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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자금, 유독 한국에서만 이탈하는 이유

일산백송 2014. 10. 11. 12:33

외국인 자금, 유독 한국에서만 이탈하는 이유
기업이익 증가율 낮고 정책기대감도 약화...박스 하단 준비해야
노컷뉴스 | 입력 2014.10.11 03:03

[CBS노컷뉴스 윤지나 기자 ]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무섭다.
달러화 강세 여파로 신흥국들이 '다 같이' 타격을 받는 상황이긴 한데,
한국의 경우 자금 이탈 규모가 더 크다.

10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하루에만 1828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이 10월 들어 6거래일간 내다판 주식이 약 1조 2500억원이다.
전달에 유입된 자금이 1조 9692억원이라는 걸 감안하면, 들어온 돈 대부분이 빠져나갔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유로존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들이 위험자산인 신흥국 주식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과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국들도 우리와 사정이 비슷하다.
상황이 불안할 때 신흥국이 불똥을 맞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문제는 자금 이탈 규모로 볼때 한국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는 것이다.
특히 10월 들어 한국 주식에 대한 매도세가 뚜렷하다.
한국 다음으로 자금이 많이 빠져나간 대만의 경우 4억9700만 달러가 나갔다.
한국(9억500만달러)과 비교하면 반이 안되는 수준이다.
다른 아시아 주요 6개국에서 나간 돈을 모두 합쳐도 한국에서 빠져나간 돈보다 작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종료와 이에 따른 달러강세, 유럽경제 둔화 등 대외적 원인보다
대내적 이슈에서 한국 증시의 부진을 설명해야 되는 이유다.
이날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한국경제 펀더멘털은 신흥국들과 다르다"고 말했지만
외국인들의 눈에 한국 시장만 유독 매력이 떨어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한국은 신흥국으로 분류되면서도 주식 밸류에이션(가치)이 높게 평가되는,
선진국 마켓도 신흥국 마켓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시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대외 환경이 불확실한 시기에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둘 중 어느 쪽에도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지
못한 시장으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실적은 점차 나빠지고 있다.
지난 1일 IBK투자증권과 톰슨-로이터가 세계 주요국 17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이익 증가율은 '꼴찌'였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증시는 이익 증가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PER만 상승하고 있어 지수 상승의 질이 매우 나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결국 지난 7월 증시가 반짝했던 것도 결국 정책 기대감이 대부분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 부총리의 초반 드라이브에 시장이 반응하기는 했지만
경제상황을 들여다 보면 기업의 이익이 갑자기 날 만한 상황이 아니"라며
"한국 시장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을 고려할 때 4분기 시장의 흐름은 박스권 상단을 높이기는 역부족이고
올해 박스권 하단이었던 1880선까지는 전망권 안에 둬야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코스피는 3년째 박스권인 셈이다.

CBS노컷뉴스 윤지나 기자 jina13@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