥에 못 박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조국(대만) 통일의 때와 힘은 우리의 손 안에 있다”며 “중국 인민이 통일을 실현하겠다는 반석 같은 굳은 결심은 어떤 세력도, 어떤 나라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중국 정부를 선두로 중국 내 대미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중구 베이징 차오양구의 주중 미국 대사관 주변은 2일부터 경비 병력이 추가로 배치되고 경계가 강화됐다.
홍콩 명보는 3일 사설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이 대치하는 상황과 관련해 “한국전쟁 이후 미·중 간 최대 위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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