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아저씨"..日 20대, 왜 아베를 계속 지지하나
김주동 기자 입력 2020.06.28. 09:01
[日산지석]
[편집자주] 고령화 등 문제를 앞서 겪고 있는 일본 사회의 모습을 '타산지석' 삼기 위해 시작한 연재물입니다.
SNS 틱톡에서 해시태그 '아베신조'로 검색한 결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지율 추락으로 어렵다는 소식이 최근 많이 들립니다.
현지 여론조사들을 보면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결과가 나옵니다. 현 정부 비판 성향의 아사히신문의 이달 20~21일 조사에서는 지지율 31%로, 한달 전보다는 2%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나빴습니다.
그런데 나이대별로 보니 튀는 부분이 있습니다. 가장 젊은 29세 이하 조사 결과는 지지율이 44%. 반대율(35%)을 훌쩍 넘습니다. 최저점을 보인 5월 조사에서도 20대 이하에선 '39대 38'로 아베 총리 지지자가 많았습니다. 명쾌한 설명은 어렵지만 이런 상황을 일본언론들도 관심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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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탓? 내 삶이 꼬인다면 나의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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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경제매체 '겐다이비즈니스'는 이 현상을 다룬 기사에서, 젊은층이 많이 사용하는 SNS(소셜미디어)인 틱톡에서 아베 총리에 대한 콘텐트를 보면 다른 곳과는 달리 비판 분위기가 없다고 전합니다.
실제로 해시태그 '아베 신조'로 검색하면 아베 총리 얼굴에 다양한 효과를 준 사진, 영상이 나오는 등 비판글을 보기 어렵습니다.
겐다이비즈니스에 따르면 "응원한다" "친근감 있다" "귀여운 아저씨" 같은 반응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 매체는 이들의 성향을 '마이크로 공동체주의'라고 평가하고 자신과 주변 사람들만 잘되면 괜찮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합니다. 또 "자민당이 추진하는 '자기책임 규범'을 받아들이면서, 자민당이 적어도 현상유지는 해줄 것으로 인식해 소극적 지지를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달 20~21일 진행된 일본 29세 이하의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한 지지율 조사 결과. "지지" 44%, "불지지" 35% /사진=아사히신문 여론조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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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취업률, 변화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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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은 지난해 분석 기사에서 "젊은층은 생활 만족도가 높아 정권 교체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최근 수년간 일본은 일손이 모자라 이들의 취업률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풍족한 삶은 아닌데, 해외여행도 싫어할 만큼 젊은 세대는 도전 정신 약하고 변화를 꺼려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월급 22만엔(약 250만원)을 받는 25세 남성은 이 신문에 "나는 나 스스로가 지키는 것"이라면서 "정치에 의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31세 남성은 "세상에 불만 갖기 전에 스스로를 단련해야 한다"고 합니다. 앞서 말한 '자기책임 규범'을 갖고 있는 겁니다.
이들은 앞선 세대들처럼 뉴스를 접하지도 않아 세상 문제에 대한 시각이 같지 않습니다.
지난 4월 12일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외출 자제 당부' 영상. 총리의 여유로워 보이는 모습에 일부에서 반감을 드러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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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다 SNS…'친 아베' 매체는 무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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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시지 가츠유키 도요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11월 도요게이자이신문에서 젊은 세대가 정보를 얻는 곳이 SNS 등으로 옮겨졌다면서, 언론사가 사회 문제를 지적해봐야 '팩트'조차 이들에게 전해지지 않을 수 있다고 꼬집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처럼 아베 총리가 SNS 활동을 늘려가는 것은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료가 많은 언론의 특징도 젊은층의 정부 지지 이유로 꼽힙니다. 일본의 주요 신문들은 온라인 기사도 대체로 회원제 유료입니다. 그런데 아베 정부와 '코드'가 맞는 우익매체 산케이신문은 오랫동안 기사를 무료로 공개했고 현재로 무료 비율이 높습니다. 자연히 우익 성향 기사에 젊은 세대가 노출이 많았다는 겁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가 지난해 일본의 한 골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장면. /사진=AF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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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은 나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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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다이비즈니스는 젊은층이 '비판'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다고도 지적합니다. 비판을 그저 불평 정도로 인식해 정부에 대해 비판하는 것도 '열심히 하려는 사람 발목잡기' 식으로 인식한다는 겁니다. 이들에게 아베 정부는 자유주의고 오히려 비판 세력이 옛날 방식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9월 임기가 끝나는 아베 총리가 추가 연임하는 데 대해 앞선 아사히신문 조사에서 69%가 반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내각제 특성상 아베 총리가 물러나도 정권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지지 정당을 묻는 질문에 29%는 집권 자민당을 택해 여전히 압도적 1위입니다. 2위는 입헌민주당의 5%. 야당의 힘은 의미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특히 29세 이하에선 자민당이 30%이고, 야당은 다 합쳐서 8%에 불과합니다.
김주동 기자 news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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