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집안싸움' 망신살..이준석-배현진 '네탓' 충돌 생중계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입력 2022. 06. 20. 14:05권성동 의원 중재 안 먹히자 책상 '쾅' 내리치기도
(시사저널=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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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또 충돌했다. 비공개 회의에서 잇단 신경전을 벌여 온 두 사람 간 설전은 이날 유튜브로 생중계까지 되며 망신살이 뻗쳤다. 당내 의원들도 연이은 집안싸움에 탄식을 쏟아내며 자중을 촉구했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은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회의 발언 유출을 둘러싼 책임론에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네탓 공방'을 벌였다.
이날 충돌은 이 대표가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저는 별다른 모두발언을 할 것이 없다. 최고위원회 의장 직권으로 오늘부터 비공개 회의에서 현안 논의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불이 붙었다. 이 대표는 "회의가 공개·비공개로 나눠 진행되는데 비공개 내용이 자꾸 언론에 따옴표까지 (붙여서) 인용돼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가 대선 이후 최고위 모두발언을 '패스'한 것은 지난 16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와 선대위 인선을 놓고 대립하면서 회의 모두발언을 생략했었다.
이 대표의 돌발 선언은 최근 비공개 최고위 회의 내용이 언론에 구체적으로 보도되자 이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공개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후 발언권을 넘겨받은 배 최고위원은 "그동안 최고위를 할 때마다 답답했다. 그 내용이 낱낱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참 낯부끄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현안 논의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비공개 회의를 철저히 단속해서 당내에서 필요한 내부 이야기는 건강하게 이어가야 한다"고 이 대표의 결정을 비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회의 말미에 "비공개 회의는 오늘 진행되지 않을 것이고, 국제위원장 임명 건 관련 의견이 있는 분은 제시해달라"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배 최고위원은 "비공개 회의를 그렇게 일방적으로 없애면 어쩌나", "제가 회의 단속을 좀 해달라고 누차 제안하지 않았나"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당시 회의는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생중계 되고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 간 충돌은 여과없이 전파를 탔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를 인지하고 "잠깐만요"라고 중재를 시도했지만, 두 사람 간 설전은 오히려 더 과열됐다.
이 대표는 반발하는 배 최고위원에게 "발언권을 득해서 말하라"며 "특정인이 참석했을 때 유출이 많이 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기 때문에 이 상황을 더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최고위원은 그러나 "대표님 스스로도 많이 유출하지 않았느나"며 "심지어 본인이 언론과 나가서 이야기한 것을 언론인들이 쓴 것을 누구 핑계를 대며 지금 비공개 회의를 탓하나"고 쏘아붙였다.
배 최고위원이 "최고위의 건전한 회의 기능과 권한에 대해 대표가 의장 직권으로 여태까지 단속을 제대로 안 했다"고 지적하자, 이 대표는 "한번 단속해볼까요"라고 맞받아쳤다.
권 원내대표는 "그만하자. 비공개 회의를 하겠다"면서 책상을 '쾅'하고 내리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논의할 사항이 있으면 의사권을 권 원내대표에게 이양하고 나가겠다"며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이어 배 최고위원이 "(이 대표) 본인이 (비공개 내용을) 제일 많이 유출했다"고 언급하자, 이 대표는 "내 이야기를 내가 유출했다고"라고 말하며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이후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돼 15분가량 진행됐다. 이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2분 만에 이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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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충돌했다. 당시 안철수 의원이 추천한 최고위원 인선안에 대한 이 대표의 반대를 두고 배 최고위원은 "졸렬해 보인다"고 깎아내렸다. 이에 이 대표는 "지도부 구성을 바꾸는 중요한 문제"라며 대립한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상세히 공개됐다. 지난 13일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배 최고위원이 이 대표가 띄운 당 혁신위에 대해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직격한 내용이 보도됐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과열된 부분을 냉각시키기 위해서라도 잠시 비공개 현안 논의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비공개 논의 사항은 가급적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 게 좋다"면서도 "각자가 판단할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이래라저래라 강요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집권 초기 여당 의원들 간 집안 싸움이 격화하고, 이 모습이 국민들에 그대로 전달되면서 내부 비판도 커지고 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 여당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어떻게 여당을 이렇게 끌고 가나"라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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