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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尹 갈등 '불안한 봉합'.. 수사지휘권 수용한 尹 다음 행보는

일산백송 2020. 7. 9. 17:13

秋-尹 갈등 '불안한 봉합'.. 수사지휘권 수용한 尹 다음 행보는

유선준 입력 2020.07.09. 15:51 수정 2020.07.09. 16:02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검찰총장이 하지 말라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가까스로 봉합됐다.

하지만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거나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해 권한쟁의심판 및

불복소송 등 법적 절차를 검토할 여지가 있어 대립은 계속될 전망이다.

윤 총장이 일단 물러서는 모양새였지만 양측의 갈등의 증폭여부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및 하명 수사 의혹'

'옵티머스 5000억원 환매 중단 사건' 등 현 정권과 여권 인사가 연루된 의혹 수사를 검찰이 어떻게 진행할 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달 말 예정된 검찰 정기 인사도 변수로 꼽힌다.

 

대검찰청은 9일 "채널A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이 자체적으로 수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지휘권 박탈은 형성적 처분으로서 쟁송절차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한 지휘권 상실이라는 상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형성적 처분이란 처분하는 것만으로 다른 부수적인 절차 없이 효력이 발생하는 법률 행위를 뜻한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로 윤 총장이 검언유착 사건을 지휘할 수 없는 상태인 만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앞으로 독립적으로 수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일주일만에 나온 윤 총장의 최종 입장이다.

다만 윤 총장은 전날 추 장관이 서울고검에 독립적 수사본부 구성 제안을 거절한 것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전날 윤 총장 제안이 나온지 약 2시간 뒤 추 장관은 "총장의 건의사항은 사실상

수사팀의 교체, 변경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 총장은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 수사를 거론하며 "수사팀장의 직무배제를 당하고 수사지휘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며 "지휘권 발동 이후 법무부로부터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독립 수사본부 설치 제안을 받고 이를 전폭 수용했으며 어제 법무부로부터 공개 건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윤 총장 입장 발표 직후 "대검 측으로부터 서울고검장을 팀장으로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법무부 실무진이 검토했으나 장관에게 보고된 바 없다. 독립수사본부 설치에 대한 언급이나 이를 공개건의해 달라는 요청을 대검에 한 사실도 없다"며 대검 입장과 다른 해명을 내놓으며 진실공방을 예고했다.

이날 대검이 추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해 권한쟁의심판이나 불복소송 등 법적 절차를 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겨뒀으나 실제로 관련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휘가 내려오고부터 검찰청법상 명분이 없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권한쟁의심판은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상호 간 권한 분쟁이 발생한 경우 헌법재판소가 심판하는 제도다.

아울러 헌재가 검찰을 별도 청이 아닌 법무부의 외청으로 판단한다면 "심판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각하할 가능성이 커 윤 총장이 추후 법적 이의제기 절차로 나아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추 장관은 애초 지시 불이행을 했다는 이유로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와 감찰 착수를 지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윤 총장이 결과적으로 추 장관의 지시를 따른 만큼 직무배제 등을 할 명분이 없어 당분간 두 사람의 갈등은 소강상태로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두 사람 모두 감정의 골은 남아있으나 추 장관의 뜻대로 진행됐기 때문에

갈등이 커질 가능성은 없다"면서

"다만 두 사람이 계속 각을 세울 경우 검찰 조직이 나뉘어 반목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이 각종 권력관련 수사를 밀고 나간다면 양측의 갈등은 재연될 소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