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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소방장갑 60켤레 선물, 고맙고 비참했다"

일산백송 2014. 10. 10. 15:25

[한수진의 SBS 전망대] 

"시민이 소방장갑 60켤레 선물, 고맙고 비참했다"
SBS 원문 기사전송 2014-10-10 10:21


▷ 한수진/사회자:
저희 전망대에서는 그 동안 소방관들의 열악한 처우와 국가직 전환과 관련해서 관심을 갖고 관련 인터뷰들을 들려드린 바 있죠. 그런데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난 소방관들의 안타까운 현실은 다시 한 번 국민들의 분노를 사게 됐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직업 1위는 소방관이라는 조사도 있었는데요. 과연 그에 걸 맞는 대우를 받고 있는 건지, 현직 소방관에게 직접 여쭤보도록 하죠. 소방발전협의회 고진영 회장님 나와 계시죠?

▶ 고진영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현직 소방관) 
네,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국감에서 지적된 내용 위주로 오늘 회장님께 좀 확인을 하고 싶은데요. 먼저 안행위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이 내놓은 자료입니다. ‘일부 소방서장이 출퇴근 할 때 관용차량 이용하고 있고 그 운전기사 업무를 소방관이 하고 있다.’, 이런 내용인데요. 회장님도 이 내용 보셨죠?

▶ 고진영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네.

▷ 한수진/사회자:
대부분의 소방관서에서 해당되는 일이라고 보면 될까요?

▶ 고진영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예전에는 거의 소방관들이 전부 다 운전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최근에 와서는 여러 가지 사회적 인식도 바뀌고 해서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지금 아직까지도 소방관들이 소방관서장 차량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이 있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진선미 의원 자료를 보면 전국 197곳의 소방관서 중 62곳에서 소방관이 소방서장 출퇴근 운전기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네요.

▶ 고진영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자료보다 현실에서 더 많은 숫자가 지금 현재 소방관들이 소방관서장 차를 운행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더 많은 곳이요. 그러니까 이 62곳 중에서 32곳은 소방서장이 직접 운전하고 있고 30곳에서만 소방관이 이런 운전기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아마 현실적으로는 더 많은 곳에서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말씀이시군요.

▶ 고진영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네.

▷ 한수진/사회자:
이 관용차량이라는 것은 어떨 때 쓰이는 건가요?

▶ 고진영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관용차량은 일반 승용차량인데요. 여러 가지 전용차도 있고, 의전차도 있고요. 순수하게 업무 차라고 보시면 됩니다. 행정업무를 하기 위해서 지급된 차량인데, 솔직히 이야기하면 관서장 1호 차로 나온 차량은 아닙니다, 업무차라고 보셔야 되겠죠.

▷ 한수진/사회자:
그냥 업무차인데 관행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출퇴근용으로도 쓰이기도 한다.

▶ 고진영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이 부분이 문제인 것 같은데, 일단 재난 상황이 생기면 소방관이 나서야 되는데, 현재 인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소방서장의 출퇴근 운전을 한다. 이건 확실히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 고진영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그렇죠. 정확히 말하면 업무용으로 나온 차량이기 때문에 현장 인력으로 투입되는 소방관들이 소방관서장 차량을 운행을 한다는 것은 확실하게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관서장들이 소방관련 차량을 직접 관리를 하거나 점검을 하지는 않죠. 그래서 그 관련 차량들에 사람을 배치를 하거나, 그 전담인원을 배치를 하는데요.

다른 기관하고 비교를 했을 때 차량운행을 소방공무원들이 한다는 게 문제가 되는 것이겠죠.

▷ 한수진/사회자:
다른 기관 같은 경우는 어떻게 된다는 말씀이신가요?

▶ 고진영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다른 기관, 예를 들어 경찰 같은 경우는 의경이 관리를 한다든가 별도의 관련 계약직이나 기능직으로 운전원을 둔다든가, 그렇게 관리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죠.

사실 규정상 이런 지원 자체가 원래 안 되게 되어 있습니다. 경찰서장이나 소방서장들이 이용하는 차량에는 전문 인력이 배치가 안 되어 있는 상태이죠.

하지만 시 도 조례를 보면 소방관서장의 업무용 차량을 출퇴근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을 시 도 조례로 만들어 놓은 규정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실질적인 인력 지원은 안 되고, 활용할 수 있는 업무용 차량이라고 규정은 만들어놓고요. 어떻게 보면 규정과 현실이 많이 다른 거죠. 관행적으로 출퇴근용으로 사용을 하면 안 되는데 그렇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이건 분명히 문제인 것 같고요. 그리고 소방헬기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긴급 출동해야 할 소방헬기가 사실상 지자체장들의 전용헬기가 되었다는 지적인데 어떤가요, 일하다보면 종종 이런 일들이 많이 있습니까?

▶ 고진영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많이 있죠. 왜 그러냐면 소방 공무원은 1년 365일 근무를 하는데, 쉬는 인원을 동원해서 행사에 소방공무원들이 종종 동원이 되고 있죠.

