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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와 TK 물갈이..통합당 '공천 뇌관'

일산백송 2020. 2. 26. 00:57

경향신문
이언주와 TK 물갈이..통합당 '공천 뇌관'
박순봉·허남설 기자 입력 2020.02.25. 22:43

[경향신문] ㆍ이 의원 전략공천 강행 땐 새보수당 홀대론·내홍 심화
ㆍ‘컷 되면 무소속·이적 카드’
ㆍ내달 초 TK지역 화상 면접

선거운동 같은 방역활동 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25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빌딩에서 소독 장비를 메고 코로나19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황교안 후보 측 제공
선거운동 같은 방역활동 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25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빌딩에서 소독 장비를 메고 코로나19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황교안 후보 측 제공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의 공천 암초에 부딪혔다.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출신 이언주 의원의 부산 전략공천 방침을 두고 당내 반발이 거센 데다, 물갈이 집중 대상인 대구·경북(TK) 의원들의 버티기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 의원 전략공천을 두고 지역구 현역인 김무성 의원과 새로운보수당계가 반발하는 등 통합 후폭풍으로 번질 조짐이다. TK 지역의 경우 물갈이에 성공하더라도 당 밖 ‘이삭줍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공천 국면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직진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이언주 의원 부산 중·영도 전략공천 방침이 알려진 뒤 당에선 내홍이 불거졌다. 공관위 출범 이후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험지 배치 이후 최대 현안이 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부산에서 출마한 적이 없는 이언주 의원에게 경선하라고 하는 건 불공정하다”고 언급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부산 중·영도 현역인 김무성 의원이 “옳다고 보기 힘든 공천 방침”이라고 비판했고, 이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막후정치 행태” “매우 심각한 구태”라고 거세게 공격했다. 그러자 장제원 의원이 이 의원을 향해 “선을 넘었다”고 비판하는 등 내분 양상이 이어졌다. 새보수당계 이혜훈 의원의 휴대폰을 통해 공개된 유승민 의원의 문자메시지에서도 이언주 의원을 전략공천하고 새보수당계는 경선을 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당 기류가 드러났다.

당내에선 ‘김형오 공관위가 이언주 의원에 발이 묶였다’는 말이 나왔다. 그간 공천을 매끄럽게 처리해온 데 반해 이 의원 공천을 두고 소음이 커지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당 관계자는 “이언주 의원을 무리하게 전략공천할 경우 다른 공천까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3일 이 의원이 비공개로 20분간 단독 면접을 받은 것을 두고 특혜라는 비판도 있었다. 이 의원이 전략공천될 경우 ‘새보수당 홀대론’이 나올 수 있다.

TK 지역 의원들의 물갈이 작업도 더딘 상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TK 면접이 연기되고 있지만 현역 의원 5명 불출마 이후 추가 불출마 선언은 없는 상태다. 부산·경남(PK) 10명에 비하면 적은 숫자다. 공관위 측이 계속해서 불출마를 유도하고 있지만 성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에선 버티기 배경과 관련, 자진 불출마보다 ‘공관위 압박’에 밀려 물러난 모양새가 미래를 위해 낫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 경우 공천에서 탈락한 TK 일부 의원들은 무소속 출마와 우리공화당 이적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TK 의원은 “당원들도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한다고 권유한다. 경선을 붙여주지 않으면 당원들과 (무소속 출마를) 협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 공관위는 TK 지역 면접 심사를 다음달 초 화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박순봉·허남설 기자 gabgu@kyunghyang.com