예전에 소방 공무원들이 초과 근무 수당을 전국적으로 미지급 소송을 했죠. 그 전에는 쉬고 있는 소방공무원들도 이들 행사나 여러 가지 일에 많이 동원이 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그런 인력들에게도 임금을 줘야 한다는 것이 확산이 돼서 지금은 많이 줄어든 상태지만, 어쩔 수 없이 그런 활동들을 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죠.

▷ 한수진/사회자:
행사 지원에도 종종 이렇게 동원이 되고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지자체 업무 지원에도 동원이 되고요.

▶ 고진영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네.

▷ 한수진/사회자:
예전에 취임식장에서도 눈 치웠다, 그렇게 해서 문제가 된 적도 있었죠. 가령 그런 예가 될 수 가 있을까요.

▶ 고진영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네.

▷ 한수진/사회자: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경우에는 ‘43차례 소방 헬기 이용하면서 4차례만 재난 점검을 나갔다. 특히 4차례는 산불 난 날도 이용했다.’, 이런 내용이 나오면서 문제가 되기도 했네요.

▶ 고진영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소방 항공기 같은 경우에는 항공 시찰이나 홍보 영상 촬영, 행사 지원 으로 전국적으로 197회가 동원된 것으로 조사가 됐는데요. 그런 경우가 어쩔 수 없는 것이죠.

예를 들면, 시도지사가 어떤 그런 권한을 모두 다 가지고 있고, 일반 행정직 공무원이 필요로 인해서 요청을 하면 거절할 수 없는 구조이죠. 저희는 그쪽에서 예산을 받아야하니까 협조를 해야하는 거죠. 동원을 요청하면 거부할 수 없는 입장인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방직이기 때문에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뭐 이런 말씀이시네요.

▶ 고진영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정청래 의원은 이런 지적을 했네요. ‘소방관들이 장갑을 자비로 산다고 하니까, 쇼핑몰 운영자들이, “깎아주겠다.”’, 이런 기막힌 이야기도 인용을 하면서 장비 노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을 했는데, 실제로 이런 일들이 있습니까?

▶ 고진영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네, 자료에 따르면 소방 헬멧 노후율은 38.9%이고 방화복의 노후율은 43%이고, 개인 안전장갑은 44%, 안전화는 7.3%가 부족하다는 데이터는 있습니다.

실제로 소방 공무원의 장갑이 부족하다니까 자기가 개인적으로 보내주겠다고 해서 60켤레를 제가 택배로 받았습니다. ‘부족한 소방관들이 좀 사용했으면 좋겠다.’, 시민들이 도와주는 것이죠.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모습을 보면서 참 비참하기도 하죠, 이렇게밖에 될 수 없는가.

▷ 한수진/사회자:
사실 시민들이 세금을 내서 이렇게 또 운영하고 있는 걸 텐데, 장갑까지 사라면서 따로 이렇게 보내주기도 하고요.

▶ 고진영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네, 굉장히 조금 씁쓸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이러니합니다. 국감장에서 보니까 또 어느 소방관의 편지가 공개 되었잖아요, 그래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2012년 구미 불산 사고 당시 투입됐던 소방관 편지였다고요. 화학복과 관련된 내용이었죠.

▶ 고진영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네, 잠깐 말씀드리면, 지난 2012년 구미 불산 사고 현장에 구조대원들이 투입되었는데, 그 내구 년이 4년 된 화학복을 착용하는데 정상적이지 못해서 굉장히 불안하고 목숨을 내놓고 활동해야 되는 상황에서, 선배 구조대원이 후배 구조대원에게, ‘넌 남아 있어라. 내가 모든 걸 책임지겠다.’, 그런 이야기가 편지로 실렸죠.

▷ 한수진/사회자:
화학복이 너무 날고 오래 돼서, 너무 진득하게 눌러 붙어 있어서 감히 후배한테 입으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는 거죠. ‘너는 남아있어라, 내가 입고 들어갔다 오겠다.’, 할 정도로 지금 장비가 문제가 된다는 말인데요.

사실 이게 2년 전 일이라고 하지만 지금도 아마 같은 일들이 반복되고 있고, 여전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뉴스들 나오면 가족분들과 주변 분들 어떤 이야기들 하세요?

▶ 고진영 회장 / 소방발전협의회:
지방 공무원이기 때문에 지방 예산에 따라 많이 다르지 않습니까. 하지만 재난 현장의 위험은 예산이 많다고 해서 위험이 덜하고, 예산이 적다고 해서 위험이 더하고 그러진 않습니다, 재난 현장은 항상 똑같죠.

소방공무원들이 언제든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그런 위험한 현장인데, 그래서 개인을 유일하게 지킬 수 있는 것은 개인 장비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강조를 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죠.

하지만 예산 문제로 인해서 그것이 낡거나 제대로 지급이 안 돼서 바로 그것이 국민의 생명이나 소방관들에게 직접적으로 위험성에 처해있는 상황들이 매우 안타까운 일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우리의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 소방관의 안전도 꼭 지켜져야 합니다. 

이 문제 계속 또 저희 전망대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소방발전협의회 고진영 회장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